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릴화 그리기
자취방 대청소를 했다. 정리하고 나니 남는 빈 공간이 생겨서 작은 작업 공간으로 만들어봤다. 내가 좋아하는 것만 가득 모아둔 곳이 생겼다.
작은 작업실에서의 첫 작업은 역시 고양이다.
앞 발을 핥고 있는 행복해보이는 고양이. 최근에는 연필보다 색연필로 밑그림을 그리는 게 더 좋다. 묻어나오거나 번지는 것도 덜하고, 혹시라도 밑그림이 위로 올라오면 색연필이 더 멋드러지는 법이다.
처음이자 하나뿐인 원형 캔버스라서 가장 자신있게 멋진 그림을 완성할까 생각했다.
그렇지만 새로운 캔버스라면 새로운 스타일로 그려보는 게 캔버스에 대한 예의 아닐까?
전부터 시도해보고 싶었던 방식으로 그림을 그려봤다. 마구 배경을 칠하고 물을 가득 타서 흘려보기도 했다. 이렇게 그리면 말 그대로 물감을 가지고 노는 것 같다.
선글라스도 그려줬다. 요즘엔 고양이에 선글라스를 씌워주는 게 좋다. 귀엽고 힙한 고양이들.
구겨진 종이에 물감을 묻혀 찍어보기도 하고 예전에 구입하고 사용해본 적 없는 금박지도 붙여봤다. 금박지 컨트롤이 생각보다 많이 어려워서 당황스러웠다. 너무 얇은 게 문제.
허전한 공간에는 글을 써서 채우면 끝.
이렇게 작은 작업실에서의 첫 작품이 완성되었다.
놀이하는 것처럼 그려봤던 것 같다. 재밌어서 이런 식으로 자주 그리게 될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