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4 엔드게임 이후 마블의 첫 작품인만큼 너무 궁금했던 스파이더맨, 사수이자 정신적 지주였던 토니의 죽음을 피터가 과연 어떻게 극복하고 있을지 가장 궁금했다. 그리고 아이언맨이 사라진 지구는 어떻게 위기를 헤쳐나갈까 역시 관심 대상이었다. 그 모든 것에 대한 의문을 해결 할 수 있는 영화가 바로,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이다. (이 리뷰는 스포일러가 듬뿍 들어있습니다!)
영화는 타노스로 인해 잃어 버렸던 5년의 시간을 '블립'이라고 정의한다. 경험한 사람들도 있고 온전히 5년을 살아간 사람들도 있는, 시간이 뒤섞인 세계. 다행히도 모두 그것들을 자연스레 받아들인다. (그것이 개연성에 문제가 될 수도 있으나, 블립이라는 개념을 언급한 것이 친절하다.) 우주까지 다녀왔던 히어로 스파이더맨 피터는 다시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돌아간다. 그는 친구들과의 여행에 들뜨고, 짝사랑하는 MJ에게 로맨틱한 고백을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한 나이였다. 어벤져스를 통솔하는 닉퓨리의 전화도 단칼에 거절할만큼, 지구를 지키는 일과는 이제 멀어지고 싶어하는 듯보인다. 겉으로는 자신의 일상이 더 중요하다고 하지만, 토니의 빈자리를 채우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커보인다. 누가 토니를 대신 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토니가 나오지 않았는데 토니가 나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만큼 토니를 잃은 것에 많이 안타까워하고 그를 쉽게 보내고 싶지 않은 마블과 피터, 그리고 관객의 마음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고뇌하는 피터에게 나타난 미스테리오. 그는 다른 지구에서 온 조력자로서, 빌런 '엘리멘탈 크리쳐스'를 몰아내는데 앞장선다. 닉 퓨리 역시 그를 전적으로 믿는 듯 보였다. 때는 이 때다 싶었던 피터는, 토니로부터 내려 온 책임감을 미스테리오에게 너무 쉽게 넘겨 버린다. 철이 없는 10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마는 피터 파커, 그가 차세대 어벤져스의 리더가 과연 될 수 있을 지 실망이 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해피가 전하는 '토니는 피터에 대해 단 한번도 후회 한 적이 없다' 라는 말은 관객들로 하여금, 피터를 놓지 못하게 만든다. 거기다 '이디스(EDITH:Even Death, I'm The Hero)' 까지 물려 받았으니 그냥 최강 아닌가요?
거의 반 강제로 여행 중 끌려나오다시피 하는 피터, 그냥 착한 이웃으로만 남고 싶은 그는 최대한 빨리 끝내고 친구들에게 돌아가고 싶을 뿐이다. 피터의 내적갈등은 당연하고, 충분히 설득력있다. (토니가 없으니까)
희한한 기술을 쓰는 빌런인줄 알았던 미스테리오가, 사실은 전부 허점을 노린 가짜였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굉장히 평범한 사람도 앙심을 품으면 이만큼 사고를 칠 수 있다니. 세상은 역시 영웅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끌어 온, 영상을 이용한 전투는 이 영화의 최대 볼거리다. 증강현실을 이용해 가짜도 진짜처럼 만들 수 있고, 진실만 말하는 뉴스도 거짓으로 이용당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가 '사람은 믿을 게 필요하다, 지금 이라면 뭐라도 믿을거다' 라는 건 아이언맨의 빈자리가 크만큼 크고, 불안하다는 건 아닐까 물론 쿠키에서 그걸 악으로 이용했다는 것이 충격적이지만.
히어로들에겐 그를 온전히 믿고 지원해줄 친구(또는 애인)이 필요한 법, 피터와 MJ의 로맨스는 풋풋한 히어로 성장 드라마에 잘 어우러졌다.
감독은 페이즈3의 마무리가 이 영화라고 인터뷰 했다. 처음엔 조금 의아한 느낌이었는데, 아무래도 기존의 어벤져스 멤버들을 추모하고 그들을 보내는 역할을 피터가 대표로 한 것 같다. 앞으로 벌어질 사건들은 이제 그들과는 별개로 펼쳐질 것이란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무도 아이언맨을 대신 할 수 없다. 스파이더맨은 스파이더맨 찌리릿으로, 온전히 자신의 역할만 하면 될 것이다. 성장 드라마의 엔딩은 원래 '나답게' 아니겠는가.
톰 홀랜드 프로모션 사진이라는데, 진짜인가요? 피터와 성심당의 조합이라니, 졸귀
앞으로 단독 영화 1편의 계약만을 남겨두었다는데, 제발, 마블을 떠나지마
존버는 승리한다. 닉퓨리 존버다. 모든 시리즈에 계속 등장하는 그가 최고다. 진짜. 부럽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