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보다 더 오래 머무는 곳 회사

by 윤슬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은 집보다 더 오래 회사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직장동료를 가족보다 더 오래 봅니다. 직장이 힘들면 사는 것이 지옥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제가 오래 직장생활을 하지만 이 고통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졌다고 할 수 없습니다.


한때 퇴사열풍이 불어서 퇴사하고 여행을 가거나 하는 콘텐츠가 넘쳐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분들은 몇 년이 지난 지금 벌이는 어떻게 하는지 사뭇 궁금합니다. 저는 퇴사하고 수익에 대한 별다른 대안이 없는지라 아마 정년 때까지 열심히 아니 꾸역꾸역 다닐 예정입니다. 저의 대출금과 카드값이 저를 회사로 이끌고 있습니다.


회사를 안 다닐 수는 없고 다닌다면 어떻게 해야 좀 더 즐겁게까지는 모르겠고 덜 괴롭게 다닐 수 있을까요? 저도 참 고민을 많이 한 부분입니다.


첫째, 회사는 학교가 아닙니다.


저는 여자인지라 대학교 졸업 후에 바로 회사를 다녔습니다. 저에게 회사는 학교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마 더 힘들었는지도 모릅니다. 남자들의 경우는 군대를 다녀오기 때문에 회사조직에 더 빠르게 적응하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지만요.


저는 신입시절 크리스마스 카드를 사서 손수 손으로 써서 부서원들에게 돌리곤 했습니다. 맨 마지막에 ‘P.S : 우리 앞으로도 친하게 지내요!’라고 제가 학교 나닐 때 친구들에게 쓰면 문구를 넣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회사 동료하고 친하게 지낼 필요가 있나? 싶지만 그때의 저는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회사는 학교하고 다른 곳입니다. 회사는 결과를 내야 하고 성과를 내야 하는 곳입니다. 그 조직이 존재하는 이유가 있고 그 이유를 위해 움직입니다.


제가 있는 조직은 남초집단이라 제가 신입시절에는 군대 같은 조직문화를 많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사수에게 이런 점 때문에 다툼이 많았습니다.


“회사가 군대는 아니잖아요?”


이렇게 제가 대들곤 했습니다. 그럼 사수는


“회사가 학교는 아니잖아?”


이렇게 저에게 다시 맞받아치곤 했습니다. 지금 생각은 학교와 군대 그 언저리 어디 있는 느낌이긴 합니다.


둘째, 회사 동료와 친할 필요는 없습니다.


회사에 친구를 사귀러 온 것이 아니라 일을 하러 온 곳입니다. 동료들이 친절하고 저의 기분까지 헤아려 주면 참 좋겠지만 사실 그러기는 쉽지 않습니다. 일만 잘 굴러간다면 상사들도 그런 것까지 신경 쓰지 않습니다.


물론 일을 하다 보면 처지가 비슷하다 보니 공감대도 형성되고 같이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동료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동료가 없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회사는 수다를 떨기 위해 오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냥 나쁘지만 않으면 된다.’라는 마인드로 사람을 대한다면 좋아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사실 내 할 일 제대로 하고 기본 예의만 지킨다면 그럴 일을 없기도 합니다.


하지만 부서 간에 이해 충돌인 경우는 어쩔 수 없이 다 부서원들 간 안 좋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같이 승진에 있는 경우 인사고과로 경쟁하면 안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있는 것이 회사입니다. 그럼에도 언제 어떻게 부딪힐 줄 모르는 일이기에 안 좋은 감정은 숨기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싫어하는 사람이 내 상사로 올 수도 있습니다.


셋째, 회사는 나와 가족을 위해 회사를 다닙니다.


종종 회사를 다니는 궁극적인 이유를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우리가 회사를 다니는 이유는 생계를 위해 돈을 벌기 위해서입니다. 회사는 친목단체가 아니고 봉사단체도 아닙니다. 결정적인 순간은 모두 개인의 안위를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이것을 냉정하다 탓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정의롭지 못한 방법을 한다면 분노를 하겠지만요.


회사 구성원 모두 각자의 이익에 따라 움직입니다. 인사 발령과 승진철에 되면 그것이 모두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거기에 너무 매몰될 필요는 없습니다. 나에게 별로인 부장이 집에서는 다정할 아빠일 수도 있습니다. 여기는 회사이고 회사 동료는 나를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 역시 동료의 무리한 부탁은 거절해야 합니다. 상급자에게 보고하여 업무량에 대한 조언을 구해야 합니다. 상급자는 그런 것을 하라고 있는 사람입니다.


신입시절에는 상급자에게 말을 거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상급자는 나의 인사권을 가진 사람입니다. 싫든 좋은 그 사람에게 결정권이 있습니다. 상급자와 너무 멀지도 않고 너무 가깝지도 않게 지내는 요령을 터득해야 회사생활이 편합니다.


업무에 대한 보고는 신속하게 작은 것이라도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상급자는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고 싶어 합니다. 상급자는 그 위에 상급자에게 보고를 해야 합니다. 업무보고만 잘해도 상급자와 특별히 나빠질 일은 없습니다.


상급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업무가 기한이 지났을 때, 급작스런 휴가 통보 등 어떻게 보면 그럴 만한 것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가 알게 된 업무지식은 동료들과 공유한다면 평은 더 좋아질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 회사생활사용설명서 계속됩니다.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