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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간 윤종신 Jul 29. 2018

무엇이 어떻게 왜 잘못되었는가

『당선, 합격, 계급』

『당선, 합격, 계급』은 한겨레문학상, 수림문학상, 제주 4.3 평화문학상, 문학동네작가상 등 굵직한 장편소설 공모전에서 4관왕을 차지하며 한국 문학계의 스타로 발돋움한 소설가 장강명의 르포다. 저자는 한국 사회 안에서 작가가 되는 ‘등단’ 방식이 다수가 선망하는 명문대나 대기업 안으로 진입하기 위해 치러지는 ’공채’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지적하며, ‘문단’이라는 난공불락의 성을 만들고 유지해나가는 현재 한국 문학과 출판계의 작동 방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대규모 공모 및 시험으로 합격자를 선발하는 방식은 문학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서열구조와 관료주의를 불러왔고, 결국 한국 사회를 철저한 계급 사회로 고착화하는 데 크나큰 공을 세웠다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당선, 합격, 계급』이 특별한 건 모두가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끼지만, 무엇이 어떻게 왜 잘못되었는지는 쉽사리 말하지 못하는 한국 문학계의 계급 시스템에 대한 공론화를 시도하기 때문이다. 이제껏 이러한 문제 제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대부분이 인정 투쟁이나 흠집 내기로 여겨지며 휘발되기 일쑤였기에, 이번처럼 상대적으로 훨씬 더 유명하고 주목도가 높은 스타 작가의 목소리는 더욱더 뜻깊고 값지다. 저자는 문학공모전의 기원과 매커니즘, 그리고 영향력을 본격적으로 살피기 위해 출판사 관계자들을 두루 만나 인터뷰하고, 작가 지망생 및 독자 1000여 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벌이며, 자신이 직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어느 공모전의 심사과정을 비교적 상세히 중계한다.


『당선, 합격, 계급』
지은이 장강명
출간정보 민음사 / 2018-05-04

김주성

<월간 윤종신>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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