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의 향기가 배어드는 시간

무이암차(武夷岩茶) 중 수선(水仙).

by 윤소희

무이암차(武夷岩茶) 중 수선(水仙).

이름에서 기대되듯 은은하고 그윽한 향기가 온몸으로 스며든다.

바위틈에서 자라며 바위에서 품고 있는 양분과 기운을 흡수했을 암차. 나이 지긋한 바위가 품고 있던 신비하고 오묘한 맛과 향이 차향에 담긴 듯하다. 그 암운(岩韵)이 어쩐지 내게는 바다 냄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결국 자연은 다 연결되어 그런가.


청차(青茶) 종류인 수선은 부드럽고 마셨을 때 속이 편안하다.

가볍게 세차해 10초 정도 우리고, 다시 우릴 때마다 10초 정도 더했다. 서너 번 우릴 때까지 맛과 향이 거의 그대로 있다. 은은하게 배어든 만큼 흘러나올 때도 천천히 은은하게.


좁은 공간에 꼼짝 안 하고 지낸 지 벌써 석 달이 되어간다.

벌써 그리 되었나. 단조롭고 답답함에도 시간이 후딱 가버린 느낌이어서 조금 놀랐다.


오랜 시간 묵묵하게 서 있던 바위틈에서 바위가 흘려주는 이슬방울을 한 모금 한 모금 받아 마시며 그렇게 바위의 향기가 배어드는 시간. 바로 지금이 내게 그런 시간일 수 있다고 여기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깊고 묵직하면서도 결코 무겁지 않은 수선의 맛과 향기처럼.


수선2.JPG
수선1.JPG


*냉침해 마시니 훨씬 좋다. 산뜻하고 달콤하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