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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발랄영아 Jan 11. 2024

말의 무게

오늘도 무겁다.

열 살에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내 말이 맞는 줄 굳게 믿고 우겼고, 스무 살에는 아는 듯, 마는 듯한 것들에 대해 조금 수줍게 아는 척했고, 서른 살에는 아는 것도 모르는 척 숨기기 바빴다. 마흔 살 이제는 아는 것에 대해서 드러내는 것을 어렵지 않게 한다.  


드러내기 전  내가 이 말을 하는 것이 상대방을 위한 것인지 단지 나의 말하지 못한 답답함을 해소하고 싶은 건지, 내가 이 말을 했을 때 기분 나빠하지는 않을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는지 생각해 본다.


이런 생각을 거치고 하는 말인데도 오지랖, TMI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내뱉고도 아차 싶어 주워 담고 싶은 말들이 많다. 오늘도 나의 말에 누군가 곤란해졌고, 상처받았다고 한다. 내가 그럴 의도는 아니었지만 더 깊게 생각하지 않은 탓이겠지 싶어 사과를 하고는, 유치하게 나의 상처받은 마음도 드러내 볼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휴~잘 참았다.

쉰 살이 되면  어른스럽게 누군가에게 상처 주지 않으면서 내 생각을 주저하지 않고 말할 수 있을까? 오늘의 마흔보다는 나아지겠지. 편치 않은 마음을 가지고 오늘 하루를 보냈다. 그 감정이 무겁지만 회복력 최강인 나를 믿고 내일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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