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으로 바라본 세상

[1] 세상 _ 4

by 윤금현

1.10 태양과 지구의 종말

태양이 어떤 이유로 갑자기 가려진다면? 그래서 태양의 빛과 열이 지구로 올 수 없다면?

8 분 후에 지구는 완전한 암흑이 될 겁니다. 말하자면 갑자기 밤이 찾아 온 거지요. 하늘에는 무수히 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겠지요. 그동안 낮에는 태양의 강렬한 빛에 의해서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았던 별들이 이제는 보입니다. 집이나 빌딩의 전등이 켜져 있으므로, 이 빛에 의지하여 어둠을 헤치고 살아갈 수는 있겠지만, 더 치명적인 것은 온도입니다. 지구는 태양의 열과 빛에 의하여 이 정도의 온도가 유지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태양 에너지가 없어지면, 지구의 온도는 영하 몇 십 도로 내려가게 되고, 온 세상이 꽁꽁 얼어붙겠지요. 바다가 얼어버리면 사람들은 걸어서 혹은 썰매를 타고 대륙을 이동할 수는 있을 테지만, 바다 속에 살고 있는 그 많은 생명체들은 어떻게 될까요? 전부 얼어서 죽게 되겠지요. 지구 내부에서 나오는 뜨거운 열이 분출되는 깊은 바다 속 몇몇 군데는 얼지 않을 수도 있고, 여기에서 약간의 생명체는 살아날 수도 있을 테지만, 과연 얼마나 오래 견딜 수 있을까요?

나무도 전부 얼어 버릴 것이고, 더 이상 산소를 만들어 내지 못하게 될 것이며, 그러면 육상에 살고 있던 생명체들, 인간을 포함하여 모든 생명들이 전부 숨을 못 쉬게 될 것이고, 그러면 이 지구는 종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 모든 것들이 태양이 없어진 8 분 후부터 시작되고, 모든 것들이 끝을 향해서 짧은 여행을 시작하게 될 겁니다. 그다지 긴 여정은 아닐 거예요.

현재 태양은 절반 정도의 에너지, 태양 에너지는 수소인데, 이 수소를 절반 정도 태웠다고 합니다. 태양의 나이는 대략 50 억 년 정도 되었으므로, 앞으로도 50 억 년 정도 더 활활 타오를 수가 있겠지요. 수소를 전부 태운 태양은 서서히 팽창을 하게 되어, 마침내 금성 또는 지구까지도 삼켜버릴 거라고 합니다. 적색거성이 되는 거지요. 그 다음 다시 수축을 해서 지금의 태양보다 훨씬 작은 백색왜성으로 남게 됩니다. 모든 것이 다시 우주로 돌아간다고 해야 할까요? 태양이나 지구나 모두 영원한 존재들은 아니니까요.

결국 지구는 죽음의 행성이 되면서 사라지게 됩니다. 이것이 이 세상의 종말입니다. 이 세상의 종말은 없을 거라고요? 아닙니다. 태양이 다 타고 꺼지면, 지구도 사라집니다. 이 세상의 종말은 분명히 있습니다. 인류는 이 시간제한을 잘 알고 있으므로, 훨씬 미래의 인류는 다른 태양을 찾아서 넓은 우주를 여행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물론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태양이 다 타버린 다음에 지구를 삼켜버리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인공 태양을 만들어 우주에 띄워 놓으면 됩니다. 반드시 태양만한 크기일 필요는 없습니다.

여기에서 거리의 개념이 나옵니다. 태양이 지금보다 지구에 가까워지면 지구는 너무 뜨거워질 것이고, 태양이 지금보다 지구에서 더 멀어진다면, 지구는 너무 추워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만들 수 있는 최대한의 인공 태양을 만든 다음(그래야 오래오래 사용할 수 있을 테니까요), 만들어진 인공 태양을 지구와 최적인 위치에 가져다 놓으면 되지 않을까요? 문제가 말끔히 해결되었습니다. 태양이 꺼졌어도 지구는 무사합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아닙니다. 태양계에는 태양을 비롯하여 8 개의 행성과 수백 개의 위성들이 있습니다. 지금 존재하고 있는 태양의 중력 덕분에 우리 태양계의 형태는 유지되고 있습니다. 작은 태양을 만들어 지구 근처의 우주에 띄워 놓는다면, 태양계의 다른 행성들과 위성들은 어떻게 될까요? 태양계 전체의 중력 분포가 달라졌으므로, 분명히 행성들의 운동 역시 달라지겠지요. 지구와 충돌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달이 지구로 떨어져버릴 수도 있고요.

역시 태양은 지금 그대로 존재하는 것이 제일 좋겠습니다. 50 억 년 후 태양이 꺼질 때쯤에는 인류는 거대한 우주선을 만들어 다른 태양을 찾으러 먼 우주여행을 떠나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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