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용어 바로잡기

화음 표기에 관한 오류 (2)

by yoonshun

앞의 포스팅에 이어서 『파우스트 박사』의 본문을 읽어본다.




"...협화음, 삼화음, 축소 칠화음 등 상투적인 것으로 나타나면?"

(토마스 만, 『파우스트 박사 1』, 김해생 역, 필맥, 2007, p.310)


"...die Konsonanz, Dreiklangharmonik, das Abgenutzte, den verminderten Septimenakkord?"

(Thomas Mann, "Doktor Faustus", Fischer Taschenbuch Verlag, 2013, p.261)




"..축소 7화음도 못 쓰고, 어떤 음계를 통과하는 음도 못 써... 축소 7화음작품 101번 도입부에 제대로 사용되어 풍부하게 표현되고 있어..."

(같은 책, p.382)


"...Unmoglich der verminderte Septimakkord, unmoglich gewisse chromatische Druchgangsnoten. ... Der verminderte Septimakkord ist richtig und voller Ausdruck am Anfang von opus hundertundelf."

(Thomas Mann, "Doktor Faustus", Fischer Taschenbuch Verlag, 2013, p.321)



인용한 부분에서 공통적으로 제시되는 용어는 verminderte Septimakkord이다.


독일어 동사 vermindern은 '줄이다, 감소시키다'라는 의미로

영어의 diminish에 해당한다.

상대 개념은 übermäßig, 영어에서는 augment 라고 한다.


Septimakkord는 7도 음정을 뜻하는 Septime와 화음 akkord의 합성어이다.


006.gif <이미지 출처 http://imion.jp/image/wasei/006.gif>


여기에서 늘어나거나 줄었다고 하는 기준은 기본 화음형인 장(長, Major), 단(短 minor) 화음에 있다.

장, 단화음을 구성하는 음정 간의 관계보다 반음이 늘었거나 줄어든 경우를 가리켜

우리는 일본의 한자 번역을 따라 관행적으로 '증(增)' '감(減)'으로 표기한다.


따라서 verminderte Septimakkord를 '축소 7화음'으로 번역한 것은

사전적 의미에는 충실했지만, 음악 용어의 맥락에서는 잘못된 표현이다.





덧붙여

'어떤 음계를 통과하는 음'이라고 번역된

gewisse chromatische Druchgangsnoten이란

그대로 직역하면 '반음계적 경과음'으로, 특정한 화성의 구성음은 아니지만,

매끄러운 음의 진행을 위해 덧붙이는 음의 일종이다.

비화성음(非和声音, Nonchord tone) 이라고도 한다.



또 하나

번역문에서 '감7화음'의 사례로 '작품 101번'을 언급하고 있는데,

(앞뒤 맥락에 따르면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를 가리킨다)


독일어 원문을 보면 opus hundertundelf, 즉 hundert-und-elf로

베토벤의 소나타 중 마지막 곡에 해당하는 작품번호 111을 가리킨다. ♬♪

작곡 시기는 1822년 경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작품번호 111의 도입부"는 아래와 같다.

Anfang von opus hundertundelf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세 번째 화음에 해당하는 부분이 바로, 감7화음verminderte Septimakkord이다.

Beethoven_opus_111_Mvt1_introduction.png <이미지 출처 https://fr.wikipedia.org/wiki/Fichier:Beethoven_opus_111_Mvt1_introduction.png>



Op.101은 Op.111보다 몇 년 앞선 1816년에 발표된 소나타 28번에 해당한다. ♬♪

숫자 하나의 차이이지만, 본문에서 언급하고 있는 내용과 관계 없는 전혀 다른 작품을 가리키므로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음악용어 바로잡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