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화백 AJ 전시실> 오픈에 앞서
엄마라면 누구나 비슷하게 느끼는 순간이 있습니다. 뱃속에서 나와서 첫울음을 울던 아기가 배냇짓을 하고 옹알이를 하고 뒤집기를 하더니 드디어 걷습니다. 그리고 말을 하고, 손에 크레용을 쥐고 무엇인가 마구잡이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찌그러진 동그라미이건 낙서 같은 휘갈김도 엄마의 눈에는 그저 신기합니다.
그림은 글자를 몰라도 인간이라면 본능적으로 누구나 할 수 있는 행위입니다.
유난히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저 역시 아이의 첫 그림에는 큰 감동을 받았지만, 다른 또래보다 그림 좀 잘 그린다고 천재성이 보인다느니 탁월한 재능을 지녔다는 호들갑을 떨고 싶진 않았습니다. 아이는 엄마의 무덤덤한 일상적인 반응에도 모든 것을 그림으로 표현합니다. 한 가지 기법도 아니고 특별히 한 분야에만 관심을 기울이지도 않습니다. 그저 보이는 것들, 느끼는 것들, 생각하고 말하고자 하는 것을 그림과 만들기로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심심하면 그림을 그리고, 심심하지 않아도 그림을 그립니다. 항상 작은 스프링 수첩을 지니며 뭔가를 끄적거리고 그립니다.
어느 순간 엄마의 눈이 아니라 객관적인 시선으로 아이의 그림을 보게 되었습니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이 그림에 담겨 있었고, 이 아이의 그림을 본 많은 사람들은 아이를 격려하는 단순한 칭찬이 아닌 진심 어린 감동을 받았습니다. 아이에게 진지하게 물었습니다.
“너의 그림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네가 부담을 가질 필요도 없고,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서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돼. 다만 지금처럼 네가 표현하고 싶은 다양한 것을 작품으로 해줘. 엄마는 딸에게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매거진을 운영하는 기획자로서 젊은 예술가를 초청하는 거야. 엄마의 브런치에 정식 작가로의 초대를 받아줄래?”
아이가 골똘히 생각하더니 옅은 미소를 띠며 이야기합니다.
“엄마, 저도 한번 해보고 싶어요. :)”
AJ는 제 둘째 아이입니다. 현재 초등학교 4학년입니다. 부모로서 아이의 재능을 발견하는 것보다 그것이 잘 표현되도록 길을 유도하고, 유지하는 것이 더 힘든 과정임을 압니다. 11세 소녀가 지닌 멋진 예술적 재능이 격려받고, 더불어 그림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치유가 되는 장소였으면 합니다.
소녀 화백 AJ를 상주 작가로 지정하여 일정 기간 동안 운영될 계획입니다.
이 매거진은 AJ의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는 온라인 전시실입니다. 그림을 얼마나 잘 그리는지 표현하는 테크닉을 평가하는 것이 아닌, 소녀 화백이 담고 있는 마음을 읽고 함께 공감하는 곳입니다.
*글 : 윤지영 작가
*그림 : 소녀 화백 AJ
윤지영 작가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yoonballet_wri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