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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ni Nov 29. 2019

주 5일 근무하고 싶다

지방지 수습기자 일지

입사한 지 2개월이 다 돼가는 현재. 나는 총 7번을 쉬었다. (그중 한 번은 체육대회여서 회사 출근한 거랑 다름이 없었지만) 토요일 만! 쉴 수 있는 신문사의 구조상 우리는 주 6일제이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신문을 발행해야 되기 때문인데) SK는 주 4일을 시행한다고 하고 몇몇 회사들도 주 4일 근무체계를 갖춘다는 이 시점에서. 주 5일도 아니고 6일이라니. 힘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언론고시생 시절 합격만 한다면, 기자만 된다면 일주일 내내 일을 해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는 크나큰 착각이었는데, 평소 주변 친구들이 차라리 돈을 조금 주더라도 주 4일이 되던지, 일찍 퇴근을 시켜주던지 라고 할 때마다 속 편한 소리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직접 경험해 보니 친구들의 말이 무슨 의미였는 지 강하게 느끼고 있다.


휴일은 너무나도 소중한 시간이며 1분 1초가 아까운 날들이라고. 함께 스터디를 하다가 기자 된 오빠에게 주 6일에 대한 불평불만을 쏟은 적이 있었는 데(오빠의 회사는 주 5일 근무제이다) 기자란 특히, 일간지 기자들은 워라벨이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래도 이 시기만 잘 넘기면 계획적으로 시간을 쓸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친구들에게 주 6일 근무를 한다고 하면 다들 놀라곤 하는데, 대부분의 반응은 '나 같으면 기자 안 한다'이다. 주 6일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지인들과의 약속을 잡을 때 발생한다. 나는 토요일 저녁부터 출근 준비를 하기 위해 집에 일찍 들어가야 된다면, 대부분 약속의 불타는 밤은 토요일 저녁에 시작된다. 나는 전혀 참여할 수 없다. 그리고 연말이 다가오면서 1박으로 여행을 가자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보통 토일 코스로 잡겠다고 한다. 나로선 일요일 출근을 해야 되니 여행에 참여하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6일 근무라서 몸이 피곤한 것도 지치는 것도 있지만, 가장 힘든 점은 지인들과의 약속을 잡기 힘들다는 점이다.  얼마 전 회사 선배와 주 6일 근무에 대해 이야기할 일 있었다. 친구들이랑 약속 한 번 잡기가 힘들다고 하니 그래서 선배는 혼자 여행을 많이 다닌다고 하셨다. 그것도 차츰 익숙해진다면서.


우린 당연히 '빨간 날'도 출근한다. 다들 쉬는 공휴일에도 우리는 회사를 나가야 한다. 그다음 날 신문이 발행되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이놈의 '빨간 날'도 힘들다. SNS상에 올라오는 2030년까지 회사를 다녀야 하는 이유(?) 이런 거는 나에게 해당되지 않는 부분이다.


그렇게 신문사의 구조에 적응 중이다.(사실 99.9% 적응하지 못했다. 약 0.1% 정도 적응 중이랄까) 최근 신문들도 주 6일 발행이 아닌 주 5일 발행을 하자는 이야기들이 나온다고 한다. 이미 몇몇 신문사들은 주 5일 체제로 바꿔서 운영 중이기도 하다. 내년 우리 회사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길 기대하면서. 내일은 토요일이니 열심히 쉬어야 되겠다.



*상단 이미지 출처: 구글(google) '휴일'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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