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윤 작업실

역순의 과정, 온라인 시화전


몇 년 전 김윤식 작가와 처음 작업을 시작하며 서로의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다음 미팅 때 윤식 작가가 웃으며 이런 말을 한다.

"지영 씨 이메일 주소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제 이메일 주소인 줄 알았어요."

윤식 작가의 이메일 주소는 yoon6ballet@gmail.com이고, 내 이메일 주소는 yoonballet@gmail.com이다. '윤'과 '발레'사이에 6(식스)의 여부에 따라 우리의 이메일 주소가 나뉜다. 비교하면서 서로 신기해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전화번호나 이메일을 외우기 참 힘든데 (옛날에 전화번호 외우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지만, 현재 내 두뇌에 전화번호 기억장치는 고장난지 오래다) 김윤식 작가의 이메일은 잊어버리려야 잊을 수가 없다.

내 이메일을 기억하고 있는 한....



어쨌거나 우리들의 이름에는 '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윤식 작가와 그동안 여러 가지 작업을 함께 해왔다. 출간도 함께 해봤고, 소소한 이벤트도 같이 해보고, 최근에는 위클리 매거진을 마칠 수 있었다. 다음으로 기획한 것이 '두윤 작업실'이다. '두 사람의 윤'이 만난 작업실. 윤식 작가의 사진과 필자의 글을 함께 게재할 것이다.

결과물만 봤을 땐 이전과 차이가 있을까 싶지만, 과정 면에서 이전에 했던 작업들과는 역순으로 진행을 하려고 한다. 이전에는 필자가 먼저 글을 쓰고, 윤식 작가가 글을 읽고 어울리는 사진을 촬영하거나 셀렉트 해서 보내줬다면, 이번에는 윤식 작가 본인이 선정한 사진과 그 사진에 관한 코멘트를 간단히 남긴다. 때로는 한단어를 보내기도 한다. 그러면 필자가 그 사진에 가장 어울릴만한 글을 써나 갈 것이다.

발레에 관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우리가 사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고, 연인의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 아이를 양육하는 이야기, 웃긴 이야기, 슬픈 이야기 등등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서로 간의 각자 가지고 있는 가능성의 스펙트럼을 넓히고자 시도해본다.



사진으로 현지에서도 한창 주가를 올리고, 실력은 흔히 말하는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윤식 작가의 사진을 기대해본다. 필자가 그 사진에 덧입힐 이야기도 기대해본다.

아날로그 시대에 존재했고 지금도 우리 마음 한편의 온기를 채워 줄 시화전을 온라인에서 재현한다고 보면 된다.

마지막 한 가지 바람은 달콤하고 날카로운 감성에 독자분들의 성원과 참여를 기대해본다.



햇빛, 발레리나, 아름다움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정경. 낡은 공기의 내음마저 느껴진다. (모델 : Claire Teisseyre/ 사진 : 김윤식 copyright.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