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강용수

by 세실리아

(2024. 5. 18.)


공휴일이라 모처럼 집과 카페에서 쉬면서 그동안 읽은 책들을 필사도 하고 하루를 알차게 잘 보냈다. 어제 학과 홍보 관련해서 기안문 올린 걸 검토하신 후, 교장선생님께서 몇 가지 의견을 주셔서 오늘 집에서 자료만 좀 준비하려고 공문 출력도 해가지고 왔는데 에라, 몰러.. 집에서까지 뭔 일이야? 내일 학교에 가서 하면 되지. 일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게 휴식이라는 걸 그새 잊은 게냐ㅎㅎ


살면서 만약 누군가의 생각이 나와 조금 다르다고 해서 그걸 나에 대한 공격이나 모욕으로 받아들이진 말자. 누가 뭐래도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과 흔들리지 않는 자긍심이 있다면 타인과 세상을 조금은 더 객관적으로 관조할 수 있으리라. 요즘 서점가의 유명세에 비해 생각보다 별거 없다고 느꼈는데, 계속 읽다 보니 참 좋은 책이었다. 소장할 만한 가치도 충분하지만 시작한 김에 열심히 필사를 해보았다. 손목이랑 손꾸락이 좀 아프기까지. 온라인 서점 도서 목록에 추후 구입할 책 몇 가지를 정리 좀 해놓고, 이 책을 비롯해서 내일 학교 도서관에 반납할 책들 박스에 싸놓고 어여 자야지. 휴일은 끝이지만 내일이 금요일이란 사실이 다시 나를 설레게 한다.

쇼펜하우어.jpg 20240518_베키아에누보대전점


인간이 사교적으로 되는 것은 고독을,
고독한 상태의 자기 자신을 견딜 능력이 없어서다.


(179-180) 쇼펜하우어는 고독과 사교성을 대립하는 것으로 본다. 지적인 능력이 클수록 혼자 지내려는 경향이 강하고 지적 능력이 떨어질수록 어울리는 경향이 강하나는 것이다. 따라서 고독은 위대한 사람의 특성이다. 고독은 인간의 본래 모습에 가깝다. 친구든 애인이든 가족이든 나와 완전히 하나가 되는 일은 불가능하다. 각자 개성과 취향, 의견이 달라서 늘 불협화음과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오직 자기 자신과는 유일하게 완전한 융화가 이뤄질 수 있다. 마음의 평화와 행복은 오직 자신의 고독 안에 생겨난다. 행복을 얻기 위해서 그 원천인 고독을 피하지 말고 그것을 견디는 법을 배워야 된다. "누구나 자기 자신의 고독한 모습일 때 본래 지닌 것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p230) 내가 깨달은 것만큼이 나의 세계다

인간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의 한도는 각자의 개성에 의해 미리 정해져 있다. 특히 정신력의 한계에 따라 고상한 향유를 누릴 수 있는지, 그렇지 못한지 그 능력이 최종적으로 정해진다. 쇼펜하우어에게 최고의 즐거움은 정신적인 즐거움이다. 정신력이 부족하면 외부 환경이 아무리 좋아도 평범한 행복을 느끼며 동물적인 쾌락, 저급한 사교나 유흥에 빠져들고, 높은 정신력을 가진 사람은 독서와 사색, 그리고 저술 같은 활동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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