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정 표기에 관한 오류 (2)
앞의 포스팅에 이어 이번에 살펴볼 내용 역시 음정의 표기에 관한 부분이다.
바로 본문을 살펴보겠다.
(움베르토 에코 편, 『중세 1 : 476~1000 : 야만인, 그리스도교도, 이슬람교도의 시대』, 시공사, 2015, p.866.)
이 내용 역시 앞선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피타고라스 음정에 관해 다루고 있다. 그러나 부적절한 용어 선택에 오자까지 포함된 이 문장은 매우 처참하다. 이탈리아어 원문을 확인하기 위해 해당 부분의 전자책(https://www.libreriauniversitaria.it/ebook/9788897514565/autore-umberto-eco/il-medioevo-secoli-v-x-musica-25-e-book.htm)을 구입했다.
(Il Medioevo (secoli V-X) - Musica (25). E-book di Umberto Eco)
원문은 한 문장이 다소 긴 관계로, 번역문에 연관된 부분만을 주목해 보기로 하겠다.
이 부분은 다음 구절에 대응한다.
이전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영어권에서는 음정 표기를 서수(fourth, fifth...)를 사용하며, 8도의 경우는 eighth보다 octave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탈리아어에서도 마찬가지다. 여기에서 거론하고 있는 서수들은 각각 음정을 의미한다. (괄호에는 해당하는 수의 비례를 표기했다.)
이어서 나오는 tono는 영어의 tone에 해당하는 용어로 우리말로는 '온음'이라고 한다. 번역문에서 '온음정'이라고 옮긴 것도 나쁘지 않다. (온음을 수의 비례로 나타내면 9:8이 된다. 음정과 수의 비례 관계에 관해서는 이후에 상세히 논의해 보겠다.)
그러나 이어지는 괄호 속 구절에는 문제가 있다.
번역문은 이 내용을 5선과 4선의 차이라고 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이 구절을 영어로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즉, "4도와 5도 사이의 근본적 차이" 정도의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이유에서 '4선과 5선'이라는 표현을 쓰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4선, 5선 등은 기보법과 관련해 쓰는 표현으로 이 문맥에는 전혀 맞지 않다.
또 하나, 원문에서는 음정의 종류를 8도, 4도, 5도의 순서로 나열하고 있는 반면, 번역문은 8도, 5도, 4도의 순서로 바꾸었다. 이어서 나오는 수의 비례가 2:1, 3:2, 4:3, 9:8로 되어 있는 것을 감안하면, 각 음정에 해당하는 순서대로 바꾸어 표기한 것은 적절해 보인다.
(덧붙여 rapporti numerici는 "수의 관계"라고 해야 할 듯하다.)
검토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인용한 책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수정해 볼 수 있다.
이 책에는 이 외에도 음정과 음악이론에 관련된 몇 가지 잘못된 표기들을 수록하고 있다.
이후 차근차근 살펴보기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