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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돈 코치 Jan 02. 2020

직장이 없는 '긱 워커' 시대가 온다

[채용트렌드 2020] 책에 못 담은 이야기

 세상에 비천한 직업이란 없다. 다만, 비천한 사람이 있을 뿐이다. 

-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직업(Job)보다 일(Work)이 중요하다. 평생직장 시대는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긱 워크(Gig Work)’ 는 1920년대 미국 재즈 공연장에서 필요 에 따라 연주자를 섭외해 단기적으로 공연을 진행했던 것에서 유래한 용어다. 당시 상설 공연의 비중이 낮았기에 재즈 보컬들은 공연이 잡힐 때마다 임시로 연주 팀을 모아 공연했다. 이렇게 단기 계약을 맺은 연주자를 부르는 말이 ‘긱(Gig)’이다. 

이후 ‘긱’은 주로 정보기술(IT) 업계의 개발자·디자이너 등 비정규직 근무자를 말할 때 사용되다가, 지금은 기

업들이 필요에 따라 단기 계약직이나 임시직으로 인력을 충원하고 그 대가를 지불하는 형태의 경제를 포함하는 말로 폭넓게 쓰이고 있다. 즉 ‘긱 이코노미’란 특정 프로젝트나 일시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노동력이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공급되는 경제 환경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긱 이코노미’가 이제 새로운 고용 트렌드로 뜨 고 있다. 직업이 여러 개인 사람들도 생겨났는데, 이들을 ‘N잡러’ 라 부른다. ‘N잡러’란 여러 수를 의미하는 ‘N’과 직업을 뜻하는 ‘잡(Job)’, ~하는 사람이라는 영어 표현 ‘러(er)’가 합쳐진 신조어다. 외국에서는 ‘Slash(/)’로 직업을 나열한다고 해서 ‘슬래셔(Slasher)’라 고 부르는데, 여러 직업으로 다채로운 삶을 사는 사람을 말한다. 

‘투잡(Two Job)’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이유는 최소 세 가지 이상의 직업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자의든 타의든 '직장이 없는' '긱 워커 시대'가 온다. 

플랫폼 플랫폼 노동자와 긱 워커가 대세다 플랫폼 노동은 세계적인 차량공유 서비스 기업인 우버(Uber)의 드

라이버 파트너, 쿠팡플렉스(Coupang Flex) 근무자처럼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을 ‘플랫폼 노동자(Platform Worker)’라고 한다. 전 세계 디지털 노 동 플랫폼 산업의 규모는 2017년 총매출액 기준으로 약 820억 달러 에 이른다. 2016년과 비교했을 때 65%나 성장했을 만큼 빠르게 커지고 있다. 2018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EU 14개국 성인의 9.7%가 ‘긱 워크’에 종사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컨 대 ‘긱 이코노미’와 ‘플랫폼 노동’이 글로벌 메가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긱 워크는 모바일 중개 서비스에 기반을 둔 경우가 많 다. 모바일 산업의 발달로 공유경제(Sharin Economy), O2O(Online to Offline), 온라인에서 필요한 일자리를 그때마다 주문해서 고용하는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 등이 등장하면서 긱 워크가 재조명됐다. 세상 어디서에서나 일할 수 있는 ‘긱 워커(Gig Worker)’는 전 세계 구직 시장을 재편하고 있으며, 이를 이끄는 것은 부분적으로는 다양성과 유연성을 향한 사람들의 열망이기도 하다. 

프레카리아트와 N포세대는 불안하다 ‘프레카리아트(Precariat)’란 저임금·저숙련 노동에 시달리는 불안정 

노동 계급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이 말은 이탈리아어로 ‘불안정한’이라는 의미의 ‘프레카리오(Precarious)’와 노동 계급을 뜻하는 ‘프롤레타리아트(Proletariat)’의 합성어다. 프레카리아트는 오로지 자신의 노동 소득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는데 평생 동안 ‘직업 불안정성’을 세뇌당하고, 삶에서 일의 가치를 느끼지 못하며, 자기계발은 꿈도 못 꾼다. 

심각한 취업난 속에서 미취업 청년들은 정규직 취업이 어려워지자 비정규직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생계를 위해, 미래를 위 해, 워커홀릭 성향 탓에 청년층에서는 이미 ‘N잡러’가 생겨났다. 또 한 요즘 20대는 ‘N포세대(N가지를 포기한 세대)’다.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등은 그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결혼과 출산은 꼭 해야 한다는 말은 어쩌면 기성세대의 고정관념일지도 모른다. 사실 포기했다는 관념조차 기성세대의 잣대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신조어를 보더라도 청년들의 현실을 알 수 있다. 이는 저성장 시대에 과거보다 좋은 일자리가 줄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경력이 없어 취업에 실패하고, 취업을 못하니 경력을 쌓을 수 없다는 게 N포세대가 처한 현실이란 얘기다. 저성장, 고령화, 노년 빈곤, 청년 실업, 비정규직 등의 문제가 섞여 있는 사회에서 일의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경력이 단절된 주부나 퇴직자 등이 다시 정규직으로 취직하는 일은 어렵지만, 긱 이코노미에서는 쉽게 단기로 임시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긱 워커를 고용하는 세계적 기업들 우버, 에어비앤비(Airbnb), 아마존 등 세계적 기업들이 ‘긱 워크’ 시 장을 선도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는 2025년까지 긱 이 코노미가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전 세계 GDP의 2%에 해당하는 2조 7,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를 통해 약 5억 4,000만 명 이 혜택을 입을 것으로 예상한다. ‘우버’는 긱 이코노미의 대표 기업이다. 현재 지속적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장해 76개국 473여 개 도시에서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 다. 우버의 비즈니스 모델은 이동을 희망하는 고객과 차량을 보유

한 사업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호출형 차량 서비스로, ‘카헤일링(Car hailing)’이라고 부른다. 우버 이외에도 그랩(Grab), 올라, 카카오택시, 티맵택시, 웨이고, 마카롱 등이 있다. 

카셰어링(Car-sharing)은 하나의 자동차를 여러 사람이 나누어 쓰는 차량공유 서비스로 카투고(Car2go), 집카(Zipcar), 쏘카, 그린카 등이 있다. 라이드셰어링(Ride-sharing)은 자동차를 함께 타는 승차공유 서

비스로 카카오카풀, 풀러스, 위풀, 어디고 등이 있다. 요즘은 카셰어링, 카헤일링, 라이드셰어링 등 사람들의 이동을 편리하게 만드는 각종 서비스를 통칭해 ‘모빌리티(Mobility)’라고 부른다. 

숙박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어비앤비’도 긱 이코노미를 대표하 는 기업이다. 현재 에어비앤비는 191개국 3만 4,000개가 넘는 도시 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8년 이후 9년간 6,000만 명 이상 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여 기존 호텔을 위협하는 수준으로까지 성장했다. ‘아마존’은 총알배송 서비스 ‘프라임 나우’를 제공하면서 비용을 절 감하기 위해 2018년 9월부터 개인 차량을 소유한 일반인을 배송 요 원으로 활용하는 ‘아마존플렉스(Amazon Flex)’ 서비스를 개시했다. 생활에서 전문 분야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된다 이제 가사노동을 도와주는 ‘핸디(Handy)’, 식료품을 배달해주는 ‘인스타카트(Instacart)’, 각종 심부름을 대신해주는 ‘태스크래빗

(TaskRabbit)’, 유명 레스토랑 음식을 배달해주는 ‘도어대시(DoorDash)’,  반려동물을 임시로 맡아주는 ‘도그버케이(DogVacay)’, 바쁜 견주 대신 반려견을 산책시켜주는 ‘왜그(Wag)’ 등 긱 이코노미의 등장으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법률적 조언이 필요한 사람과 변호사를 직접 연결해주는 퀵리걸(Quicklegal), 각종 컨설팅이 필요한 업체와 퇴직·육아 등의 이유로 풀타임으로 일할 수 없는 전문 컨설턴트를 파트타임으로 연결해주는 아워리 너드(HourlyNerd) 같은 전문직 연결 서비스도 등장했다. 최근에는 베이비시터, 미스터리 쇼퍼(손님으로 가장해 매장의 서비스 등을 평가하는 사람), 법률 서비스 대리, 온라인 개인비서, 에너지 중개, 주차 대행, 강의 등으로 영역이 확장됐다. 

해외에서는 ‘긱 이코노미 플랫폼’을 통해 사업의 중요한 프로젝트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선례가 나왔다. 외국에서 유명한 긱 이코노미 플랫폼으로는 프리랜서를 위한 ‘업워크(Upwork)’,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재능을 살 수 있는 ‘피버(Fiverr)’,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구인업체에 연결해주는 ‘톱탈(Toptal)’, 프리랜서 번역가를 연결해주는 ‘프로즈닷컴(Proz.com)’ 등이 꼽힌다. 

전 세계적으로 긱 이코노미 플랫폼이 가성비를 무기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노동자의 정당한 비용을 낮추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긱 이코노미 플랫폼 때문에 정규직 직원이 감소하고 계약직 형태가 늘어나는 기현상에 주목해야 한다. 정작 실력 있는 전문가들은 긱 이코노믹 플랫폼에서 이탈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서브잡 시대가 온다 인력난에 시달리는 일본에서는 생산력 제고를 위해 기업과 정부가 직장인들에게 부업을 장려하고 있다. 2017년 11월, 소프트뱅크는 부 업을 허용했고 다른 기업들도 이후 이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일본 정부가 부업 정책을 적극 밀어붙이면서 종신고용제와 1인 1직 장 원칙을 고수하던 노동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018년 3월, 1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 한 설문에서 부업을 인정하는 기업 비율은 31.5%였다. 그런데 2019년    7월 조사에서는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된 대기업 120여 개 중 절 반 이상이 부업을 허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업을 긍정적으로 검 토하고 있다는 기업까지 합치면 무려 94개로 전체의 78%다. 1년 사이 에 부업을 인정하는 분위기로 변화한 것이다. 채용에 대해 보수적인 

일본마저도 서브잡(Sub-job)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긱 워커 열풍이 분다 우리나라 채용 시장에도 ‘긱 워커’ 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경기연구원(GRI)의 분석에 따르면 비정규직 노동자 중 플랫폼 노동자와 유사한 고용 형태를 가진 파견, 용역, 특수형태 노동자 등은 207만 명이다.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약 31%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이미 직장을 갖고도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N잡러’까지 포함하면 플랫폼 노동으로 수익을 얻는 사람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배달주문 중개 앱들이 등장한 이후에도 계속 서비스가 세분화되면서 배달 대행 및 배달인력 중개업까지 등장한 상태다. 스마트폰 시대에서는 물건처럼 사람의 노동도 실시간으로 거래된다. 

이제는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인 ‘카카오드라이버’를 통해 대리기사 를 호출하는 일도 자연스러워졌다. 지난 2016년 등장한 카카오드라이 버는 학생과 직장인 누구나 대리운전으로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대리운전에 필요한 조건은 운전면허 정도지만, 실제로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콜센터 콜을 연결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 사용비 등 고정비용이 든다. 카카오드라이버 출범 이후 전체 대리기사 수는 기 존 15만 명에서 20만 명까지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중 약 12만 4,000명이 카카오 플랫폼에 가입했다.  국내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쿠팡’은 고객이 물건을 주문하면 마치 로켓처럼 빠른 속도로 배송해주는 ‘로켓배송’으로 유명하다. 쿠팡 은 아마존플렉스를 본떠 2018년 ‘쿠팡플렉스’라는 전혀 새로운 방식 의 배송 서비스를 선보였고, 누적 30만 명 이상이 배송기사로 등록했 다. 2012년 설립된 전문가 연결 플랫폼 ‘크몽(Kmong)’은 마케팅, 디자 인, 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15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초기에 는 콘텐츠, 디자인 범주의 비중이 가장 높았으나 최근에는 IT, 상담 범주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누적거래액 700억 원을 돌파했다. 


이처럼 정규직을 창출하기 힘든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도 긱 워커는 점점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와 미래의 문제점은 없는가 평생직장 개념이 흐려지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N잡러가 되는 것 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긱 이코노미 일자리나 플랫폼 일자리의 중요성과 활용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한국은 ‘긱 워커’ 전성시대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미흡한 제도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특히 긱 워커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제도의 사각지대에 남는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긱 워커는 비정규직이나 임시직에 속하지 않아 기존 방식의 일반적인 고용 환경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새롭게 부상하는 근로 방식이기에 정부나 국회가 긱 노동자와 플랫폼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할 제도 마련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반적으로 플랫폼 노동자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되어 노동법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 등록된 개인사업자가 법인 대 법인으로 계약을 한 경우도 있고, 아예 계약조차 없이 일하는 긱 워커도 존재한다. 여러 명의 고용주와 계약을 맺는다는 면에서 긱 워커를 ‘복수계약 비정규직’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선진국에서는 가장 유사한 유형으로 프리랜서를 들 수 있지만, 국내에는 프리랜서 관련 제도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플랫폼 노동자들이 뭉쳤다. 2019년 3월 배달앱 기사, 카풀 기사, 카카오드라이버 대리운전 기사, 퀵 기사 등이 모여 ‘플랫폼 노동연대’를 발족한 것이다. 긱 워커들이 모여 자신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연대를 만들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고용주와 긱 워커 모두에게 불안정성이 존재한다  미국 홈클리닝 서비스업체 ‘홈조이(Homejoy)’는 계약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소송이 발생하면서 수익성 하락 우려가 커졌고, 추가 투자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결국 폐업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긱 워커에 대한 지위 논란이 마무리되지 않는 이상 불확실성을 떠안고 사업을 영위할 수밖에 없다. 긱 워커가 고용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예를 들면 우버 기사들이 차량 유지비, 유류비 등을 우버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우버는 이들이 임시 노동직에 해당하기 때문에 비용 지불 책임이 없다고 반발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긱 워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고용과 노동의 유연성이다. 이것은 불안정성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긱 이코노미》를 쓴 다이엔 얼케이는 “이제 확실한 직업은 없다. 긱 이코노미 시대에서 안정적인 수입을 기대하는 것은 위험하고 환상에 불과하다”고 하면서 “고용 보장이 아니라 소득 보장을 생각하라”고 강조한다.

20세기는 소득 분배에 대한 이슈가 가장 컸다면 21세기는 일자리 분배에 대한 이슈가 가장 클 가능성이 높다. 

노동의 질과 부의 계층화 문제가 예상된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조사에 따르면, 긱 워커 가운데 연간 소득이 3만 달러 이하인 저소득층 비율 은 57%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업종이 저소득 단순노무에 집중된다는 점은 긱 워크 플랫폼의 한계로 지적된다. 자칫 프리랜서 전문가의 시간당 노동력을 낮춰 동종업계 종사자들을 공멸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력이 많은 사람들도 긱 워크 플랫폼에서는 돈을 적게 받는다. 단가가 깎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단가에 비해 수수료는 높은 편인

데, 사이트들을 둘러보다가 구직활동을 포기한 번역가도 있다. 긱 워커는 크게 생계형과 비생계형으로 나뉜다. 긱 이코노미에서도 부의 계층화 현상이 그대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긱 워커 시대에 유의해야 할 점 5가지

첫째, 필요한 시점에 직원을 뽑는 수시채용 환경에 적응하라. 

2019년 현대자동차그룹이 정기 공채를 수시채용으로 바꿨다. 정기 공채는 보통 일 년에 한두 차례 진행되며 서류전형, 인적성검사, 면접을 통해 직원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1956년 삼성물산이 도입한 이후로 최근까지 대기업 신입사원을 뽑는 전형적인 방법이었다. 반

면 수시채용은 경력직을 뽑을 때만 활용되던 방식이다. 

수시채용으로 바꾸겠다는 것은 결국 특정 직무의 인력이 필요한 시점에 채용 공고를 내는 방식으로 가겠다는 의미다. 이 또한 긱 이코노미 시대에 맞는 환경 변화에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으로 직무역량 중심으로 뽑을 가능성이 많다. 취업준비생이라면 이러한 노동 시장의 환경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둘째, 기업의 정규직 채용이 줄어들수록 유연하게 대처하라.

 ‘긱 이코노미’는 필요한 만큼 일하고 유연하게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장점을 활용할 것이다. 따라서 정규직 채용에만 목매지 말고 유연하게 경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인턴직을 통해 직무 경험을 쌓을 수도 있다. ‘호모인턴스’라는 신조어를 들어봤을 것이다. 취업준비생들이 각종 인턴직을 두루 거친다고 해서 이런 말이 등장했다. 인턴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정규직으로 채용될 가능성은 아주 적다. 

인턴은 크게 채용형 인턴십과 체험형 인턴십으로 나뉜다. 채용의 위험요소를 줄이기 위해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짧게는 6주에서 길게 는 4개월까지 진행하는 채용연계형 인턴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인턴들은 현장 실습, 과제 수행, 수행 평가, 임원 면접 등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기업으로서는 몇 시간 면접으로 직원을 뽑는 것보다 인턴십으로 검증된 인재를 채용하는 게 훨씬 낫다. 인턴십은 지원자의 역량과 인성을 함께 확인할 수 있고, 입사 후엔 회사 충성도가 공채 합격자보다 훨씬 높은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인 턴의 정규직 전환 비율을 70% 이상까지로 높이고 있다. 체험형 인턴십은 말 그대로 인턴을 체험하는 제도다. 직무역량 평

가가 강화되면서 인턴활동은 취업 성공에 이르는 가장 좋은 경력이 되고 있다. 

셋째, 하나를 뚜렷하게 잘하는 핵심인재가 되어라.

긱 이코노미에서 살아남으려면 긱 워커의 경쟁자가 누구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자신의 퍼스널 브랜드를 구축하는 일이 과거보다 쉬워졌을 수 있으나, 다들 차별화된 경쟁자들이기에 그들 사이에서 눈에 띄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준비된 전문가에게 긱 이코노미는 오히려 기회의 바다다. 핵심인재는 회사마다 다 다르다.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의 강점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자신의 강점을 찾는 검사로 다음의 두 가지를 권한다. 하나는 여론조사기관으로 유명한 갤럽이 개발한 ‘스트렝스 파인더(http://www. strengthsfinder.com)’다. 유료이며, 개인의 강점을 34개로 분류하고 테스 트를 통해 상위 5개 강점을 알려준다. 또 하나는 ‘VIA 성격강점검사(http://www.viacharacter.org)’다. 문항이 240개다보니 시간이 좀 걸릴 테지만 자신의 강점을 무료로 알 수 있 다는 장점이 있다. 홈페이지 언어가 영어라서 주저된다면 걱정할 이유가 없다. 한국어를 지원해주기 때문이다. 


평균치로 10개를 잘하는 것보다 단 하나를 뚜렷하게 잘하는 핵심 인재가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벤저민 프랭클린의 명언을 기억하자. “인생의 진정한 비극은 우리가 충분한 강점을 갖고 있지 않다는 데 있지 않고, 오히려 갖고 있는 강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데 있다.”

넷째.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다각화하라. 

옛날처럼 기업의 누군가가 찾아와 같이 일해보자고 권하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구인기업을 찾는 게 실력으로 평가받는다. 온디맨드 일자리가 많아져서 중개업체를 통해 임시로 일하거나 단기 계약을 맺고 일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다. 또는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일을 받아서 하는 경우도 많을 듯하다. 

《고스트 워크(Ghost Work)》를 쓴 메리 그레이와 시다스 수리는 이른 바 ‘온디맨드 일자리’가 2055년이 되면 전 세계 고용의 60%를 차지할 거라고 예측한다. 인바운드(In-bound, 내부에서 일하는 것) 네트워크와 

아웃바운드(Out-bound, 외부에서 일하는 것) 네트워크 중 어떤 것이 자신에게 효과적인지 파악한 뒤 설득력 있게 요청하고 제안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긱 이코노미 시대에는 직업 안정성과 고용의 질이 떨어지는 단점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다각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다섯째, 나만의 고용가능성을 확보할 방법을 파악하라 긱 이코노미에서는 시간이 곧 돈이다. 늘 메이커의 스케줄(Maker’s Schedule)과 매니저의 스케줄(Manager’s Schedule)이 맞는지 파악하라. 메이커의 스케줄이 타깃(Target), 즉 실제로 무엇인가를 만드는 시간이라면 매니저의 스케줄은 과제(Task)로 기획회의나 마케팅 보고 등 관리하는 시간을 의미한다. 당신을 평생 고용해주는 기업은 이제 없다. 어떻게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는지, 언제든지 직장을 바꿀 수 있는 출구 전략을 확보해야 한다. 그것을 고용가능성(Employability)이라고 한다. 나만의 안전망을 확보하는 방법을 파악해야 한다. 

이제는 직업도 소유권(Ownership)이 아니라 사용권(Use’s right)을 생각해야 한다. 소유는 베이비부머 시대에나 유용했다. 빚을 적게 지고 더 유연한 방법으로 원하는 것을 사용하는 시대로 가고 있다. 안정적인 정규직을 얻어야 한다는 맹목적인 생각에서 벗어나라. 아무리 ‘긱 워커’ 전성시대라고 해도 채용 자체를 하지 않는 기업은 없다. 기업이 어떤 패러다임으로 변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채용의 특성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직무역량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취업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채용트렌드 2020

직업(Job)보다 일(Work)이 중요하다!

http://me2.do/G3aotp5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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