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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달 Dec 12. 2022

회사는 나를 책임져주지 않는다

친한 지인 두 명이 해고됐다. 한 명은 현 직장 동료이고 다른 한 명은 전 직장 임원이다. 현 직장 동료는 "계약직"이라는 이유로 정규직 전환 혹은 재계약이란 논의도 없이 12월 부로 마지막 근무를 하게 되었다.


전 직장에서는 "힘들면 언제든 다시 돌아와"라고 화답해준 임원도 이번 12월이 마침표라고 한다. 이유는 정치 때문이다. 새로운 본부장은 내부 사람이 아닌 타 회사에서 영입된 사람이다. 최측근 사람 몇 명을 함께 데려 왔는데 그중 한 명을 임원으로 부임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임원 자리는 한정되어 있기에 결국 몇십 년을 이 회사에 헌신했던 분이 집을 가게 되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사람들 한테 벌어진 일이고 그것을 가까이서 보면서 현타가 세게 왔다. 세상을 바라보는 해상도가 밝아진 것만 같았다. 그리고 "회사는 나를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력하게 느꼈다.


회사라는 곳은 참 매정하고 쉽게 대체되는 곳이다. 월급이라는 환각제와 정규직이라는 고용의 안정성이 어떻게 보면 따듯한 물속에 있던 개구리가 점점 물의 온도가 뜨거워지는 줄도 모르고 서서히 죽어가게 되는 모습과도 닮아있다.


직장인이란 내 시간을 팔아 남의 일을 해주는 곳이다. 이에 대한 대가는 월급이다. 신분이 직장인인 한, 평생 현역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에 대한 생각 자체를 못하게 한다. 회사는 철저하게 매출과 이익이 중심 된 곳이고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사람을 고용하는 곳이지 나를 책임져 주는 곳이 아니다. 따라서 본인 인생설계는 스스로가 책임지고 준비해야 된다. 간혹 준비가 안된 이유를 보면 현재 삶이 미치도록 휘몰아쳐서 미래에 대한 계획을 못하고 있거나 혹은 지금이 편안해서 안주해 있거나 인데 이 마저도 전부 핑계라고 생각한다. 절실하지 않았기에 은퇴 시기가 다가올 쯤에 후회하는 것이다. 


대기업은 약 45살-50살 이면 은퇴하게 되는데 100세 시대에서 50살은 '은퇴'라고 말하기에 너무 젊다. 아무리 경제적 자유를 이루었을지라도 사람은 일을 함으로써 보람과 삶의 대한 의지를 갖게 된다. 그 누구도 나를 책임져주지 않기 때문에 내가 평생 현역으로 일을 하면서 보람도 느끼고, 일을 통해 존경을 받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진지하게 생각했다. 정신을 차리고 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깨어 있는 자로 살아야 될지 고민하면서 다음과 같이 정리해본다.


1. 직장인의 소득은 한계가 있다.

경제적 자유를 이루어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여건과 여유가 생긴다. 그러나 직장인의 월급으로는 경제적 자유를 이루기가 어렵다. 자산을 불리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여러 방법이 있지만 우선 '돈 공부'부터 제대로 시작해야 한다.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살아가는 한, 내 돈을 잃지 않고 씨드 머니를 불리려면 이론적인 돈 공부가 아닌 나한테 실질적으로 영향을 주는 핵심 위주로 공부해야 된다. 그게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다른 그 어떤 부수입이든 간에 월급으로 안주하면 안 된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소득의 한계를 어떻게 넘어서야 할지에 대해서는 하단 예시를 참고하면 된다.)


2. 기술

도배든 타일공이든 목수든 코딩이든 미용사든 데이터 사이언스든 UX/UI든 영상편집이든 무엇이든 간에 그 분야에 대체될 수 없는 1인자가 되려면 기술이 있어야 한다. 실력과 기술을 갈고닦으면 사람들은 자연스레 모여들게 된다. 나이 들어서도 평생 현역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고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려면 기술을 연마해야 된다. 진정한 '은퇴'라는 개념은 '내가 원할 때 언제든 어디서나 항상 일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는 것'이다. 쉽게 대체될 수 없고 내가 하는 일을 통해서 남들한테 도움을 주며 또한 이 일을 통해서 존경받는 사람이 되는 것.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나는 어떤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가? 회사를 레버레지 삼아 내 실력을 키우고 전문성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모든 타이틀을 다 떼내고 '나'라는 사람으로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는 건 내가 보유한 기술이다. 학력이나 회사 네임밸류 뒤에 숨지 말자. 진정한 민낯이 나의 진정한 가치다. 


3. 도전이란 것은 거창한 게 아니다. 행동했느냐에 차이다.

일단 뭐든지 시작해보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면 유튜브에 검색해 보는 것이다. 모든 정보는 손 끝에 있어서 의지만 있다면 생각날 때 바로 실행만 한다면 그때부터 시작이다. 그리고 그 하루하루의 느낀 점과 과정들을 글로 기록해 놓는다. 기록을 하지 않으면 내가 어떤 과정을 걸어왔는지에 대한 섬세한 감정과 순간의 기억들이 증발해 버린다. 글로 남겨야만 내 히스토리가 되는 것이고 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는 일종의 이정표가 될 수 있다. 블로그든 인스타든 뭐든 간에. 완벽할 수도 없고 처음부터 잘할 수도 없지만 기대치를 낮추고 우선 '시작'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꾸준하게' 한다면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던 모습과는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실행력과 동반되어야 하는 것은 꾸준함이고 무엇이라도 시작하고 꾸준히 한다면 뭐라도 이루게 된다.


4. 생산자의 마인드가 수입 파이프라인을 만들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늘 소비자로 살아왔을 것이다. 주변에 과연 몇 명이나 판매자 혹은 생산자의 삶을 살고 있는가? 월급쟁이가 아닌 본인이 직접 만든 것을 판매하는 사람이 과연 주변에 몇이나 되는가? 

생산자란 어떤 유형의 물건을 판매만 하는 게 아니다. 내가 회사에서 겪은 애로사항들을 통해 어떻게 하면 일을 효율적으로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비법이란 글을 기록한다면 누군가에겐 참고가 되는 글이 될 수 있고, 수많은 여행지를 다녀왔다면 이에 대한 글로 남겼다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 수 있다. 혹은 취미로 시작한 코딩이나 영상편집에 대한 글을 매일같이 남겨놓는 다면 이 또한 왕초보와 초보 사이에 있는 누군가에게는 더 이해하기 쉽게 다가오는 글이 될 수 있다(예: 여행기록, 배움 기록, 돈 모으는 과정 기록, 등). 이렇게 하나 씩 쌓다 보면 내 고유의 콘텐츠가 되어 향후 전자책이든 강의든 무엇이든 간에 수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것을 현재 배운다거나 이미 한 분야에서 어느 정도 경력이 있다면 그 과정과 경험을 밀도 있게 글로 남겨보자. 생각보다 사람들은 '과정'에 대한 관심이 많다. 


어떤 무형의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이 있는 반명 유형도 있다. MZ세대의 취향을 반영해 비건 립밤을 판매한다던지, 과일 식초를 판매한다던지 등 유형의 가치를 판매하는 20-30대 많아졌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지만 어떤 포인트에서 어필하고 어떻게 포지셔닝하는지에 따라 성패가 달라진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공통분모는 '소통'이다. 제품의 퀄리티는 디폴트로 하되 대표와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소통이 유대감을 형성하고 팬덤을 이루는 기초 조건이다.

서울을 거꾸로 하면 ’르오에스‘ 비건립밤. 복분자로 만든 식초 ‘복복’. 르오에스라는 브랜드명 각인과 복복의 앙증맞은 디자인은 또 하나의 차별점이다. 대표가 직접 고객과 소통한다.
Son Plan 브랜드: 화장품 회사 다니던 아들이 엄마를 위해 스킨케어 하나로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 썬플랜도 대표가 직접 고객과 소통한다.


<부의 치트키>에서 소개된 일화인데 우리 할머니 세대는 시장에서 젓갈 파는 게 이미 생산자 마인드가 기본으로 탑재되어 어떤 게 잘 팔리고 안 팔리는지 인사이트와 함께 단골 및 고객관리도 하게 되면서 스스로 창출해 내는 가치가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되는지 그리고 수익으로 이어지는지 최전선에서 값진 경험을 하였다.

오늘날 교육 제도는 회사의 적합한 인재로 성장하도록 커리큘럼을 받고 있지만 시류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작게 무엇을 직접 만들어 판매해보는 것도 생산자의 마인드를 기르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마땅히 생각나는 제품도 재능도 없다고 스스로 한계 짓는 게 아니라 '일단 해보자'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한 번 시작해 보는 그 자체가 앞으로의 일들에 이음새가 되어줄 수 있다.


내 재능을 수익화 할 수 있는 플랫폼



Post Note from "1. 직장인의 소득은 한계가 있다" (예시)

- 부동산: 부동산에 대해 더 deep dive 하기 전에 전략부터 먼저 명확하게 갖고 있어야 한다. '투자' vs. '실거주' 인지 목적부터 정하고 시작해야 된다. 안 그러면 후회할 가능성이 높다. 한정된 씨드머니로 투자냐 실거주냐에 따라 선택 또한 달라진다. 예를 들어 광명시 철산역 쪽에 1000세대가 넘는 아파트 대단지에서 방 2개짜리 21평 매물이 5억 원으로 나왔다고 하자. 7호선 철산역에서 여의도까지는 대중교통 약 30분 강남까지는 약 45분이다. 전세 끼고 갭 투자를 한다면 본인 돈 2억 원으로 충분히 매수 가능하다. 교통편과 대단지인 점을 고려할 때 과연 매수할 것인가?


정답은 없지만 투자 목적으로는 안 좋을 수 있다. 방 2개라는 게 결국 타겟층이 싱글 혹은 신혼부부한테만 적합하지 아이가 있는 가정을 포함이 안되어 구매자의 폭이 좁아진다. 아울러 투자 목적이라면 늘 기회비용을 생각해야 하는데 광명에서 5억 원 집을 갭해서 내 돈 2억 원으로 사는 것과 마포에 있는 방 3개에 28평 집을 9억 원에 갭해서 내 돈 2억 원으로 사는 것은 매우 다른 이야기다. 가치관의 차이겠지만 나이가 젊다면 철저하게 투자 목적으로 접근해서 우선 자산을 불려야만 훗날 더 좋은 입지에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게 된다.


필자가 하고 싶어 하는 말은 부동산 공부를 무턱대고 시작하는 게 아니라 본인이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해야만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거고 그 전략에 따라 정작 나한테 정말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를 빠르게 캐치할 수 있다. 스터디 모임(사람), 책(압축된 정보), 검색(트렌드 및 현황) 경로가 있는데 이정표가 정해져 있지 않으면 시간과 체력만 낭비될 수 있다.


- 주식/펀드: 자본주의 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주식이나 부동산은 늘 우상향 했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살아가는 데 주식을 안 하는 것은 오히려 손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주식도 상승하는 곡선을 그리게 되는데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적금 들듯이 매월 일정한 금액으로 사모으는 게 자산을 불리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모르면 미국 ETF부터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 왜 사람들이 미국 주식을 사모으라고 생각해 본 적 있는가? 모르면 남들이 다 하는 방식으로 하면 중간 정도 간다는 말은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그래도 결국은 타인의 말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근거 있는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유튜브에서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Valuation 등 읽는 방법에 대한 강의가 많으니 참고하면 된다.  


- 정책/세금: 부동산, 주식, 자동차, 연말정산 모든 게 세금과 엮어있다. 뉴스를 매일 보면서 정책이 어떻게 바뀌는지 세금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어야 손해 보는 일이 없게 된다.


-가계부: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내 소득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가계부를 써야 한다. 필자는 아이폰이라 '위플 가계부'를 사용한다.  돈을 벌기 위한 기본적인 태도는 현재 소득과 지출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야만 앞으로 얼마를 더 모으고 싶은지 그렇게 하기 위해 어떻게 굴려야 할지 등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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