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제조기업의 외식사업부에 입사한 뒤, 공부를 하여 성과를 내다
3. 식품제조기업의 외식사업부에 입사하다
남은 학업을 마치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미국에서의 경험 덕분에 2년간 대학교 과정을 마무리하는 동안 식품, 식자재 제조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 특히, 소스 제조 기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맥도날드의 경우, 맥도날드와 키스톤 그룹의 합작회사인 맥키 코리아가 맥도날드의 CK(Central Kitchen) 역할을 하며 규격화된 식자재를 제조하여 맥도날드 매장에 공급하고 있었다. 맥도날드와 같이 규모가 큰 기업은 직접 제조 시설을 가지고 식자재를 가공, 조달하였지만, 중소 외식 프랜차이즈의 경우, 소스나 식자재 등을 기존 식품 제조업체에 주문 생산하여 납품받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의 식품 제조업체를 CK로 활용하고 있었다.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다양한 식자재 중 우선 소스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로, 기존 소스를 변형하여 자신만의 소스를 개발하고 이를 자체 CK나 외부 CK를 활용하여 대량 제조한 뒤 이를 전 매장에 공급해서 사용하도록 만들어 균일한 품질의 메뉴를 만들고 있었다.
CJ제일제당이 사업용 소스 사업에 진출하여 활발히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CJ제일제당에 입사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2010년 12월, CJ제일제당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였다. 그리고 소스 사업을 주관하던 기업외식 사업부로 발령이 났다. 기업외식 사업부는 맥도날드, 교촌치킨, 죠스떡볶이, 이바돔 감자탕 등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본사와 거래를 하며 원료나 상품을 기획, 개발하여 공급하는 업무를 주로 하는 곳이었다. 소스 이외에도 CJ제일제당이 제조하고 유통하던 다양한 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었다. 2018년 6월에 퇴사하기까지 7년 6개월을 근무하는 동안 담당했던 주 업무는 영업과 기획이었다. 실무를 하는 동안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과 기업형 외식사업에 있어서 식음료 상품과 이에 필요한 원료를 기획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느꼈다. 외식 프랜차이즈에서 사용하는 원료나 상품의 경우 단순히 좋은 제품이라는 이유로 고객사에서 구매를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 제품을 사용하여 최종 메뉴를 만들고, 이를 최종 고객인 외식 소비자에게 판매를 한다. 최종 메뉴를 소비자에게는 판매할 가격은 높기를, 원료 가격은 가능한 낮기를 바라는 외식기업들이 많았다. 같은 품질의 원료라면 저렴한 가격의 원료를 선호한다. 그래서 원료를 납품할 수 있는 구조를 기획해서 고객사에 제안해야만 납품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단순히 가격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고객이 그 원료를 선택하는 것도 아니었다.
가장 성공한 HMR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편의점 도시락의 경우에도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목표로 삼고 이를 만들 수 있는 원료, 제조 공정 등의 사업구조를 기획하였기에 이뤄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대량 구매를 통해 좋은 원료를 매력적인 단가에 구매하고, 제조 시설에서 한 번에 효율적으로 생산하여, 제조 후 단 몇 시간 내에 전국의 편의점에 유통할 수 있는 구조를 기획하고 실행했던 점이 편의점 도시락 시장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사업기회를 포착하고 고객사에 비즈니스 구조를 제안하고, 이와 더불어 당사의 원료나 상품을 사용하도록 제안하는 일이 업무의 핵심이었다. 그 제안을 고객이 받아들인다면, 매출은 자연스럽게 발생하였다. 그래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최종 소비자의 트렌드를 꾸준히 읽고 고객사, 경쟁사, 그리고 우리 회사의 상황을 꾸준히 분석, 파악하고 있어야 했다. 즉, 공부를 해야 했다. 그런데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단순히 기존에 있던 원료나 상품을 있는 그대로 판매할 수밖에 없다. 가격을 우선시하는 극심한 가격경쟁 구도에 갇히게 될 가능성이 높다. 차별화할 수 없다면,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에 납품하거나, 아니면, 판매를 하지 못하든 말이다.
4.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을 연구하여 성과를 내다
기업외식사업부에 재직하는 동안 매출을 확대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 기존 고객사에 신메뉴를 제안하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업무를 하는 동시에 새로운 고객사를 찾고, 꾸준히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동향을 살펴야 했다. 지속적으로 동향을 살피니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기업)들이 꾸준히 생겨나는 동시에 없어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3년을 경험하고 나니, 성장 가능성이 있는 외식 프랜차이즈 본사를 발굴해야 매출을 늘리고, 성과를 낼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꾸준히 시장조사, 트렌드 조사를 해야 했다. 그리고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의 구조를 분석하고 연구해야 했다. 직접 제조 시설을 가지고 있는지, 외부 CK를 활용하는지, 물류시스템은 어떻게 구축이 되었는지, 본사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등 말이다. 성장할 가능성이 큰 기업에 상품, 원료를 제안하여 납품이 성사된다면 그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내가 납품하는 제품의 매출 역시 같이 성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기에, 큰 성과를 내기 좋다고 판단하였다.
기존에 알려진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보다는 새로 생겨나는 프랜차이즈 기업에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이목을 끄는 프랜차이즈 기업을 발견하였다. 지방에서 시작된 브랜드였고, 그 당시 뜨고 있던 서울 홍대 상권에 갓 매장을 내어 주변에서 인기를 끌고 있었다. 그 프랜차이즈 기업과 거래를 하여 소스 등의 원료를 납품한다면 신규 매출을 얻을 수 있기에 매출 목표 달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되어, 이 기업을 분석하였다. 매장 수가 60여 개였고, 직영점인 1호점을 오픈한 지역을 중심으로 매장이 몰려있었다. 최근에 서울로 진출, 확대하고 있었다. 당연히 서울을 비롯한 새로 생기는 지역에는 물류 시스템이 미비할 것이고, 프랜차이즈 본사, 그리고 가맹점에서는 이를 불편하게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었다. 그래서 물류 시스템 관련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한 아이디어를 제안하였다. 기존 물류 시스템을 보완하는 방법과 상품을 같이 제안하였고, 고객사에서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없던 매출이 생겼다.
이 전략을 비슷한 상황에 처한 여러 프랜차이즈 기업들에 제안하였고, 여러 건의 신규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었다. 그때가 2014년, 입사 5년 차였다. 신규 매출 20억, 전년 比 32억의 매출을 늘리는 성과를 내어 사내에서 인정을 받았고, 상도 여러 번 받았다. 2014년 12월, 홍콩에서 열리는 MAMA라는 세계적인 음악 축제에도 갈 수 있었다. 또, 내 실적이 좋았고, 내가 소속된 팀의 실적 역시 좋았기에 우리 팀은 전사에서 1등을 한다. 그래서 2015년 3월에는 포상으로 팀원 전체가 싱가포르로 해외연수를 가게 되었다. 우리 팀은 1년 반 동안 2번의 해외연수를 갔었다. 그리고 나는 MAMA까지 다녀온 덕분에 2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에 포상으로 3번의 해외연수를 다녀오는 영광스러운 기록까지 세울 수 있었다. 회사생활에서 가장 활동적이고, 진취적이었던 시기였다. 바로 그때가 정점이었다. 그 이후에 어려움이 쓰나미처럼 몰려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