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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ni Jan 10. 2022

지난 기자 생활을 되돌아보며

쉽지가 않구나

3년 차 사회부 기자의 하루 삶의 일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오전 보고-출입처 방문-점심 약속-오후 보고-마감-저녁 약속

패턴은 단순하다. 그러나 기사 아이템 발제 내용, 약속 상대 등에 따라 내용이 복잡해지는 경우들이 많다. 


1년 차 때는 모든 게 어리둥절했다. 어떤 내용을 찾아야 할지, 어떤 내용으로 기사를 적어야 할지 등 어려웠다. 취재원 관리는 어떻게 해야 될지, 만나면 무슨 말을 건네야 할지 도통 감이 오지 않았다. 그렇게 어리둥절하게 시작했던 시작은 어리둥절하게 1년을 채웠다. 


그리고 2년 차 시작인 지난 2021년이 시작하면서 새로운 목표를 잡았다. 최선을 다해 일에 집중해보기. 조금은 덜 어리둥절하기.  그렇게 해서 나의 하루 일정들은 대부분 일 약속으로 채워졌다. 일주일 내내 취재원들과 만나 술을 마시는 날이 점점 많아졌다. 점심, 저녁, 커피 등 하루에도 2~3개 약속이 있는 날들이 대부분이었다. 약속이 늘어날수록 애석하게도 몸무게도 함께 늘어났다. 


그러다 보니 쉬는 날이면 집에서 누워 일어나지 않기를 반복. 친구들을 만나는 날은 점점 줄어들었다. 나름 외향적인 성향이라고 생각했는데, 주 5일을 외부에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개인 시간까지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고 할까. 지인들과의 약속은 점점 줄어들고 카톡, 문자, 전화는 대부분 일 적으로만 채워졌다. 


또 기획기사는 얼마나 썼는지. 기획기사 한 편을 마감하고 나면 또 다른 기획으로 머리를 아파했다. 모든 문제는 내가 기획기사를 쓰겠다고 손을 들었다는 것. 기획 전날은 출입처에서 9시가 넘어 퇴근하기 일수. 기획 마감 날은 출입처에 새벽부터 도착해 기사를 붙들고 있었다.


그렇게 지난 2021년 한 해를 마감했다. 2021년 마지막 날 핸드폰에 저장된 약속을 보니 참 열심히 살았구나 싶었다. 한 달 중 약속이 없었던 날이 없었으니깐. 물론 몸무게도 많이 늘어나고 취재원으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도 많아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속이 늘어난 만큼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친해진 과장님, 팀장님, 주임님들 그 외의 취재원들. 물론 생각보다 가까워지지 못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인간적으로 다가와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또 동료 기자들도. 기획기사를 쓰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조금씩 기획력, 취재력도 예전보다는 많이 늘어났다. 앞으로 더 성장해야 되겠지만. 


수습이라는 딱지를 떼고 기자생활을 한 지 1~2년. 앞으로 더 치열하게 부딪히고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되겠지만, 조금은 덜 어리둥절해질 수 있을 거 같다는 용기를 얻은 게 지난 기자생활을 느낀 점이랄까. 



*상단 이미지 출처: 구글(google) '물음표'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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