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서 얻는 배움
오늘은 혼자 카페에서 매출 30만 원어치를 쳐냈다. 다리가 아팠고 정신이 없었다. 이 일을 8시간씩 주 5일 풀타임 잡으로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오후 4시까지는 웃으면서 즐겼는데 6시부턴 미소도 안 나올 정도로 손님과 설거지가 끊이지 않았다.
이렇게 힘들 때는 내 시간을 팔아서 무엇을 얻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한다.
돈을 버는 것은 생계에 필수적이지만 내게 중요한 가치는 아니다. 독립성, 창의성 같은 가치, 경험과 배움을 쌓으며 나를 알아가는, 나답게 사는 삶의 가치가 나에겐 중요하다. 배움이 꼭 멀리 있는 것만은 아니다. 내가 하루에 쓸 수 있는 체력과 에너지가 얼만큼인지 알아가고, 손님과 웃으며 소통하는 시간을 좋아하고 음료 제조는 즐기지만 설거지 시간은 싫어하고 다과 만들기를 즐기지 않는다는 걸 알아가는 것도 배움이다. 또한 컵이 열댓 개씩 쌓여도, 주문이 열댓 개씩 밀려도 하나하나 순서대로 히다 보면 어느새 말끔하게 해치워진다는 사실 또한 배움이다. 거대한 산처럼 첩첩이 쌓인 일들이 나를 짓누를 때 차근차근 하나씩만 생각해야 한다는 진실은 삶의 다른 부분에도 적용된다. 아주 작은 발걸음으로 한 계단씩만 오르는 것이다. 반대로 사소한 일이 너무 거대해 보일 때는 커다란 구조 속에서 작은 일부, 하나의 요소이자 장치일 뿐임을 생각한다. 힘에 부칠 때마다 이렇게 일상의 렌즈를 광각 혹은 망원으로 조절해야 한다는 걸 일을 하면서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