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으로 바라본 세상

[1] 세상 _ 2

by 윤금현

1.5 우주의 변화

빅뱅 후 팽창한 우주는 지금도 계속 팽창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다른 무엇이 있을까요? 우주가 계속 커질 것인지, 적당히 커진 다음 그냥 그대로 있을 것인지, 아니면 풍선의 공기가 빠지듯이 점점 찌그러들어서 처음의 한 점으로 돌아갈 것인지, 우주의 운명에 대해 아직 현대 물리학은 정확한 답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주는 지금도 커지고 있다는 편이 우세하답니다.

우주 팽창의 근거로 ‘적색 편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적색 편이’란, 내가 나로부터 멀어져 가는 물체에서 나오는 빛을 바라볼 때, 그 빛의 파장이 길어지는 현상입니다. 그러니까 공간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잠깐 몇 가지 물리학 용어들을 정리해 볼까요?

파장이란 전자기파가 한 번 진동할 때의 길이를 말합니다. 파장은 길이 개념이므로, 파장의 단위는 미터이지요. 우리는 파장이 길다고 생각되는 전자기파, 그러니까 몇 센티미터에서 몇 킬로미터의 파장을 가지는 전자기파는 헤르츠 단위를 가지는 주파수로 표현합니다. 92.3 메가헤르츠 이런 식으로. 그러나 파장이 짧은 전자기파에는 그냥 그 전자기파의 파장을 붙여서 부릅니다. 980 나노미터 이런 식으로.

그러면 전자기파란 무엇일까요? 전기장과 자기장이 함께 서로 직각을 이루면서 진동하는, 그러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물리적인 실체를 우리는 전자기파라고 부릅니다.

인간의 눈은 전자기파의 일부 영역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전자기파를 눈으로 보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이 세상을 볼 수 있습니다. 빨강에서 보라까지, 그리고 그 혼합색들까지. 물론 우리가 볼 수 없는 전자기파가 훨씬 더 많기는 합니다.

이제 다시 전자기파의 구성 성분인 전기장과 자기장이란 무엇일까 궁금해집니다.

전기장은 양의 전하 또는 음의 전하가 존재하면, 공간에 생겨나는 장입니다. 장이란 영어의 'Field'를 번역한 말인데, 간단히 생각하면 거미줄을 상상하면 됩니다. 자기장은 자석의 N극이나 S극이 존재하면, 공간에 생기는 장입니다. 그런데 전기장이 변하면 자기장이 생기고, 자기장이 변하면 전기장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전기장과 자기장이 계속 변하면서 상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전자기파입니다. 이렇게 생긴 전자기파는 텅 빈 공간을 아무런 도움 없이 스스로 진행합니다.

이제 다시 적색 편이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전자기파에서 빨강이 파랑보다 파장이 길지요. 빨강의 파장은 620 ~ 750 나노미터 정도이고, 파랑의 파장은 450 ~ 500 나노미터 정도입니다. 수십 억 광년 떨어진 별빛의 흡수 스펙트럼을 관찰했더니, 이 선들이 빨강 쪽으로 치우치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모든 방향의 별들이 전부 적색 편이, 즉 빨강 쪽으로 치우치는 현상을 보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말은 모든 방향의 별들이 우리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우주 공간이 팽창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우리는 지금도 팽창하고 있는 우주에서 살고 있는 거지요. 인간의 우주 탐사 프로젝트는 갈 길이 먼데, 우주는 계속 커져버리면 어쩌란 말인가요!


1.6 우주에 대한 감상

어쨌든 우리가 지금 밤하늘을 볼 때, 거기에서 반짝이고 있는 별들이 전부 과거라는 사실은 알고 있겠지요. 빛이 광속으로 달려서 우리의 눈에 들어왔을 때, 우리는 어떤 물체를 본다고 이야기할 수 있으므로, 예를 들어 10 억 광년 떨어진 별을 지금 본다는 것은, 10 억 년 전의 그 별을 보고 있다는 것이 됩니다. 어쩌면 그 별은 지금은 이미 사라지고 없으며, 우리는 남아 있는 별빛만을 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인간은 지구라고 이름 붙인 행성에서 현재의 시간을 살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은 넓디넓은 과거의 우주를 바라보면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어찌 되었든 우주에 속해 있는 우리는 과거와 현재가 섞인 상태를 살고 있습니다. 혹시 압니까? 어딘가 미래도 살짝 섞여 있는지를.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고 싶으세요? 그럼 밖으로 나가서 밤하늘에 박혀 있는 별들을 바라보세요. 거기에 우리 인류가 태어나지도 않았던 시절의 과거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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