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를 다녀왔다. 요즘의 마트는 갈 때마다 놀라움의 연속이다. 마트의 길을 다니며 다람쥐처럼 이것저것 카트에 모은다. 사람은 4명인데 필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지 싣고 싣어도 뭔가 부족한 것 같다. 모두 집어넣고 계산대로 가기 전에 한 번 다시 점검을 해보자.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아닌 것은 또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놓아야 한다. 계산대 앞에서 놀람과 경악을 하지 않으려면 필요한 과정이다.
드디어 계산대다. 계산원이 물건의 가격을 찍기 시작한다. 나는 속으로 작게 심호흡을 한다. 우유 한 개, 밀가루 한 봉지는 몇백 원 혹은 몇천 원 오른 것이지만, 이것들을 다 모아 한 카트에 실으면 무시할 수준이 아니다. 캐셔가 물건값을 스캔할 때마다 올라가는 합계금액에 심장의 박동수가 늘어나고 등에 식은땀 한줄기가 흐른다. 마지막 합계금액에선 놀라움의 비명이 터져 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는다.
자동차로 돌아와 유난히 가볍게 느껴지는 장바구니를 트렁크에 실으며 생각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노력이 모여서 출간이라는 임계점을 넘으려면 얼마나 남았을까?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은 정말 진리일까? 항간의 우스갯소리처럼 그저 티끌을 티끌일 뿐인 걸까? 하루의 노력이 모여 결과를 이루기에 내 노력은 충분히 많은지 생각해 본다. 마트의 장바구니처럼 내 노력의 영수증도 마찬가지일 테지. 그런데 이제 나는 가진 것이 시간밖에 없던 20대가 아니다. 세월이 빛처럼 흐르는 40대가 되었다. 시간은 나이만큼 속력이 늘어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점점 빠르게 흐르는 것 같으니 말이다. 하루에 너무 적은 노력을 하면 장바구니가 넘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니 노력의 복리를 누리려면 매일을 밀도 있게 살도록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