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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치나 버기 투어 샌드 보딩 퀸

by 윤혜정
@판매완_161106_와카치나 사막의 붉은 노을2_130x90_15만_효은언니에게.jpg


호스텔 앞에 버기가 도착한다.
(바나나 호스텔 2015년 11월 말 기준, 2인실+버기 투어 193 솔/약 68,000원 - 1인당 약 34,000원)

우리를 모래사막으로 데려다 줄 버기, 호스텔 앞에 등장.
바나나 호스텔의 버기는 인기가 많아서 그런지 좀 구식(?) 이었고 사람들도 꽉꽉 채워서 출발했다.
(다른 투어 회사는 버기 안에 자리가 좀 여유 있었음)
스릴을 즐기고 싶다면 뒷좌석에 착석.


버기를 타고 사막에 나간 후, 모래언덕에 도착해서 보드를 타기 시작한다.
점점 모래언덕의 높이가 높아지며 레벨 업.
샌드 보딩 하면서 온몸 구석구석에 고운 모래가 안 들어가는 곳이 없다고 생각하면 됨.
그래서 복장은 모래가 안 들어갈 옷(레깅스)이거나 모래가 들어가도 툭툭 털면 되는 아주아주 얇은 비닐 소재.
낮은 무지하게 덥고 석양 후 숙소로 돌아올 때는 바람이 차갑기 때문에 안에는 나시 밖에는 초경량 바람막이.


버기를 타고 모래 언덕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은 생각한 만큼 스릴만점은 아니었지만
사막에서 탄 샌드 보딩은 상상 그 이상.


나는 샌드 보딩 퀸 이었다.
나와 '그 녀석'은 엄청나게 빨리 내려오는데 왜 잘 못 내려오고 중간에 걸리지?

노하우 1. 보드에 왁스를 자~알 칠한다. (꼼꼼히)
노하우 2. 몸에 힘을 주어 쫙- 펴고 배만 보드에 닿는다는 생각으로 허리와 다리를 든다.

너넨 어떻게 그렇게 빨리 막힘없이 내려올 수 있냐며 같이 투어 간 애들이 경탄한다.
초경량 바람막이가 바람에 휘날리면서 살에 닿아 아플 지경.

바람에 날리는 바람막이 비주얼은 흡사 슈퍼맨 빨간 망토.
갈수록 점점 레벨이 높아지는데, 마지막 모래언덕은 밑이 까마득하다.
이거 건물 몇 층높이야??
저 아랫사람들이 저렇게 조그맣게 보이는데 하나도 겁이 나지 않는 건 뭐...?
그냥 바닥이 모래라는 이유로...?
보드 바닥을 왁스로 장전하고 보드에 내 몸을 맡긴다.
가는 길은 끝도 없이 길었던 것 같은데 먼저 내려와 서 있는

같은 투어팀을 빠른 속도로 가로질러 한참 뒤에 서는 내 보드.
팀을 지날 때 그들이 보내는 언빌리버블 눈빛.
근데 모래 위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발자국 위를 지나갈 때에는 보드가 튕겨서
골반뼈가 보드에 부딪히는 바람에 내 골반은 시퍼렇게 멍들었다.

부드러운 모래가 스피드와 만나 돌이 돼버렸다;;
되게 긴 것 같았은데 너무 순식간에 끝나버린 마지막 샌드 보딩.
너무 정신없어서 그 스릴이 잘 기억나지 않는 건 함정.
(아, 지금 순간 생각났다. 뭔가 내려갈 때 점점 무서워 지기는 하는데
지금 모래로 떨어져 버리면 죽을 것 같아서 계속 끝까지 타게 되는 상황. 이었던 걸로 기억)
나 다음으로 '그 녀석'이 내려오는데 슈퍼맨 같은 모양새가 좀 웃기다.
갑자기 부끄러워지는데. 나도 저랬을 거 아냐.


1911_와카치나의오아시스.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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