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오브뷰
학창 시절 학교 앞 문방구에 가면 빼곡히 채워져 있는 수많은 도구 및 제품들을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요즘 유행하는 펜은 어떤 것인지, 다 채우지도 못하는 다이어리를 사러 간다든지, 친구들과 오락을 즐기러 간다든지, 하다 못해 과자를 사러 문방구를 가곤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문방구는 단순 문구류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매장 곳곳을 둘러보며 새로운 영감을 얻거나 나의 취향을 파악하러 가는 공간이자 재밌는 것들로 넘쳐나는 놀이터였다.
세월이 흘러 학교 앞 추억을 선물하는 문방구의 존재는 점점 그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온라인 시장의 확대와 학령인구 감소 등 산업, 사회적 변화 흐름 속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알파문구, 오피스디포, 오피스코 등과 같이 사무용품을 전문으로 온라인과 결합한 대형 오프라인 매장이 들어섰으며, 모든 생활용품을 취급하는 다이소의 등장으로 그 경계는 허물어졌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특정 문구류를 사기 위해 목적성을 가지고 방문하는 구매공간이지 취향을 파악하거나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공간 역할을 수행하는 곳은 아니였다.
사람들은 도구나 제품을 살 때 개인의 취향과 역할을 각자만의 방식으로 정해놓는다. 똑같은 펜을 사더라도 실용적 관점인지, 심미적 관점에 따라 역할이 달라진다. 단순히 글씨를 쓰기 위한 1차원적 역할이 아닌 다양한 각도, 다양한 관점에서 도구를 바라보고, 실용적 역할을 넘어 창작자의 마음을 자극하고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도구를 제공하는 공간은 없을까?
가장 트렌디한 골목 성수동. ‘힙스터’의 성지라고 불리는 이 골목에 위치한 포인트 오브 뷰(Point Of View)는 성수동의 문화 감성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유행을 따르지 않고 취향을 좇는 문방구의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이들은 문방구가 아니라고 말한다. 2014년, 수공업 공장이 즐비하던 성수동이 막 변화할 무렵 카페 ‘자그마치’를 론칭한 김재원 대표는 성수동을 찾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기 시작하며 먹고 마시는 일을 제외하고 즐길만한 콘텐츠가 없다는 걸 느끼고 2018년, 포인트 오브 뷰(Point Of View)를 열었다. 관점을 통해 바라보는 모든 도구를 조명하는 브랜드의 이름처럼 는 새로운 포인트 오브 뷰(Point Of View)는 관점으로 도구를 바라볼 수 있는 문화적 공간이 되길 원했고 이를 반영하 듯, 매장 내부는 구석구석 둘러보며 다양한 모든 제품들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TOOL, SCENE, ARCHIVE 각 테마를 지닌 3개 층으로 구성되어 창작의 단계적 과정을 본떠 만들어진 이곳은 층을 거듭할수록 깊어지고 뚜렷해지는 관점의 변화와 포인트 오브 뷰(Point Of View)가 전하는 아티스틱 마인드를 경험할 수 있다. 일반 문구점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해외 브랜드 제품부터 포인트오브뷰의 상징 ‘세잔의 사과’가 새겨진 자체 제작 상품까지 다양한 문구류로 가득하다. 더불어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스토리텔링 있는 제품 진열과, 공간을 채우는 사운드까지 합쳐져 매장이 아닌 단순 전시회에 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앞서 말한 똑같은 펜이라도 실용적 관점과 심미적 관점에 따라 역할이 달라지듯 포인트 오브 뷰(Point Of View)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펜을 선보여 다양한 각도, 다양한 관점에서 도구를 바라보고, 실용적 역할뿐만 아니라 생각을 환기시켜 줄 수 있는 도구들도 함께 큐레이션 하고 있다.
큐레이션의 기준은 ‘창작의 장면에 함께 어떤 도구가 놓여있는가’에 대한 제안이다. 창작을 위한 가장 원초적 도구를 시작으로 창작 경험과 작업 밀도를 높일 수 있는 효율적 도구와 창작의 또 다른 영역에서 영감의 마찰을 일으키는 산책적 도구 그리고 창작자의 곁에서 작업을 함께 준비하는 의식적 도구까지. 창작하는 활동에 있어 화려한 기법보다는 자신의 관점을 어떻게 표현하고 또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가는지 그 과정에 집중한다.
더현대서울에 두 번째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성수 본점을 리뉴얼하며 포인트 오브 뷰(Point Of View)는 새로운 브랜드 영역을 확장시키고 리뉴얼을 통해 브랜드의 지속가능성을 확인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와 다양한 실험으로 브랜드를 알리는 현시대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아날로그 감성을 찾아 떠나고, 세월의 흐름을 일부러 좇아가듯 포인트 오브 뷰(Point Of View)가 추구하는 가치 흐름에 더 많은 방문객들이 찾게 된 것이다.
힙스터의 성지 성수동은 트렌드를 선도하는 브랜드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는 곧 콘텐츠 중심의 공간들이 힘을 가져야 그 동네가 지속 가능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제는 성수동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된 포인트 오브 뷰(Point Of View)는 지속가능성을 넘어 트렌드를 좇기보다는 다양한 취향을 가진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과 함께 즐겁게 세월을 함께 하는 브랜드를 지향하며 예술적 영감을 얻고 싶을 때 혹은 무료한 일상에 지겨울 때 포인트 오브 뷰(Point Of View)에 들러 새로운 영감을 얻어 가길 바란다.
- 영업시간
매일 12:00 - 20:00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 휴무 / 인스타그램 참고
- 주차불가
글, 사진 | yoonzakka
내용자료 | 포인트 오브 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