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스스로 하는 일 이해하기 # 세스 고딘 왈
2010년 2월에 쓴 일기를 옮겨왔어요. 몇 년 전의 일기라 아래 내용에 나오는 브랜드는 좀 바뀌었을 수 있으니 감안하고 봐주세요!
Little Miss Matched - Think outside the socks!
작년에 알게 된 아주 재미있는 회사가 있다. 우리는 매일매일 너무나 당연하게 양쪽이 똑같은 ‘한 켤레’의 양말을 신는다. 우리나라엔 재미있는 양말이 정말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양말 두 개를 묶어 팔지 않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Little Miss Matched는 모든 양말이 짝짝이다. 그리고 모든 것을 3개로 짝지어 판다.
굳이 양쪽 발 다 똑같은 양말을 신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재미있는 상상에서 시작된 회사로 실제로 나오자마자 하나의 ‘성격’을 표현하는 회사가 되었다. “Little Miss Matched의 양말을 신는 나는 매일매일 똑같은 짝의 양말을 신는 남들과는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회사는 단순한 양말을 파는 회사가 아닌, 남들과는 다른 모습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를 파는 것이다.
작년(2009년) 난 보랏빛 소가 온다의 저자 세스 고딘의 강의에 참석하는 행운을 누렸다.
뭐랄까. 정말 남들과는 다른 사람이었다.
제일 처음에 와서 한다는 말이 “이 중에서 자신이 둘도 없는 천재라고 생각하는 사람 일어나 봐라”였고, 역시 100명이 넘는 학생들 가운데 일어나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우리 학교에 와서 하는 말이 이랬다.
“너희는 세뇌당하고 있다. 너희는 같은 종류의 인간으로 만들어지도록 하는 정부가 만든 이상한 기관을 다니며, 어렸을 때부터 이 이상한 기관을 다니는 것이 너희에게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다.
어서 학교를 관두라. 그리고 너의 창의력을 펼쳐라.
대충 이런 강의였달까. 하하.
학교에 초청을 받고 와서 한다는 소리가 학교를 관두라니… 참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당시의 나에게 엄청난 인상을 남겼다.
세스 고딘에 의하면, 우리가 ‘천재라고 생각하는 사람 일어나 봐’라고 했을 때 일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그 많은 사람들 중에 튀는 것을 눈치 보이고 창피해하고 부끄러워하기 때문이다. 남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고민하기 바빠서 일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남들과 다르게 튀는 것을 두려워하는데, 어떻게 남들과 다르게 성공하고 싶어 하는가?”
이게 핵심인 강의였다.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우리는 학교에서 튀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고 배워왔고, 남들의 눈치 보는데 익숙해져 있었기에,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한들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선뜻 일어날 수 없었던 것이다.
지금 시대는 너무나 변하고 있기 때문에, 마케팅이든 뭐든 이 시대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아티스트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8년 전인 2009년에 이렇게 말했는데 앞을 내다보는 통찰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나는 이 말이 훨씬 더 공감이 간다.)
그 아티스트가 되는 방법 중의 하나가 “남들은 생각하지 못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를 남들에게 파는 것”이었다.
그래서 세스 고딘 역시 Little Miss Matched 회사를 예로 들었으며, 그 역시 이 회사의 고객이라고 했다. Little Miss Matched는 남들과 다르게 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브랜드였던 것이다.
마지막에 세스 고딘은 자신이 입고 있던 정장 바지 양쪽을 걷어 올리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남들과 달라지기를 두려워하지 말라며.
그의 검은색 정장 바지 밑으로는 양쪽이 짝짝이인 알록달록한 색깔의 줄무늬 양말이 숨겨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