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출간된 피아노 악보 카탈로그와 피아노 콘체르토 연구서
高橋 淳、『ピアノ・レパートリー事典』、春秋社; 増補改訂版、2006。
小岩信治、『ピアノ協奏曲の誕生: 19世紀ヴィルトゥオーソ音楽史』、春秋社、2012。
20세기 이후 창작보다는 연주에 집중하는 전문 피아니스트들이 늘면서, 그들이 연주하는 곡목들에는 일종의 '패턴'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피아노 연주가 '경연'의 영역으로 진입하면서 (피아노라는 악기에 한정된 현상은 아니지만) 이른바 단골 '과제곡'을 중심으로 형성된 레퍼토리 목록은, 상업적인 음반이나 공연업계의 수요와도 맞물리며 꽤 오랫동안 확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몇십년간 대중음악 분야에서 유행한 오디션 프로그램들을 통해서도, 이른바 '과제곡'에 상응하는 많은 '명곡'들이 반복되는 현상을 접할 수 있었다.
"피아노 레퍼토리 사전"에는 악보로 출판된 거의 모든 (클래식) 피아노 작품들의 정보가 (연탄곡과 협주곡도 포함해)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1940년대에 (야마하의 전신에 해당하는) 일본악기제조주식회사에 입사한 이후 반 세기 넘게 악보 출판에 관한 정보와 편집을 담당해 온 '악보장인'이다. 따라서 이 사전에는 작품 제목 뿐 아니라 실제로 출판된 악보의 출처와 일련번호를 비롯한 세부 정보가 일일이 표기되어 있다. 책의 후반부에는 일본 작곡가들의 창작곡 목록과 함께 유럽/미국의 주요 악보 출판사와 일본의 음악 출판사 정보를 덧붙여 소개하고 있다. 이 목록에서는 2000년대 초 기준으로 서른 곳이 훨씬 넘는 일본의 음악 출판사들을 찾아볼 수 있다.
잠재적 레퍼토리가 아무리 많더라도, 근대의 ‘피아노’ 연주에서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 중 하나는 화려한 콘체르토일 것이다. 그렇지만 평범한 피아노 연주자가 콘체르토 연주 기회를 얻기란 쉽지 않다. 필수 요소인 대규모 오케스트라와 무대, 리허설 과정만으로도 이미 간단하지 않은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현악이나 관악 연주자들은 피아노 반주만으로도 가볍게? 콘체르토 연주를 무대에 올릴 수 있지만, 오디션이나 실기시험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피아니스트가 별도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공개적으로 콘체르토 연주를 하는 사례는 아주 드문 일이다.
"피아노 협주곡의 탄생: 19세기 비르투오조 음악사"는 저자가 베를린 예술대학 박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했던 내용을 일종의 '보급판'으로 각색한 책이다. 모차르트 시대부터 20세기에 이르는 피아노 콘체르토의 역사를 주요 흐름으로 다루며, 작품 창작의 배경 뿐 아니라 각 시대별로 조금씩 변화해 온 '악기'로서의 피아노에 함께 주목한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연주를 통해 전할 수 있는 음악의 울림에 악기 제작 기술의 역할이 포함된다는 당연한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