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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나남 Jun 10. 2022

아무 계획 없이 프랑스에 떨어졌다 Ep 2

귀차니즘이 어학연수를 준비하는 과정

뭐 이리 준비할 것이 많은지


어학연수를 결정하고 나는 혼자 준비를 할 것인지 유학원의 도움을 받을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 유학원 중개 수수료의 경우 대략 30만 원~50만 원의 돈을 지불해야 하는데 나는 불어도 할 수 있는 상태였고 아예 프랑스를 모르는 건 아니었기에 조금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일단 해외에서 사는 것이 처음이고 프랑스도 처음이고 어학연수로 어느 지역을 선택할 것이며 서류 준비부터 수업 신청, 집 구하는 것까지 혼자 해야 한다는 게 덜컥 겁부터 났다. 서류처리 과정에서 실수라도 해서 나의 오랜 프랑스 생활의 꿈이 물거품이 되면 어쩌나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보니 안전하게 돈 더 내고 유학원을 끼고 가기로 결정했다. 발품 파는 것도 귀찮고 떠나기 전부터 질려버리고 싶지 않았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 값인지는 잘 모르겠다. 


나 리옹 간다!

숙소 근처 산책하다가 마주한 풍경

그렇게 해서 인터넷 서칭 후 한 유학원을 알게 되었고 나의 예산과 내가 살고 싶은 도시의 조건을 하나하나 따져 나는 <리옹>이란 도시에서 공부하기로 했다. 파리에서 살고 싶었으나 살인적인 물가의 도시답게 알바로 모은 내 종잣돈으로는 가난한 유학생활을 할게 뻔했다. 프랑스에서 제2의 도시는 리옹이라 한다. 파리보다 저렴하면서 깨끗하고 대학생도 많아 분위기도 활기차고 문화생활도 할 수 있으니 최적의 도시였다. 


그렇게 내가 살게 될 도시도 정해졌겠다 이제 유학원에서 시키는 대로 서류 준비만 하면 되었는데 생각보다 자잘하게 준비하고 처리할 것이 많았고 비자 인터뷰 비용은 또 왜 비싼 거고, 어학연수 동기서는 어떻게 써야 하나.. 또 코로나로 인해 비행기 탑승 수속 조건도 계속 바뀌니 은근히 스트레스였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프랑스 브이로그 프랑스 관련 유튜브 영상을 보며 스트레스를 설렘과 기대감으로 바꾸려 애썼던 것 같다. 


응..? 갑자기...? !!


비자도 받고 비행기표도 끊고 리옹으로 가기 전에 파리 여행을 하기 위해 숙소도 예매하고 출국일이 다가올수록 일이 척척 풀리나 했더니 하루는 유학원에서 전화가 왔다. 뭔가 불길했다. 

유학원을 통해 예약한 기숙사가 갑자기 공사로 인해 내 방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3개월 전에 예약한 기숙사가 출국 2주 전에 통보하는 게 말이 되는 건지 당장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일단 유학원 측에서는 다른 방법을 찾아본다 했고 결국 나는 2개월 동안은 공용 화장실과 샤워실을 이용해야 하는 하지만 좀 더 저렴한 기숙사를 선택하게 되었다.

 <뭐 2개월쯤이야 좀 열악하게도 살아보지 뭐. 다 경험이 되겠지>

 그땐 그렇게 생각했다. 갑작스럽게 예상치 못한 순간을 하나의 파도를 타듯 서핑같이 그냥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즐기고 싶었다. 

나는 앞으로 예상치 못한 문제를 파도라 부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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