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18
나이가 40이 넘어가니 그 시절 그때를 추억할 때가 종종 있다. 이미 나에게 40년의 추억이 쌓였다니, 소름이 오소소 돋고 모른 채 하고 싶다. 하지만 가끔 그 시절에 좋아했던 노래를 어디선가 들을 때면 그때 그 시절이란 거부할 수 없는 따듯한 이불 같아 외면할 수가 없다.
하림과 넬을 들으면 그때가 생각난다. 호된 성인식으로 바들바들 떨며 시작했던 서울살이의 초반이.. 청파 공원 뒤쪽의 낡은 빌라에서의 자취생활적, 창문 바로 앞에 있던 노란 가로등 때문에 밤이 되어도 환했던 자취방. 그 가로등만 거리를 비추는 어두운 공원을 보며 그 공원의 어둠이 나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
어쨌든 계속 시간은 갔고, 그동안 죽지 않았고, 살았고, 벌써 40이다. 과연 올까 싶었던 나이가 오고야 말았고 아마도 정말 될까 싶은 할머니도 되겠지. 그때가 되면 나도 우리 엄마 아빠처럼 오래전 내가 20대였을 때 들었던 노래를 다시 듣고 있을까? 어릴 땐 저 촌스러운 노래를 왜 계속 듣나 싶었는데, 이젠 그 노래와 같이 추억을 듣고 있는 거였구나 싶다. 엄마에게도 생명력이 넘쳤던 20대의 추억은 추운 겨울 따듯한 이불속 같을 테니까.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상은 낭만은 사라지고 좀 더 세속적인 것을 위해 힘들게 살다가 어느 순간 문득 들려오는 젊은 시절의 노래는 잠깐 동안이나마 나를 그때로 되돌려준다. 그러니 아마 엄마도 그리고 나도... 예전 노래를 듣는 것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