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특유의 클래식 음악 감상鑑賞 교육과 배경

독일음악의 위상을 강조한 제국일본의 음악 정책과 감상교육 제도

by yoonshun

西島千尋, 『クラシック音樂は,なぜ”鑑賞“されるのか: 近代日本と西洋芸術の受容』, 新曜社, 2010.


歌崎和彦, 『證言-日本洋樂(クラシック)レコ-ド史』, 音樂之友社, 1998.


1937년(쇼와12년) 시작된 중일전쟁은 일본에서 여러 형태의 ’물자 통제‘를 실시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중 하나의 사례로 이 해 8월부터 발매되는 음반에는 20퍼센트의 물품세가 부가되었고, 해를 거듭하며 1944년에는 120퍼센트까지 세율을 올렸다고 한다. 반면 서양 클래식 음악 중심의 ”감상교재용 음반“은 면세 품목으로 지정되었다.


같은 해에는 일본 정부가 발행하는 허가증[鑑札]을 발급받아야 음악활동을 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었고, 특히 미국 재즈를 비롯한 대중음악을 중심으로 하는 활동에 대한 규제가 시작되었다. 그렇지만 이 때에도 클래식 음악 연주에 대해서는 별도의 허가제도가 적용되지 않았고, 오히려 독일인 작곡가의 음악을 더욱 권장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대중음악 중심의 가사 검열 과정에서도 독일가곡을 비롯한 클래식 음악은 ’건전한 예술음악‘이라는 판단에 따라 검열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이 두 권의 책에서는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일본의 클래식 음악 인식에 학교교육 제도와 음반 업계가 어떤 역할을 해 왔는지 비교적 구체적인 내용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일본 근대 서양음악 수용과정에서 생겨난 '감상'교육과 문화를 연구한 니시지마 치히로(1981-)는 도쿄제국대학 독문과 교수였던 기무라 킨지(木村謹治, 1889-1948)의 글을 인용해 당시 일본에서 클래식 음악과 같은 "독일문화를 배우는 것이 일본 정신의 발전과 깊이 연관된다"는 전제가 공유되고 있었음을 제시한다.


니시지마는 무엇보다 단순한 음악 청취와 구분되는 일본어의 ’감상(鑑賞)‘이라는 어휘에 대한 해석의 변천 과정을 추적하며, 이후 일본어에서 ”비평은 객관적, 감상은 주관적“이라는 의미가 정착해 갔다고 지적한다. 한편 러일전쟁(1904-5) 이후 경제호황 흐름과 함께 미국 레코드 수입과 일본 내 축음기 제작이 시작되면서 엘리트 중심의 클래식 음악 수용은 점차 ’국민 전원‘을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운동‘이 되어갔다.


식민지 조선 시기 이후 20세기 한국의 음악교육 제도 성립 과정이나 음반산업의 역사와도 결코 무관할 수 없을 기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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