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되면서 나는 어른이 된다.

by 윤작가

비슷한 시기에 또래 친구들과 엄마가 되며 하는 말이 있다.

"아 철들기 싫다"


이쯤 되면 나는 어른이 되는 줄 알았다.

사실은 배가 빵빵 부른 만삭에 출산을 하루 앞둔 날 전까지도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그냥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어영부영 살다 보니 벌써 30대 중후반을 바라보고 있었고

다음 날 출산을 앞둔 순간까지도 엄마가 될 자신이 없었다.

‘과연 나는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내 육체적 나이는 결코 더 이상 어리지 않았지만

나는 아직도 철들지 못하고 있었다.

아, 아마도 철들지 않았다는 표현이 더 맞을 수도.


그리고 새 생명을 출산하고 드디어 나는 제대로 된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과정이다.


나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것.

그걸 몸소 겪고 마음이 한 단계 성장한 건 부모가 된 이후였다.


갓 태어난 아이에게 부모는 그 세상의 전부라고 했던가.


한 아이를 키워내는 과정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부모님을 존경하게 되는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진짜’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좋은 부모가 되고, 좋은 양육자가 되어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한 아이를 독립된 성인을 키워낼 수 있는 힘


아직도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여전히 왁자지껄 소녀 같지만

다들 한 가정의 엄마가 된 지금 이 순간,

내 친구들이 멋지고 대견하다.


그리고 나 스스로도 잘하고 있다고 대견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우리 여전히 철들기 싫지만 엄마로서 이 정도면 칭찬해 줄만하다고.


그렇게 부모가 되면서 나는 어른이 된다.


@윤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