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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윤 Jan 30. 2023

추가 전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전편에 이어)

https://brunch.co.kr/@yoonjungnomad/23



채용 과정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전 날 밤 서류를 접수했는데 다음 날 오전 9시도 되지 않아 합격 메일이 도착했다. 아무리 인사팀이 부지런하다지만 이런 속도가 가능한가 의문임과 동시에 형식적인 소통만이 이루어지는 곳은 아니겠구나 싶어 호기심이 생겼다.




이후 한 차례 과제 전형을 거쳐 면접을 보게 되었다. 대표님과 함께하게 될 팀장님(이자 이사님), 그리고 실무진 이렇게 3명이 참여하였고, 이미 이전 몇 번의 면접 경험을 통해 긴장감은 많이 덜어내고 최대한 솔직하게 그 자리에 임했다. 사전에 대표님과 팀장님의 인터뷰를 읽어본 후였는데, 글에서 풍기던 이미지가 사람에게서도 어느 정도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이 면접의 무게감과 달리 재미있었던 경험이었다.



추가 전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면접 이후, 긍정적인 인상을 받았으나 추가 전형을 통해 실무 능력을 검증하고 싶다는 제안을 받았다. (처음 채용하는 직군이라 사전 과제 준비가 부족했음이 솔직하게 언급되어 있었다.) '이렇게까지 하는 게 맞나?'는 생각이 잠시 스쳐 지나갔으나, 동시에 이만큼 신중하게 직원을 뽑는 회사에서 함께하게 될 동료들에 대한 기대가 커져 제안을 수락하였고 최종적으로 합격 통보를 받을 수 있었다.



함께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여담이지만, 전 직장에서 운이 좋게 빠른 승진과 책임을 맡게 되면서 만 2년간 연봉이 꽤나 가파르게 상승하여 이에 대한 이직 과정에서 조율이 필요했다. 간호사 면허를 내려놓고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으니 어느 정도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였고 현 직장에서 그에 대해 정중하게 오퍼를 주어 원만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연봉보다 중요한 것

회사를 다니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 '돈'이다. 이 불변의 진리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20대 후반인 나에게는 지금 당장의 높은 연봉보다 앞으로의 성장성과 비전(vision)이 더 중요하다. 스스로 받는 돈에 떳떳하지 못하면 그 성취감은 건강한 것이 아니기에. (물론 알면서도 자꾸 외면하게 되는 것이 눈앞에 놓인 보상의 무서운 점이다.)


불건전한 성취감은 무섭다. 나이가 들고 경력이 쌓이며 성장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이를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라 여기고 그 권력을 여기저기 행사하고 다니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이 없다. 대부분 그들을 외면한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바뀔 여지가 보이지 않아서, 굳이 대응하기 귀찮아서다. 그렇게 조용히 사회에서 도태된다.


그래서 꾸준한 성장이 중요하다. 성장을 기반으로 한 자신감은 업무를 하며 자연스럽게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에 따른 성과는 곧 연봉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당연하다. 지속적인 성과를 내는 인재를 놓치고 싶은 회사는 없을 테니 말이다. 물론 직장 내에서는 어느 정도 자신의 가치에 대한 과한 기대치를 심어준 후, 스스로 약간의 긴장감을 유지하며 어떻게든 해내려는 오리의 발길질이 필요하다. 언제 자신을 증명할 기회가 올지 모르니!



이직 기간에 다녀온 제주도 여행


부업의 효과

전 직장을 다니는 기간 동안 꾸준히 부업을 유지하며 나름대로 얻은 성과들이 있었다.


수많은 실패를 겪는 과정에서 소위 '자기 객관화'라고 말하는 또 다른 시야를 가지게 되었고 (그럼에도 이를 실천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나라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에 집중해 보았다.


유명한 이들만큼 매달 월급 이상 벌지는 못하지만 최소 내가 먹고 쓰는 용돈 정도는 부업으로 충당할 수 있게 되면서 당장의 연봉에 대한 조급함을 더 쉽게 내려놓을 수 있었다. 직장에서는 차차 증명하고 인정받으면 되는 일 아닌가?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계약된 시간 외의 시간은 생산성이 높은 다른 일에 투자하면 되니 억울하고 말고 할 것도 없다. 부업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좀 더 자세히 해보려고 한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 나는 나의 세 번째 직장을 만나게 되었다.


+) 모든 협의가 끝나고 받은 메일의 문구가 인상적이라 일부 남겨본다. 채용의 모든 과정에서 인사 담당자분의 톤 앤 매너가 회사에 대한 첫인상을 결정하기에 이들의 업무가 또한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멋지다!


아침까지 이어진 비로 조금은 어두운 월요일이네요. 이런 날 좋은 소식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면 거짓이지만 ~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시니 다행입니다.

전형 외에 저희 회사나 동료들에 대해 자세히 소개할 시간을 갖지는 못했지만, 어떤 회사에서, 누구랑 일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HRer로서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회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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