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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돈 코치 Jul 13. 2018

당신은 어떻게 엮어서 읽는가? 이동우 콘텐츠연구소 소장

[윤영돈의 코칭 이야기]

내가 인생을 알게 된 것은, 사람과 접촉해서가 아니라 책과 접하였기 때문이다. 

- 프랑스 소설가 아나톨 프랑스(Anatole France)                           


독서 10 분하면 떠오른 사람은 누굴까?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이동우의 독서 10분]으로 유명한 이동우 소장을 만났다. 그는 300회의 북세미나, 700회 이상의 저자 인터뷰를 통해 200편 이상을 책 지식 나눔에 앞장서 온 도서경영 전문가이다. 연세대학교 저널리즘 석사, 한국경제신문 기업정보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채용 컨설팅 회사인 한경디스코, 미래넷 교육사업본부 기획팀장, JCMBA컨설팅 전략기획실장, 백상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등을 거치며 두루 직장생활을 경험했다. 2004년 저자와 독자의 만남이 쉽지 않던 시절, ‘북세미나닷컴’을 설립해 700여 명이 넘는 작가가 독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세미나를 진행했다. 북세미나닷컴은 당시 출판계를 넘어 문화계 전반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 후 경영경제 작가 및 저널리스트로 왕성한 활동 중이다. MBC FM 라디오와 TV조선 프로그램 등에서 10년간 비즈니스 관련도서 소개,  현재 SK그룹, 현대모비스, 태광그룹, 한국스탠다드차타드 은행 등에 독서 콘텐츠 제공하고 있다. 저서로는 [디스턴스(2014년 세종도서 선정)], [세계는 울퉁불퉁하다], [밸런스 독서법], [앱티즌], [아이프레임], [그리드를 파괴하라], [혼자 일하는 즐거움] 등이다. 그가 마지막에 꺼낸 이야기는 ‘독서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오늘날 검색어가 아닌 정제된 지식의 집합체인 ‘책을 읽는 경험’이야말로 당신을 강하게 만들어줄 가장 확실한 무기가 되어줄 것이다. 이동우 소장의 연독[連讀]을 따라가 보자. 

♦ 당신은 책을 읽을 때 맥락에서 읽는가?

이동우 소장은 “책을 읽을 때 맥락에서 봐야 한다”라고 말한다. “10년 전에 썼던 [밸런스 독서법]은 10년 전에 ‘나’와 ‘지금의 나’는 분명 다르다. 10년 전에 똑같은 물성을 갖고 있는 존재가 아니다. 마블 영화 [어벤져스 : 인피트티 워]를 보면 그전에 다른 마블 영화를 보지 않았으면 캐릭터를 읽어내는 깊이가 다를 수밖에 없다. 책도 한 권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엮어서 맥락적으로 보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래서 “‘책을 많이 보는 사람’과 ‘책을 아예 보지 않는 사람’과의 지식 양극화가 점점 심화될 것이다. [미래를 읽는 기술]에서도 지식보다 맥락이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당신이 정보를 알기 위해서 구글을 검색이 되더라도 그 지식이 머릿속에 있는가? 

코넬 대학교 데이비드 더닝과 저스틴 크루거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독해력이 없는 사람은 다음과 같은 경향을 보인다. 첫째,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한다. 둘째, 다른 사람의 진정한 능력을 알아보지 못한다. 셋째,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긴 곤경을 알아보지 못한다. 넷째, 훈련을 통해 능력이 매우 나아지고 난 후에야, 이전의 능력 부족을 알아보고 인정한다. 더닝 & 크루거 교수는 찰스 다윈의 “무지는 지식보다 더 확신을 가지게 한다”와 버트런드 러셀의 “이 시대의 아픔 중 하나는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무지한데, 상상력과 이해력이 있는 사람은 의심하고 주저한다는 것이다”를 인용하고 있다. 이를 이른바 ‘더닝 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라고 한다. 머릿속에 있는 사람과 검색만 하는 사람은 다르다. 지혜라는 것은 자신이 쌓아온 지식 탑이 어느 시대적 담론을 만나서 일순간에 무너지고 다시 채워지기도 하고 틀리면 빼내기도 하고 그렇게 채워가는 지혜 덩어리가 맞을 것이다. 지혜라는 덩어리는 세상에서 얻어맞아서 둥글둥글해지는 것이다. 단순히 지식만 쌓아도 안되고 경험만 중요시해도 안 된다. 이동우 소장은 “그래서 모자이크식 독서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한다. 여러 권의 책을 읽고 연결해서 생각하고 책의 내용을 서로 비교, 종합하여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안목을 키워야 큰 흐름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 당신의 독서는 나무로 끝나는가, ‘으로 뻗어나가는가?

이동우 소장은 어렸을 때부터 책을 재미있게 보았다고 한다. 고려원에서 나온 [손자병법], 알퐁스 도데의 [꼬마 철학자], 영국의 외교관이었던 필립 체스터필드가 아들한테 편지를 썼던 [내 아들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 미국의 동화작가 트리나 폴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 등이 재미있게 읽게 되었다. 책이란 ‘세상을 깊이 있게 바라보는 도구다!’ 재미있게 읽었던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책이란 아무 의미 없는 것이다. 지식노동은 작가의 연결망을 촘촘히 하여 지혜의 숲을 여행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책을 구분해서 읽는 것이 무의미하다. 예를 들면 『잭 월치의 마지막 강의』가 있다면 이 책은 경영전략 코너에 있다. 그 책이 리더십 코너에 있으면 안 되는 것인가? 인터넷 비즈니스 코너에 있는 리콜라스 카의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들』 책에 대해 반대하는 책이 나왔다. 그 책이 클라이브 톰슨의 『생각은 죽지 않는다』는 인문 교양 코너에 있다. 두 책이 다른 코너에 있다. 이와 같이 책들이 연결되어 있다. 리더십을 이야기할 때, 기술을 이야기할 때, 트렌드를 읽어야 되는데 하나 딱 떨어져 있는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 어디 있을 수 있겠는가? 인류는 다른 대상을 범주화하는 능력이 있다. 범주화(Categorisation)란 우리가 경험하는 사물, 개념, 현상을 낱말이라는 단위를 통해 분류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요즘 경영학에서 ‘사일로 이펙트(Silo Effect)’를 이야기한다. ‘사일로(Silo)’는 원래 곡식을 수확한 후 저장하기 위한 일종의 저장탱크이다. 각 사일로들 사이에는 칸이 나누어지고 서로서로 이동하지 않다 보니, 다른 부서들과 교류나 협력을 하지 않고, 자기 팀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 현상을 ‘사일로 효과’라고 부른다. 책을 범주하는 것이 무의미하다. 세상을 연결하면서 읽어야 한다면 책 밖에 답이 없다. 트렌드를 좇으려면 베스트셀러보다는 신간을 잘 골라서 읽는 게 중요하다.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다는 것은 이미 출간된 지 한 달 이상 지났다는 뜻이다. 좋은 신간을 추천해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 당신은 책을 통해서 지적 토대가 쌓이면서 스노우 이팩트가 생긴다

이동우 소장은 독서를 할 때 책에 낙서를 많이 한다고 한다. 책을 리뷰할 때는 자신 생각을 내세우지 않는다. 책과 저자를 존중하지 않으면 결코 책을 잘 읽어낼 수 없다. 좋은 책을 고르고 100권 정도를 읽으면 어느 순간 지적 토대가 쌓이면서 ‘스노우 이팩트(Snow effect)’가 생긴다, 이른바 눈덩이 효과로 책 하나를 읽을 때는 별 것 아니지만 그것이 점점 쌓여가면서 큰 덩어리가 된다는 것이다. 책을 읽는 것보다 책을 고르는 것이 어렵다.      

이동우 소장의 연독을 응원한다. 한 권의 책에 매몰되어 편협되거나 왜곡된 지식과 정보를 경계해야 한다. 당신은 지금 인생의 책에서 어떤 맥락으로 읽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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