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ttard of Chelsea - Regal Blend
물을 붓자마자 확 풍겨오는 달콤한 바닐라 향.
바닐라 맛 아이스크림을 좋아하지 않지만, 바닐라 향을 맡으면 따뜻하고 포근하고 푹신한 곰인형 같은 게 떠올라 나도 모르게 미소 짓게 된다.
하지만 바닐라 가향 차에 여러 번 '당한' 적이 있어 마실 때는 조심스러워졌다.
실수로 폼클렌징을 치약인 줄 알고 짜고 양치질을 했을 때의 그 경악하던 순간처럼.
(그토록 향이 좋은 폼클렌징인데, 여러 번 입을 헹궈도 역겨운 느낌이 가시지 않던 충격적인 기억)
달콤한 향기를 뿜어내던 바닐라 가향차에서 폼클렌징을 입에 넣었을 때 같은 억지스러운 맛이 났던 걸 기억하기에 한 모금 입에 넣기 전에 조금 떨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빅토리아 여왕을 위한 블렌딩이라 그런지 Regal blend 는 바닐라 향을 상당히 잘 소화해냈다. 매끄럽게 목을 넘어가던 차에 전혀 억지스러운 데가 없다. 다행이다.
한 모금 삼킨 이후 다시 폭신한 곰인형을 안은 기분을 회복하고 기분 좋은 티타임을 보낼 수 있었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이 분명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