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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en

by 곽소민


캐런 카펜터스.


Sing 이란 노래를 어릴 때, 아무 생각 없이 따라 부르곤 했다. 어느날 카펜터스 형제 중 캐런에 대한 다큐를 우연히 보게 됐다. 그때 나는 밤새 우느라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녀는 심각한 우울증과 식이장애로 건강이 악화되어 심장마비사 했다고 알려져 있다.


무엇이 그녀를 그렇게 만든 걸까? 좀 더 살아 있어서 더 많은 노래를 남길 수는 없었을까? 곰곰이 생각해봤지만, 부질 없는 것이었다.


Mtv에 빠져서 살던 꼬맹이가 라디오를 더 좋아하게 되던 무렵, 작은 파나소닉 워커맨에서 무심히 흘러나오던 노래 중에서도

'참 좋구나...' 라고 느낀 곡들은 카펜터스 였던 적이 많았다.

하지만 앨범을 다 찾아 듣는 열성은 부리지 않았는데, 그 당시 나는 약간 염세적이었고 지나치게 낙천적이거나 밝은 노래들은 피했기 때문이었다.

그때는 정원영, 이소라, 유희열, 윤상...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피아졸라, 라흐마니노프, 쇼팽... 등의 음악이 더 좋았던 것 같다.


나는 음악을 들을 때, 가사보다는 멜로디와 악기 위주로 듣는 버릇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 노래의 뜻을 음미한 적이 별로 없었다. 가끔 가사가 들리는 노래들은 잘 듣지 않았다. 나는 나를 지키고 싶었다. 그때는 뭘 들어도 마음이 아팠기 때문이었다.


듣는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가사 만큼 해악적인 건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니지만 음악을 듣는 건 주로 기분 전환이나 쉼이 필요할 때 일진데,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가사는 자칫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고 느낀다.


음악 하나로도 충분히 강력한 아우라를 가지는데, 언어가 더해지면 초월적인 것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물론 영혼이 입혀진 음악만이 그렇다. 그건 잘 쓰면 약이되고 못 쓰면 독이 된다. 악에도 영혼은 있으므로.


카펜터스의 음악 중의 백미는 그녀가 잘 다뤘던 부드러운 드럼의 비트. 그리고 멜로디를 더욱 청아하게 만드는 오보에나 플룻의 선율로, 깨끗하게 직조되었다. 한 곡, 한 곡의 완성도가 높거니와 길지 않은 노래 속에 절제된 감정들이 빛났다.


그런 그녀의 노래를 만든 그 심성을 사랑했고, 섬세한 마음결이 참 마음에 들었다. 천사가 잠시 내려와서 음악을 남기고 간 건 아닐까, 하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비록, 그녀 자신은 스스로와의 싸움 끝에 너무 일찍 떠났지만. 나는 그녀가 연약했다고도, 졌다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누가 그녀를 비난할까. 최선에 최선을 더해서 살았기 때문에 이 아름다운 음악들이 세상에 오래 남게 된 것이고, 후세에 계속 불리게 되는 것이겠지.


카펜터스의 음악은 뭐 하나 싫은 게 없을 만큼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그 노래를 들으면서, 그녀의 가녀린 손을 살며시 잡아주고 싶다.


그녀를 아주 잘 이해하는 좋은 친구가 되어 주고 싶다.


그녀가 곧 언젠가의 나이고 너일 것이므로.



https://youtu.be/O3doTyoI80E?list=RDEMiUZH_LMutF5woH39lyQLFQ


길 걸으면서 자주 부르는 노래들이 몇 곡 있는데, 가사를 다 아는 건 한국 노래들 밖에 없었다. 근데 오늘 다시 'Close to you' 를 들으면서 가사를 보니 참 착하고 슬프고 예쁘다.


Carpenters - Close To You


Why do birds suddenly appear every time you are near
당신과 가까이 있을 때면 왜 항상 새들이 나타날까요


Just like me, they long to be close to you
나처럼, 그들도 당신 곁에 머물고 싶은가봐요


Why do stars fall down from the sky every time you walk by
당신이 걸을 때면 왜 항상 별들이 쏟아질까요


Just like me, they long to be close to you
나처럼, 그들도 당신 곁에 머물고 싶은가봐요

*
On the day that you were born
당신이 태어나던 날


And the angels got together
천사들이 모여서


And decided to create a dream come true
꿈을 이루기로 했지요


So they sprinkled moon dust In your hair of gold
달빛의 가루를 당신 금빛 머리에 뿌리고


And starlight in your eyes of blue
별빛을 당신의 푸른 눈에 빠뜨린걸요

**
That is why all the girls in town follow you all around
그래서 동네 모든 소녀들이 당신 곁을 맴도는 가봐요


Just like me, they long to be close to you
나처럼, 그들도 당신 곁에 있고 싶어하니까요


That is why all the girls in town follow you all around
그래서 동네 모든 소녀들이 당신 곁을 맴도는 가봐요


Just like me, they long to be close to you
나처럼, 그들도 당신 곁에 있고 싶어하니까요


Just like me, they long to be close to you
나처럼 그들도 당신 곁에 머물고 싶은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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