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개발사업의 현재와 새만금의 마지막 갯벌 수라갯벌을 다룬 황윤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수라’
영화를 보며 울컥하는 순간들이 정말 많았는데, 마지막 영화관을 가득 채운 새소리에 눈물이 왈칵 나왔다. 엔딩크래딧에 올라가는 출연했던(등장했던) 새들의 이름이 올라가자 그 눈물을 더욱 멈출 수 없었다.
나는 항상 궁동공원 산책길에 들리는 새소리가 반가웠다. 새를 쉽게 마주할 수는 없지만 그 지저귐이 그래도 아직은 살만한 동네라고 얘기해 주는 것 같아서, 새들이 우리 동네에 함께 살고 있어서 항상 고맙고 기뻤다. 그래서 영화 마지막의 초롱초롱한 새소리가 더욱 아름답게 들렸던 것 같다.
목적도 이유도 없어져버린 새만금개발사업은 1991년 11월에 시작되어 2004년에 완공한다는 계획이 무색하게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군산 지역에 뚜렷한 경제적 기여도 없이 천혜의 자연보고인 갯벌만 파괴하며 공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 최대 간척지 새만금’에 대해 교과서에서 듣기만 했지 드넓은 간척지가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는 솔직히 관심이 없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수많은 바다 생명체와 새들의 서식지였던 새만금이 33km의 긴 방조제로 막혀버린 뒤 그 안에 살던 생명들은 죽음으로 내몰렸다. 오늘도, 내일도 돌아오지 않는 바닷물을 하염없이 기다리다 서서히 말라죽어버린 조개. 점점 숨 쉴 수 있는 깨끗한 공기가 사라져 가는 우리가 처한 환경이 그 조개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그렇게 슬펐나 보다.
바보 같은 사람들의 정책적 판단에 ‘시민’이 눈을 뜨고 있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이 본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긴 세월동안 새만금을 지켜내기 위해 애쓰고 있는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노고에 큰 박수를 보내며 영화를 만들고 100개의 극장을 열기 위해 애쓰신 모든 분들께도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무더운 여름, 꼭 시원한 극장에서 ‘수라’를 보세요. 그러면 꼭 새만금을 살려서 도요새 군무를 보러 가고 싶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