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직원의 태평천하

카푸어

by 윤직원










<전운보초, 차 사다>


용인에서 여의도까지 지하철로 출근했던 지난 1년 6개월. 문에서 문까지 꼬박 2시간이 걸렸습니다. 안 힘들었다면 거짓말이겠죠. 그래도 제 체력만 갈아 넣으면 되는 문제였기에 그냥 꾹 참고 다녔습니다.


진짜 문제는 퇴근이었습니다. 업무 특성상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야 일이 끝나는데요. 회사를 나설 때쯤이면 지하철은 이미 끊긴지 오래. 택시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택시비는 지폐 큰 거 한 장이 들었어요. 월급의 상당 부분을 길거리에 뿌리고 다니는 셈이었습니다.


저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직장 동료들은 “용인 산다며?”를 제게 인사말로 쓰기에 이르렀습니다. 처음 보는 분들마저도 “직원 씨 맞죠? 그 용인 산다던?”하고 인사를 하시더군요. 용인시 마스코트 ‘조아용’ 이모티콘을 사용해 저를 놀리는 동료도 있었습니다. (분하고 웃겨서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이 웃픈 걱정은 종국에 두 가지 결론으로 나뉘게 되는데요. 하나는 “독립해라”, 나머지 하나는 “차 뽑아라”였습니다. 독립, 차, 독립, 차... 어느 쪽을 선택할지 고민한 지도 어언 반년. 돈과 체력을 허공에 날리는 생활도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지요.


결국 윤직원은 지하철 출퇴근의 시대를 마감하고 (중고로) 차를 사게 됩니다. 겁 많은 초보 운전자는 과연 40km 거리를 매일 운전해 회사에 도착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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