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소리
사각사각
아끼는 만년필 살포시 잡고
윤동주 시선집(詩選集) 필사(筆寫)할 때 나는 소리
어머니가 부엌에서 조심스레 사과 깎는 소리
뽀글뽀글
곱게 갈은 게이샤 원두 위에
95도 뜨거운 물로 30초 뜸 들일 때 나는 소리
어린 딸의 배에 귀를 댈 때 들리는 소리
똑똑똑똑
하얀 창호지문 살짝 열면
할머니 초가 지붕에서 빗방울 떨어질 때 나는 소리
한 보따리 선물 가득 서울 삼촌 문 두드리는 소리
92학번 자칭 MZ 세대 교장이다. 사랑하는 아내와 딸 그리고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학교와 일상의 소중함에 대해 글을 쓰고 있고, 26년 3월에 기획 출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