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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nzakka Mar 23. 2024

고요한 동네에 향과 함께 머무는 즐거움

그랑핸드 서교점



홍대 거리에서 서쪽으로 조금만 벗어나면 여기가 같은 동네가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고요함이 감싸는 동네는 새장을 설치할 만큼 마당 넓은 저택과 옹기종기 모여 있는 단독주택들, 2층 이상으로 건축한 독특한 양옥집들이 즐비하다. 오피스 빌딩과 강한 개성이 드러나는 복합건물들이 뒤섞여 다양성을 이끌어내는 홍대거리와는 다르게 서교동 일대(사실 우리에게 지명으로 익숙한 ‘홍대 앞’ 혹은 ‘홍대 거리’ 역시 모두 서교동에 속해 있다.)는 1960-70년대 와우산 일대를 배경 삼아 하나의 부촌을 이뤘다.


세월이 흘러 서교동의 주택 건물들은 점차 용도 변경을 통해 상업시설이 들어서게 되었고, 현재 ‘홍대 인근 지역’의 배후에 속해 독자적인 문화와 새로운 소비가 일어나는 지역적 특성을 형성하고 있다. 주거지와 상업시설이 조용히 어우러진 동네의 장점은 느긋하게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공간 경험을 할 수 있으며, 사람들은 좀 더 머물러 동네의 정취를 즐기려고 한다. 이러한 동네의 정취를 감상하며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있다. 마당이 딸린 2층 단독주택으로 마치 누군가의 주택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한 느낌을 주는 그랑핸드 서교점이다.



2024년 1월 13일, 그랑핸드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인 서교점은 그랑핸드와 콤포타블을 처음으로 독립된 한 공간에서 한 번에 선보였다. 그랑핸드는 이 공간에서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감상하고, 쉬었다 갈 수 있는 편안한 장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전한다. 지금까지의 그랑핸드 오프라인스토어 중 가장 규모가 크다. 1층에는 그랑핸드, 2층에는 콤포타블로 구성되어 있어 마당을 품은 주택 공간에서 후각부터 미각까지 다양한 감각으로 향을 경험할 수 있다.



데크로 채운 마당을 지나 계단을 밟으며 주택의 중심 대문에 들어오면 방과 방이 연결되는 로비와 2층 카페로 올라가는 계단, 그랑핸드의 모든 향을 경험할 수 있는 제품들이 곳곳에 배치된 모습을 담는다. 주택으로 들어오는 곳은 이곳뿐이기에 방문객들은 모두 한 번씩 방에 발자취를 남기게 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그랑핸드 서교점은 방문객들에게 좋은 향기가 주는 즐거움과 향을 기억하며 머무는 이미지를 만든다.



방과 방 사이를 가로지르는 따뜻한 온기



그랑핸드 서교점은 방과 방을 가로지르는 구성을 통해 공간을 더욱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데, 자연스럽게 제품을 따라 눈을 움직이다 보면 또 다른 방에 도착하고 다른 제품을 훑으며 감상하게 한다. 그리고 방과 방 사이를 통해 바라보는 풍경은 또 다른 상상력을 기대하게 하며, 일반 건물들에서 볼 수 있는 창문과 벽의 반복과는 다르게 그랑핸드 서교점에서는 마당을 품은 주택공간이 가지고 있는 구성을 적극 활용하여 독창적인 동선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역할에 인테리어도 한몫한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경의선 숲길의 그랑핸드 마포점이 보이지 않는 감각에 질감을 부여해 향을 설명했던 새로운 시도를 했던 것처럼 공간을 조성하지 않을까 했지만, 그랑핸드 서교점은 기존의 그랑핸드의 아이덴티티가 드러난 인테리어에 서교점만의 특별한 무드를 공간 곳곳에 배치에 향을 경험하게끔 공간적 장치를 통해 숨을 고르게 한다.





공간 내부의 각 방들에는 메인공간들이 하나씩 자리한다. 메인공간들은 따뜻한 느낌의 구성과는 다르게 거친 소재로 마감했다. 정반대의 특징을 가진 소재가 각 방마다 놓임에 따라 대비 효과를 만들어내어 무게감을 이룬다.



차가운 물성의 타일과 나무를 벗겨 나온 거친 표면의 껍질의 부산물로 드러나는 표면은 질감과 촉감을 통해 공간에 세련됨을 느낌을 주며, 동시에 하나의 오브제 역할도 수행한다.




변화하는 계절과 동네의 정취를 즐기는 콤포타블



좋은 향기를 온몸으로 기억한 후 이층으로 올라가 돌아서 탁 트인 발코니를 보면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든다. 단독주택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공간이 이곳이 아닐까. 길게 뻗은 통창은 외부와 내부를 구분하지만 경계는 두지 않아 외부를 자연스럽게 내부의 공간처럼 느끼게 한다. 문을 열고 발코니로 나가면 계절의 변화를 정원을 통해 느낄 수 있고, 주변의 주택에 둘러싸여 마치 품에 안긴듯한 따뜻한 정취도 그려낸다.



콤포타블과 그랑핸드의 동선 장치는 비슷하지만 천장의 요소로 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진다. 그랑핸드가 하얀색 천장과 따뜻한 목재마감을 통해 깔끔하고 정돈된 시선을 전달한다면, 콤포타블은 갤러리 도어를 천장에 굽어 올린 것처럼 자연스럽게 시선을 따라가게 만들었다. 그랑핸드에 비해 동선 구역과 공간이 협소한 콤포타블은 천장에 시선을 가게끔 하여 답답함을 줄였다.



바리스타 바가 자리 잡은 방 건너편, 중앙의 큰 테이블을 기준으로 삼면이 모두 좌석으로 둘러싼 좌석공간은 마치 한옥의 사랑방을 연상케 한다. 바깥주인이 거처하면서 외부의 손님들을 접대하고, 마을 사람들과 모이는 생활 장소인 사랑방처럼 콤포타블 역시 바리스타가 상주하며 계단을 통해 올라오는 방문객들을 접대하며, 사람들은 이 공간에 옹기종기 모여 휴식을 즐긴다.



서교점에 내려앉은 향과 즐거운 머무름



향의 일상화를 꿈꾸는 그랑핸드는 향을 가치를 통해 끊임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을 담아 따뜻함과 온기를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조용한 동네에 뚜렷한 존재감으로 사람들에게 향으로 내려앉은 새로운 스토어를 열었다. 그랑핸드 서교점은 도심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 서교동이 간직한 정겹고 여유로운 일상을 맘껏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곳에서 누리는 동네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풍경과 그랑핸드가 전달하는 향을 다양한 감각으로 느끼며 즐기는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 영업시간

매일 11:30 - 22:00

- 인근 공용주차장 사용

                    

글, 사진 | yoonzakka

내용참고 | GRANH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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