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의 에너지가 너무 크게 느껴졌다.
특히 나보다 훨씬 강력한 존재인 어른들의 에너지는 또래들의 에너지보다 배로 크게 다가왔다.
미묘한 표정과 감정의 변화를 귀신같이 알아채고 쉽게 동요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당연하다 생각하는 것들에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생각지도 못한 나의 엉뚱한 말에 어른들은 당황했을 것이다.
또는 어떤 반응을 해줘야 좋을지 몰라 고민하다가 반응을 하지 못한 적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당연히 어른들의 그런 생각을 알 수 없는 나이었고 내 이야기를 듣고 상대방이 기분이 좋은지 좋지 않은지만 구분할 수 있었다. 웃지 않는다는 것은 기분이 좋지 않다는 뜻이었다.
'나는 나쁜 말을 하지 않았는데..'
내가 나쁜 말을 하지 않았는데 어른들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은 나를 싫어한다는 뜻이었다.
부정적인 반응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는지 나는 점점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고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