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커리어 전략
최근 은행권에서 40대 초반까지 희망퇴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50대에서 40대로 내려와서 국내 은행권에서 희망퇴직 신청이 잇따르며,
조기퇴직의 연령대가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
커리어에서 40대는 30대보다 중요한 시기다. 40대를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경력의 방향이 굳어진다.
30대는 실험과 이동이 허용되는 구간이다. 40대는 누적된 이력이 하나의 스토리로 굳어지며,
이후 커리어의 기본 프레임이 형성된다. 40대에 들어서면 커리어에 대한 질문의 성격이 바뀐다.
“더 잘할 수 있을까?”에서 “이걸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로 이동한다.
이때 많은 사람이 커리어 전환기(Career Transition)에 들어선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까?”
‘능력’보다 ‘포지션’이 평가된다. 30대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40대는 조직과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가 더 중요해진다.
과거에는 만 55세 임금피크에 들어가는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면,
이젠 준정년 개념으로 40대 직원들까지도 희망퇴직 대상이 된 것이다.
특히 올해는 퇴직 조건이 갈수록 불리해지고 있다는 점이
퇴직을 서두르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별퇴직금 규모는 해마다 줄어드는 반면, 대상 연령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조건이 더 나빠지기 전에 지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하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만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NH농협은행 역시 40세 이상 직원을 포함한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KB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도 매년 연말·연초 희망퇴직을 정례화하고 있으며, 대상 연령 하향과 퇴직금 축소 흐름은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5대 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직원 수는 2300명을 넘어섰고, 이는 전년 대비 약 17% 증가한 수치다.
은행권에서 점차 다른 분야로 넓혀가고 있다. 이마트24 '커리어 리뉴얼' 실시하며 부장급 이상 신청받는다.
편의점 이마트24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이마트24는 이날 부장급 이상(밴드 1∼2)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프로그램인 '커리어 리뉴얼' 신청을 받는다고 공지했다. 옵션은 경력 재설계 지원 또는 이마트24 창업 지원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으며 신청 기간은 오는 19일까지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은행권 마트 서비스 전반의 구조 전환이 자리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점포 효율화 정책으로 영업점 수와 인력 규모는 동시에 감소하고 있다. 단순 인력 감축을 넘어, ‘고비용 중간 연차 인력’을 줄이고 조직을 경량화하려는 전략이 희망퇴직을 통해 구현되고 있는 셈이다. 신규 채용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중간관리자가 많은 비효율적 인력구조를 정비하기 위해서도 희망퇴직은 필요한 상황이다.
1. 40대 경력 관리를 위해서는 정보 제공보다 ‘의사결정 기준’을 세워준다.
40대는 이미 정보 과잉 상태이다. 직업 정보, 유망 직종, 자격증, 창업 사례는 충분히 알고 있다. 문제는 정보가 아니라 선택 기준의 부재이다.
유의점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고를 것인지를 함께 설계한다.
“이 선택이 맞는지 판단할 기준은 무엇인가요?”
'나는 시대를 잘못 만났다'. 혹은 '내가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
이제 충분한 내 노력만으로 잘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인지과학의 관점에서 커리어는 단순한 합계가 아니다.
감정과 판단을 분리해서 다룬다. ‘해야 한다’보다 ‘지금 느끼는 것’을 먼저 글로 써봐야 안다. 커리어는 노력의 총량이 아니다. 커리어는 알고리즘처럼 기회로 바꾸는 준비된 적응적 시스템이다.
40대 커리어 전환이 어려운 이유는 능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다. 과거에 작동하던 알고리즘이 더 이상 현재 환경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는 새로운 기술을 덧붙이기보다, 커리어가 작동하는 구조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커리어 알고리즘은 통제 대상이 아니라, 설계 대상이다
40대 이후 커리어 전환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말이 있다.
“기회가 없어요.”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기회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보이는 방식이 바뀌었다.
주목할 점은, 이 흐름이 더 이상 일부 고연차 직원의 선택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40대 초반 직원들까지 조기퇴직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면서, 희망퇴직은 ‘예외적인 선택’이 아니라 하나의 커리어 경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은행권 내부에서는 노조 차원에서조차 희망퇴직 연령을 더 낮춰달라는 요구가 나올 정도다.
다만 이러한 조기퇴직(Early Retirement) 확산이 단기적인 비용 절감에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조직의 경험 자산 약화와 인력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전직 지원, 재취업 프로그램 등 퇴직 이후를 전제로 한 커리어 관리 전략을 병행하고 있지만, 개인 차원에서는 훨씬 더 근본적인 질문이 남는다.
2. 40대 커리어 설계에서 유의점은 멘토, 네트워크, 파일럿 기회 설계, 작은 실험과 피드백 루프를 코칭 과정에 포함해야 한다.
“이 선택을 검증해 줄 사람은 누구인가요?”
지금 은행권 40대들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나중에 나가느냐, 지금 나가느냐”가 아니라, “언제든 나갈 수 있는 구조를 이미 만들어 두었는가”다. 채용 공고, 승진 트랙, 연차 중심의 기회는 줄었지만 프로젝트, 추천, 협업, 문제 해결 단위의 기회는 오히려 늘었다. 커리어의 기회는 여전히 통제할 수 없다. 하지만 ‘기회의 밀도’는 높일 수 있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 일이 온다. 발표하는 사람에게 연결이 생긴다. 문제를 정리해 공유하는 사람에게 프로젝트가 붙는다. 이것은 가만히 잘 되길 바라는 것이 아니다. 좋은 커리어를 기다리는 태도와 좋은 커리어를 설계하는 태도의 차이다. 그래서 커리어 오너십이 더욱더 중요해진다.
3. 커리어의 변화는 노력과 성실함이 아니라, 축적 구조다.
40대의 전략은 명확하다. 실력을 쌓는 동시에, 그 실력이 노출될 통로를 의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한 40대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충분히 열심히 살아왔다는데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지죠?” 문제는 커리어 오너십을 발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냥 주어진 일에 충실히 해오기만 했다. 좀더 적극적으로 내 일의 주인이 될 필요가 있다. 그냥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내가 했던 일은 어디에도 남지 않는다. 회의는 사라지고 프로젝트는 기억에서 희미해지고 성과는 조직에 귀속된다.
40대 커리어 전환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만드는 것은 노력의 강도가 아니다. 내 앞에 있는 문제를 어떻게 정의했는지 어디에서 막혔고 무엇을 바꿨는지 그 판단의 기준은 무엇이었는지 이것들이 연결되어 자신만의 사고 지도가 만들어질 때 경험은 전환 가능한 자산이 된다. 노력은 반복이 아니라 구조화될 때 힘을 갖는다. 선택은 성격이 아니라, 기준의 문제다.
커리어 피보팅(Career Pivoting)은 “직업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커리어의 중심축을 유지한 채 방향을 전환하는 전략이다. 40대 전환 실패 사례의 공통점은 의외로 단순하다. 선택의 기준이 없다. 연봉이 줄어드니 불안해서 선택하고 주변에서 뜬다 하니 따라가고 지금 놓치면 끝일 것 같아서 밀려서 결정한다.
4. 자신의 경력을 한꺼번에 ‘리셋’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40대 코칭에서 가장 위험한 신호는 “완전히 새로 시작하고 싶어요”라는 말이다. 이 말의 이면에는 좌절, 번아웃, 자기 부정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경력을 버리고 시작하면, 연령만 남고 자산은 사라진다. 이런 선택은 쌓이지 않는다. 커리어 방향이 아니라 그냥 반응이기 때문이다. 40대 이후 커리어 선택에는 반드시 작동하는 기준이 필요하다. 40대에 커리어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제 혼자가 아니다. 40대에 접어들며 커리어 전환을 고민하는 사람은 더 이상 소수가 아니다. 대한민국 직장인의 절반 가까이가 “지금의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고, 특히 40대는 그 질문이 가장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시기다. 연봉, 복리후생, 성장 기회, 그리고 일과 삶의 균형 등이 중요해진다. 사람들이 커리어 전환을 고민하는 이유는 단순히 ‘더 좋은 직업’을 원해서가 아니다. 지금의 구조로는 오래 버티기 어렵다는 감각, 그리고 앞으로의 삶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신호에 가깝다. 이 선택은 내가 잘하는 것을 강화하는가, 소모하는가? 내 넥스트 커리어를 만들어주는가, 끊어버리는가? 3년 뒤 나의 미래를 보장하는 선택인가?
선택의 질은 정보량이 아니라 기준의 명확함에서 나온다. 커리어 학습은 지식 축적이 아니라, 시스템 업데이트다.
5. 커리어 피보팅은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역량·신뢰 자산을 버리지 않고, 그 활용 방향만 바꾸는 선택이다.
40대에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결과가 갈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어떤 사람은 자격증만 늘어나고 어떤 사람은 역할이 바뀐다. 차이는 학습의 목적이다. 불안을 줄이기 위한 학습은 위안을 주지만 구조를 바꾸지 못한다.
반면, 작은 실험 → 피드백 → 조정 → 반복 등 이 루프를 돌리는 학습은 자기만의 커리어 알고리즘을 만든다. 40대 이후의 학습은 ‘무엇을 더 아는가’가 아니라 ‘나는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 사람인가’를 명확히 해가는 과정이다. 커리어는 직선이 아니라, 알고리즘이다. 40대 커리어 전환의 핵심은 속도가 아니다. 속보보다 엄밀한 정확성이다. 일관된 방향성을 갖고 작은 실험을 반복하며 실패를 데이터로 남기고 좋은 환경을 만났을 때 잡을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 이것이 40대 커리어 전환 알고리즘이다. 40대에는 ‘전문가’인지 ‘관리자’인지 갈림길에 선다. 보통 'T자형 인재'로 성장하는데, 깊이(Depth)와 넓이(Breadth)를 봐야 한다. 전문성 심화는 현재 직무에서 독보적인 스페셜리스트가 되거나, 부족하다면 부족한 부분을 채워 몸값을 높여야 한다. 반면 시야 넓히기는 전사 프로젝트 참여, 다양한 직무 경험을 통해 전체를 보는 제너럴리스트 역량을 키워 관리자 후보로 성장해야 한다. 40대는 전문 트랙을 탈지, 관리 트랙으로 갈지 명확한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이다. 이제 풀스택이 중요한 시기가 아니다. 퀵스택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능력이 중요해지는 시기다. 이 선택이 이후 보상 구조와 일의 성격을 결정한다. 지금 필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나는 얼마나 더 노력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내 커리어는 어떤 원리로 작동하고 있는가?” 그 근원적인 질문에 답하기 시작하는 순간, 이미 커리어 전환은 시작된 것이다. (윤영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