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적 증상이 나타나다

by 윤달래

2015년. 24살이 되던 해, 나는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평범하게 회사 생활을 하고 있었다. 업무 난이도가 나이에 비해 강하긴 했지만, 여느 직장인이 그렇듯 업무 스트레스에 예민해졌다가도 퇴근 후 동료와의 술자리로 스트레스를 풀곤 했다. 내가 했던 직종을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CS 관련 일을 했기 때문에 다양한 유형의 고객을 상대해야 했다.


그날도 다른 날처럼 고객 응대를 하고 난 뒤, 힘이 들어 휴게실에 다녀오는데 갑자기 눈앞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어지러움이 급격히 찾아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하지만 자리에 앉아 숨을 고르고 나니 금세 괜찮아졌기 때문에 그날은 대수롭지 않게 지나갔던 것 같다.


하지만 그날을 시작으로 점점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거나 눈앞에 빙빙 도는 현상을 느끼는 날이 많아졌다. 가끔 귀가 윙윙 울리기도 하고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때도 있었다. 증상이 계속되자, 이석증이나 달팽이관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닐까 하고 이비인후과를 찾았지만, 전혀 이상이 없다는 말만 듣고 돌아와야 했다.


나는 계속 아픈데 병원에선 이상이 없다고만 하니 답답해 미칠 노릇이었다. 증상은 갈수록 심해져 직장을 나가는 것도 힘들 정도였다. 고객 응대를 해야 하는데 응대하는 중 어지럼증이 생겨 다른 사람에게 응대를 넘겨야 하는 경우까지 생겼다. 그렇게 증상이 점점 심해지더니 심장이 점점 빠르게 뛰는 증상까지 찾아왔다.


상황이 너무 답답하게 흐르자 결국 대학병원 진료를 예약했다. 우리 지역에서 꽤 규모가 큰 병원의 신경과를 예약했다. 어지럼증이 계속 지속되니 머리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진료를 받으면서 증상을 이야기하니 입원해서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는 소견을 받았다. 한시적인 증상이 아닌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증상이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제일 이른 날짜로 검사 예약을 하고, 회사에 사정을 말한 뒤 입원했다. 3일 동안 받을 수 있는 검사는 거의 다 받은 기분이었다.


검사 결과는 신경과와 관련된 부분은 전혀 이상이 없다는 것이었다.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듣자마자 나는 또 좌절했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이란 말이냐고. 그런데 담당 교수님이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괜찮으시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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