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돈의 코칭이야기
누구나 가슴 밑바닥에 끓어오르는 욕망이 있다. 그러나 “당신은 직장 내에서 출세하고 싶은가?”라고 물으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사람이 많다. 속마음은 어떻든 상대방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 염려하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남들보다 뛰어나고 싶다는 욕망을 드러내면 이기적인 인간으로 낙인 찍히지 않을까? 반대로 출세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하면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으로 치부되지 않을까? 내심 걱정하는 것이다.
‘골프계의 살아 있는 전설’ 잭 니클라우스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성공적인 골프 샷의 80퍼센트는 적절한 그립과 공 앞에 서 있는 자세로 결정된다.” 삶도 마찬가지다. 직장 일이든 개인적인 생활이든 어떤 자세로 삶을 대하느냐가 중요하다.
커리어는 가만 놔두면 제멋대로 굴러간다
‘커리어(career)’라는 말은 라틴어에서 비롯된 말로 본래의 의미는 ‘수레가 길을 따라 굴러간다’는 뜻이다. 우리는 이 말을 흔히 경력을 일컫는 말로 사용해 왔다. 그러나 커리어는 단순히 경력뿐만 아니라 개인의 생애 전 과정(course of a person’s life)을 통틀어서 지칭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지금처럼 어려운 시대일수록 스스로 자신의 일 앞에 어떤 자세로 서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커리어는 가만 놔두면 제멋대로 굴러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내가 일 앞에 어떤 자세로 서 있느냐를 점검하는 것이 바로 커리어 관리(career management)이다. 지금 직장 내에서 높은 자리에 앉고 싶은가? 그렇다면 당신 내면 깊은 곳에 숨겨진 미래상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내 몸에 맞는 미래를 상상하라
인간의 수명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따라서 오랜 기간 유지될 수 있는 커리어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커리어 비전(career vision)은 미래가 아니라 과거에 해답이 있다. 당신이 미래상을 그린다고 해서 미래에만 시선을 두어서는 안 된다. 미래의 미스터리(mystery)를 정복하기 위해서 과거의 히스토리(history)를 알아야 한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케냐 출신 유학생 아버지와 미국 캔자스 출신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하와이대학교를 졸업한 후 두 곳에서 장학금을 제안 받았다. 한 곳은 뉴욕시에 있는 뉴 스쿨로 숙식비 및 일자리, 학생과 그의 가족까지 지원하는 전체 장학금을 제안하였다. 다른 하나는 하버드대인데 수업료만 받는 장학금이었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하버드를 선택했다. 세계적인 명성의 대학교 박사학위를 받으면 경력이 더 화려해지고, 그것을 발판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중요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조국 부흥에 헌신하겠다는 처음의 목표대로 케냐로 돌아가 공무원으로 일했다.
오바마는 어릴 때 꿈에 대한 글짓기에서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적었다. 어느 나라의 대통령이 될 지는 정하지 않았지만,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는 것이었다. 약한 사람과 강한 사람,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 그리고 피부색에 상관없이 모두 잘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 어릴 적 꿈꾸던 모습을 따라 살아온 오바마의 인생역정과 마침내 이룬 성공에 전 세계 사람들은 찬사를 보내고 있다. 오바마의 경우처럼 자신의 히스토리에 주목해야 한다. 당신이 오랜 기간에 걸쳐 커리어를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자신의 히스토리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어떤 것을 가치 있다고 생각해 왔고, 무엇을 얻고자 노력했던가를 점검해 보자. 성공한 다른 사람의 커리어 관리를 무작정 따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 방법은 그 당시에는 가능했을지 몰라도 지금이나 미래에는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내 몸에 맞는 미래를 상상해야 한다.
인생의 나침반을 챙겼는지 확인하라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우리 인생은 다른 무엇들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어떤 것은 내가 선택한 것이고 또 다른 것은 우연히 내 삶에 들어온 것이다. 커리어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선택이다. 당신은 지금 어떤 일에 전념하고 있는가? 고대 로마 철학자 세네카는 “어디로 항해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 순풍이란 없다.”고 단언했다. 인생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상실했을 때 우리는 헤맨다. 커리어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또 한 가지는 방향성이다.
미국 사회심리학자 에드거 샤인 박사는 사람들은 각자의 ‘커리어 앵커(career anchor, 경력의 닻)’를 가지고 있다며 그에 대한 진단 툴도 개발했다. 배가 정박하면 움직이기 쉽지 않은 것처럼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커리어 앵커, 즉 좀처럼 양보하지 않으려는 직업 가치관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평생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미래상을 세워야 한다.
미국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MBA 과정을 밟고 있는 사람들의 75퍼센트 정도는 그 과정이 자신의 커리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MBA 과정을 마친 사람들의 50퍼센트 이상이 졸업 후 18개월 이내에 MBA 과정과는 전혀 관계없는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제대로 가고 있는가 수시로 나침반을 꺼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목표에 어느 정도 도달했는가를 확인할 수 있는 측량기를 갖추고 활용해야 한다.
조직의 변화를 수용하며 자신의 커리어를 관리하라
커리어 관리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회피적 경향이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무조건 피하고 보자는 경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어느 조직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고 다른 조직으로 옮긴다고 해서 그 문제가 반드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옮겨간 조직에서 자신의 행동이 변화하지 않는 이상 문제는 다시 불거지기 마련이다.
직장인으로서 성공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가장 좋은 방법은 WISE(Will power, Initiative, Stamina, Enthusiasm) 기법을 활용하는 것이다. 의지력, 진취력, 근력, 열정을 근간으로 해서 한꺼번에 다 이루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억지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의 의미를 찾고 일을 즐겨야 한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서 정체성을 찾고 나에게 맞는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 삶을 능동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타성을 극복하는 능력이 바로 커리어의 보증수표다. 지금은 변화에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사람만이 살아남는 시대다. “올해에는 어떤 것으로 조직에 기여할 수 있을까?” 앞으로의 삶에서 내가 속한 조직과 나 스스로에게 어떤 부가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남들과 구별되는 경쟁력 있는 나만의 보석을 찾는 여정을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