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달렸지만 막막한 우리들
나, 잘 살고 있는걸까?
흔히들 20대와 30대와 40대 이상의 방황은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고들 한다. 그래서 가능한 빠르게 실컷 방황해보고 길도 잃어보면서 나중에 후회할 일을 최소한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다고.
그래서 더 열심히 눈에 보이는 것들 하나하나 두드려가며 걸어왔던 것 같다. 당연히 대부분이 큰 의미를 남기지 못했지만 그 중 정말 일부에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찾아 여기까지 이르렀다고 생각했는데, 요즘같이 크고 작은 잦은 실패 앞에서는 믿었던 것들과 의심해왔던 것들에 대한 신뢰가 바닥이 난다. '조급해하지 말라'고 하지만 당장 코 앞에 닥친 숙제들을 보고 하나씩 건들여보고 있노라면 그마저도 아껴두고 있던 평정심과 여유가 무너지는 것은 시간 문제인 듯 하다.
현재에 최선을 다하며 방황해하는 것. 단지 시간의 흐름에 맡기는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충분한 고민의 시간이 있어야 어떠한 결과에도 빠르게 승복하고 인정하여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불안함과 힘듦은 20대에 너무도 당연한 과정이 아닐까. 이미 너무 안정적인 극소수를 제외하고, 20대에 하루하루 살아냄이 단조롭고 편안하다면 그것은 '젊음'이라는 패를 너무 쉽게 남은 미래에 배팅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기에 오늘도 달려왔지만 막막한 우리는 잘 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