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리뷰
이미 브런치스토리를 구독하고 있던 작가님의 출간 소식을 들었다. 전윤선 작가님 본인이 직접 휠체어를 타고 무장애 여행지 여러 곳을 다녀본 뒤 엄선한 39곳을 글로 옮겨 담은 책이다.
아름다운 우리나라 전국 무장애 여행지 39 - 예스24 (yes24.com)
무장애: Barrier Fee 장애물이 없는 환경이라는 뜻
이 책은 총 4부로 나뉘어 있다.
제1부 서울, 경기권
제2부 강원, 충청권
제3부 전라, 경상권
제4부 제주
보행 약자들이 비교적 편하게 여행할 수 있는 전국의 여행지를 지역별로 나누어서 소개한다.
이 책을 펼쳐 보고 가장 먼저 놀랐던 것은 작가님의 사진 실력이었다. 책 양면을 사진으로 꽉 채운 페이지가 가끔씩 나오는데 감탄이 절로 나온다. '나도 여기는 꼭 가봐야겠다.'라고 생각한 여행지가 한 두 곳이 아니었다.
작가님은 각 여행지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곁들여 주신다. 그 지역의 알지 못했던 숨은 이야기를 읽을 때면, 할머니 할아버지가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의 재밌는 포인트 중 하나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여행 정보. 교통 정보와 이동 동선, 지역별 장애인 콜택시 번호 그리고 휠체어를 타고도 출입이 가능한 식당과 장애인 화장실의 정보까지 무장애 여행의 가이드북답게 꼭 필요한 정보를 한눈에 보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
이 여행 정보들은 휠체어를 타지 않더라도 어르신을 모시고 여행을 가거나 유모차가 필요한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무장애 여행지를 떠나 모두에게 우리나라의 명소를 소개해 주는 여행 가이드북일 수도 있다.
위에서 말했듯 멋진 사진을 보고 꼭 가고 싶어진 곳이 한 두 곳이 아니었고, 볼거리와 여행지의 포인트를 잘 짚어 주어 당장 짐을 싸고 여행 가고 싶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
p.35 삶은 때로 알면서도 돌아가야 하는 무장애 여행길 같다.
p.133 지친 일상에서 벗어난 여행은 싱싱한 경험을 돈 주고 사는 소비 행위이다.
p.283 장애인은 참 많은 것을 참고 산다. 여행하고 싶은 마음도 참을 때가 많고, 여행에 나서서도 많은 것을 인내하고 속으로 삭인다. 장애인은 여행길에서 부처가 되고 예수가 되어야 한다.
p.300 제주에서 나고 자랐어도 이렇게 좋은 풍경이 있다는 것은 텔레비전이나 사진 속에서만 봤다.
p.312 휠체어 타고 여행하는 게 힘들 때도 있지만요 행이 주는 행복은 그 무엇과도 비교 불가다.
내가 공감됐거나 혹은 생각하게 만들었던 문장들.
전윤선 작가님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휠체어를 타고 세계 각국을 여행하시는 분이다. '장애계의 한비야'로 불린다고 하는데 작가님은 그냥 전윤선 작가 자체가 하나의 대명사가 아닐까 싶다.
젊고 건강한 나보다도 훨씬 더 많은 곳을 여행하셨고, 대단하다는 생각은 책을 한 장 한 장 볼 때마다 안 할 수가 없다. 이 책 덕분에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휠체어를 타고 케이블 카를 탈 수 있는지, 장애인 화장실은 모든 곳에 있는 것인지, 식당이나 관광지에 조금의 턱이라도 있으면 출입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언덕이 가파르면 휠체어를 탄 분들은 여행이 어렵겠구나. 등 아주 세세한 것들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이런 무장애 여행지가 더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려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우리는 모두 행복할 권리가 있고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그날이 올 때까지 작가님의 행보를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