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로하융 Feb 11. 2018

첫 강연

마케팅 실무자들 앞에서 처음으로 강연을 하다

지난 수요일 ㅍㅍㅅㅅ 아카데미에서 기회를 주셔서 처음으로 마케팅 실무자들 앞에서 강연을 하고 왔다. 나와 같은 마케터들 앞에서 나의 이야기를 꺼낸다는 건 떨리기도 하고 걱정도 되는 일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무엇일지, 어떤 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나름대로 잘 끝난 것 같아 다행이다. 기회를 주신 분들과 두 시간 동안 열심히 들어주신 분들께 정말 고마웠다.


잡담으로 시작해 잡담으로 끝났는데... 픗픗 수령님이 너무 잘 정리해주신 인터뷰

나는 종종 퇴사와 이직을 통해 얻게 된 것들을 이야기해왔다. 브런치에도 그런 글들을 자주 적어왔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곳을 거치게 되었지만, 경력이 끊겼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가지고 있던 것들을 토대로 한 단계씩 더 성장하게 되었던 것 같다고.


내가 거쳐온 회사들


각기 다른 회사에서 조금씩 다른 일들을 해왔지만, 분명 관통하는 점이 있다. 돌이켜보면 나는 매번 신사업을 담당하게 되거나, 이제 갓 시작하는 곳에서 마케팅을 담당했었다. 심지어 대학교 때 첫 인턴을 했던 곳에서도 나는 신사업 팀으로 배정되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겠지만, 새로운 걸 함께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중요시하고 즐기는 나에게는 그렇게 다가온 기회들이 반갑고 감사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주제를 "시작하는 단계의 브랜드/서비스 요령 있게 마케팅하기"로 잡았다.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은 즐거운 일이었지만, 처음 해보는 일도 많았고 때로는 회사 내 유일한 마케터로서 고민이 많았다. 막상 무슨 일을 해야 할지부터가 막막할 때도 있었다. 어쩌다 보니 자주 1 인팀으로 일을 했고, 나에게 일을 시키는 사람 없이 내 바로 위가 대표님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맨땅에 헤딩도 경험이라고, 반복하다 보니 몇 가지 작은 요령들이 생겼다. 그래서 지난 8년간 터득하게 된 갖가지 툴과 to do list 작성법과 같은 작은 요령들이 실무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일을 할 때 언제나 나를 따라다녔던 세 가지 고민과 해결법을 소개했다


1부가 일하며 얻은 경험 토대라면, 2부는 스토리 위주로 구성했다. 마케팅의 디테일과 스토리텔링을 칼 세이건 이야기를 비롯해 글래스톤베리, 버닝맨 등 내가 다녀온 여행 이야기를 사례로 곁들여 설명했다. 마케팅 강연인데 여행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이유는, 때로는 여행을 다니면서 얻게 된 경험과 관점이 일을 할 때 어떤 면에서는 회사에서 얻었던 것보다도 도움이 돼주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총 6개의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했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카르마 경영>에는 이런 방정식이 나온다.

인생(일)의 결과 = 사고방식 x 열의 x 능력


사고방식의 방향이 인생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인생 방정식인데, 여기서 중요한 게 사고방식에는 마이너스(-)가 존재한다. 아무리 열의와 능력치가 높아도 사고방식이 마이너스라면 인생(일)의 결과도 마이너스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정말 강추하는 책


나는 일을 그냥 '내 시간을 돈으로 교환하는 것' 이상으로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은 나를 성장시켜주는 최고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성장하고 싶은 갈망이 채워지지 않을 때 나는 새로운 도전을 고민했었다. 내가 왜 일을 하는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는 자연스럽게 어떻게 내 시간을 쓸 것인지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연결된다. 일과 삶에 대한 태도, 즉 저 방정식 속 '사고방식'을 긍정적으로 다듬어갈 수 있었던 건, 회사 밖에서 다양한 세계를 경험하고 낯선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부딪힌 몫이 컸다. 세상 밖으로 나오니 시야가 넓어졌고, 스스로에 대해서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일하는 나'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나'는 여행과 만남을 통해 훨씬 더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 회사인 스페이스 오디티에 합류하게 된 것도 좋아하는 일을 찾아 방황한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기회가 찾아온 거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벡(스페이스 오디티 대표님)은 내가 글래스톤베리를 다녀온 걸 보고 나에게 더 관심을 가지셨다. 이런데 자기 돈 내고 갈 정도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고. 당시에 버닝맨을 간다는 것도 재밌어하며 서포트해주셨다. 대표님과 그때 만난 동료들을 보고 여기서 일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느덧 합류한 지 반년 정도가 흐른 지금 나는 좋은 사람들과 하루하루 즐겁게 일하고 있다.


글래스톤베리
버닝맨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 이야기를 하는 건 아직도 조금 어색하지만, 그동안 내가 일하면서 터득한 것들과 나에게 울림을 주었던 경험들,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고 동경하는 칼 세이건과 글래스톤베리, 버닝맨을 통해 배운 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강연을 해보는 건 나에게도 작은 도전이었다. 처음이라 조금 서툴고 부족했겠지만 그럼에도 열심히 들어준 분들에게, 나에게 두 시간을 내준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혹시 이 글 읽는 분들 중에 그 날 와주신 분들이 계신다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매거진의 이전글 2017 버닝맨에 갑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