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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돈 코치 Oct 09. 2024

'직급'이 아닌 '이름' 으로 불리는 호명사회 시대예보

송길영 박사 글씨 심리학

일을 잘 해서 네임드가 되어라!

빅데이터 전문가, 다음소프트 부사장, 대학교수, 명강사. 그를 지칭하는 말들은 많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내세우기 보다 오히려 사람의 마음을 깨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는 어떻게 간명해질 수 있었는지 들어본다. 


당신의 마지막 어휘는 무엇인가?

현대사회에 살면서 스스로 우리 자신 스스로 정의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철학자 리처드 로티(1931~2007)는 ‘마지막 어휘’(final vocabulary)라는 용어를 이야기한다. 마지막 어휘란 개인 혹은 집단이 최후까지 의지하는 신념어를 가리킨다. 그 어휘를 가슴에 품고 우리는 벗을 가까이하고 적을 미워하며, 그 어휘를 거울로 삼아 자기를 성찰하고 미래를 기획한다. 작은 영역에서 그 어휘는 '진실', '정직', '아름다움' 같은 말로 나타나며, 더 큰 영역에서는 '자유', '신', '평등'같은 말이 마지막 어휘를 구성한다. 마지막 어휘는 보통 의식 아래 있다가 삶이 흔들릴 때 표면 위로 솟아오른다. 죽음 앞의 한마디에 마지막 어휘가 실리기도 한다. 당신에게 있어서 마지막 어휘란 무엇인가?


송길영 명함에 옛날에는 'MINING MINDS'라고 새겨져 있는데, 요즘은 'Mind Miner'로 행위보다 사람으로 약간 변경되었다.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캐내는 것이다.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글을 쓸 때 생각이 들어간다. 그걸 모으면 생각의 조각들이 생긴다. 그 데이터들을 합치면 전체가 이해된다. 

#호명사회

#송길영 

직급이 아닌 '이름' 으로 불리는 시대

우리 사회는 이름에 참 각박한 사회였어요. 내 이름으로 불리는 기간이 아주 짧았죠. 신입 사원 때 잠깐 이름으로 불리다 직급을 다는 순간 '김 대리'가 돼요. 심지어 퇴직 후 20년이 지나도 옛 동료끼리는 서로를 마지막 직급으로 부른다고 하죠.

물론 직급 성취에 대한 인정도 있지만, 부당해요. 각자의 다양성과 다면성을 제거하는 거니까요.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사는 요즘의 '핵개인'들은, 직급이 아닌 자기 이름으로 불린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름으로 부른다는 건 곧 단독자로서의 지칭이자 그의 아이덴티티를 인식한다는 뜻이잖아요? 이제는 홀로 선 각자가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시대로 가는구나, 서로의 소중함을 인식하는구나, 그래서 시대예보 책 타이틀에 '호명사회'라는 이름을 붙인 거예요.

이런 사회 변화는 크게 2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어요. 첫 번째는 '유동화, 스트리밍화. 한 사람이 여러 곳의 일을 동시에 할 수 있게 됐어요. 단순히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능력을 사는 시대가 되고 있는 거죠”

두 번째는 극소화, 극단적 효율화예요. 자동화와 플랫폼의 등장으로 한 명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어요. 무리 지어 일할 필요가 없어진 거죠. 그러면 개인의 영향력이 극단적으로 증강됩니다. '내가 80% 이상을 일하는데, 왜 우리 팀은 4명이지?' 그 의문에서 1인 기업을 택하는 분들이 늘고 있죠. 그게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하니까요

이렇듯 점차 개인의 이름이 드러나는 사회로 가고 있어요. 그런 사회에서는 온전히 자신이 만든 것을 세상에 알리며 성과를 쌓아가는 사람에게 많은 이들이 열광하게 돼요. 내가 한 일이라면 그 결과가 나에게 온전히 귀속되는 사회, 새로운 공정 사회가 오고 있는 거죠

바꿔 말하면, 무슨 전문가니 온갖 직업명이나 수식어로 자기를 꾸미는 퍼스널 브랜딩의 시대는 끝났고, 그 사람이 무슨 일을 했고,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를 중심으로, 그 개인의 시간과 능력을 사려는 분위기가 생기고 있다는 얘깁니다.

핵개인의 새로운 연대는 누구도 착취하지 않는 대등한 연대로 결속합니다. 그들은 서로를 직급이나 소속이 아닌, 각자의 이름으로 부르며 예우합니다. 스스로 각성한 핵개인은 호오와 조예로 무장한 동류를 만났을 때 애정과 존중의 태도로 환대합니다. 이는 각자가 성취에 이르기까지 겪어야만 했던 험난한 여정을 공감하기에, 자신과 같은 그의 치열함에 보내는 격려와 같습니다.

조직의 일원로서의 자신이 아닌, ‘나’의 전부를 온전히 ‘나의 이름’으로 설명하는 사회, 호명 사회가 오고 있습니다. 이름을 걸고 진정성으로 세상과 마주해야만 하는 사회, 하지만 더욱 따뜻하게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고 온전히 인정해 주는 사회입니다.

그러니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자기 자신을 억지로 브랜딩하려고 하지 말고, 지금부터는 딱 깔끔하게 실력과 능력과 결과로, 자기 이름이 지닌 가치를 높이세요. 그렇게 자기 이름으로 업계에서 네임드가 되세요. 앞으로는 훨씬 더 중요할 겁니다. 당신은 어떻게 불려지고 있는가?

#송길영


https://youtu.be/1KidumVnTm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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