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내 영혼의 구원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by 윤슬

글을 쓰는 것만이 회복이고 치유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글을 쓴다.

그래야 살아갈 수 있으니까. 살아남을 힘.


부조리하고 앙상한 내 방 책상 앞에서, 이름 없고 하찮은 사무원인 나는 쓴다. 글은 내 영혼의 구원이다.
- <불안의 서> 중에서


나는 삶에게 극히 사소한 것만을 간청했다. 그런데 그 극히 사소한 소망들도 삶은 들어주지 않았다. 한 줄기의 햇살, 전원에서의 한 순간, 아주 약간의 평안,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빵, 존재의 인식이 나에게 지나치게 짐이 되지 않기를, 타인들에게 아무것도 원하지 않기를, 그리고 타인들도 나에게 아무것도 원하지 않기를. 그런데 이 정도의 소망도 충족되지 못했다.
- <불안의 서> 중에서


일주일 동안 화분에 물 주는 것을 잊었는데 오늘 갑자기 오렌지 자스민이 피어났다. 달큼한 꽃향기를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화분에 물을 듬뿍 준다.


햇살과 하늘과 나무에게 충만함을 선사받으며 글을 쓰는 삶.

오직 그렇게 사는 것.

과분한 꿈.


영혼이 부서지는 날이다.

조각조각이 떨어져 흩어진다.


내가 글을 써도 되는 사람인가 글을 쓰기엔 너무 하찮지 않은가 가슴 속 깊이 피어오르는 의심.


글을 쓰고 연극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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