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삶을 견디게 하는 것들

방종우 야고보

by 세실리아

(2025. 5. 1.)


아침부터 2시간가량 차를 운전해 전주에 왔다. 오늘 꽤 운이 좋은 편이다. 아침에 늦장을 좀 부렸는데도 한옥마을 근처 L호텔 지하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1층 로비에 있는 한옥마을이 고즈넉이 내려다보이는 카페에 막 앉으니 창밖으로 느닷없는 폭우가 쏟아진다. 오는 내내 날이 흐려서 더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네비게이션은 안정적으로 전주까지 오는 길을 안내해 주었고, FM 라디오에선 이 날씨와 딱이다 싶은 음악들이 연이어 흘러나왔다. 커다란 통유리창에 뿌려대는 이 비가 그칠 때까지 몇 시간이고 여기서 이렇게 책을 읽다가 오후 5시쯤 일어나 인근에 있는 아무 곳이나 들어가서 뜨끈한 된장찌개에 전주비빔밥을 먹고 숙소로 들어갈 예정.. 이 순간, 내 삶에 어떤 결핍이나 아쉬운 요소는 단 하나도 없다. 모시고 온 방종우 신부님의 책 《어쩌면, 삶을 견디게 하는 것들》과 함께 고요하고 평온한 연휴..

연쌍화차.jpg 전주한옥마을 연쌍화차_20250501


나는 영원히 내일의 나보다 젊다


(P146-47) 젊음이란 게 그렇다. 정작 본인은 스스로가 얼마나 젊은지 모르고 그것을 흘려보낸다. 내일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얼마나 빛나는 존재인지 모르고 우리는 종종 우두커니 머물 뿐이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서야 깨닫는다. 어느새 그때의 젊음이 지나갔음을. 그러면서 또 지금의 젊음을, 지금의 시간을 허비한다. 누군가 나의 젊음을 바라보며 경탄하고 있는 줄 모르고 (중략)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돌아서며, 불과 며칠 전 근심에 가득 차 있던 내 모습을 떠올렸다. 사람들이 나를 우습게 여기거나 무시하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진땀을 흘리던 내 모습을. 그러자 스스로가 얼마나 빛나는지 모르고 위축되었던 나 자신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로부터 몇 년의 시간이 흘렀다. 지금의 나는 분명 그때의 나보다 나이가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빛나는 존재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나는 영원히 내일의 나보다 젊고 누군가는 내 젊음을 부러움의 눈길로 바라볼 것이므로. 지금의 나를 걱정으로 소비해 버리기에 나는 여전히 젊다. 당신도 그렇다.

매거진의 이전글In Love - 안락사 관련 책, 실화 바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