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야dog] 반려동물과 살아가는 사람 이야기
아, 저질렀다.
이 말이 제일 적합한, 뜻하지 않은 사건이다.
브런치 작가 신청과 글쓰기 시작이라니. 10월의 첫날을 맞이하여 저지른 일이라고 우겨봐야겠다.
이런 일을 저지른 변명을 해보자면, 나름대로 쓰고 싶은 게 생겼기 때문. 취미로 시작했지만, 나도 모르게 참 애정을 많이 쏟게 된 일이다.
처음엔 부족한 솜씨로 우리 집 강아지를 그리는 게 취미였다. 그러다 지인들의 강아지를 그리기 시작했다. 별 의미는 없었다. 원래 강아지 그리는 것, 그 자체를 좋아한다. 강아지를 그리다 보면, 그 순진무구한(물론, 인간 눈으로 본 강아지 얼굴이니 오해하는 거래도 별 수 없다) 표정이 내 얼굴에도 물드는 것 같달까.
사람 그리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의 얼굴, 그 형태 자체가 내겐 더 어렵기도 하거니와, 뭐랄까. 사람은 너무, 세상살이에 찌들고 복잡하다. 행복해하는 얼굴 안에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고민거리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그 얼굴을 가만 들여다보고 있자면 나까지 복잡한 심경이 된다.
사실 이건 이미 내가 세상살이에 찌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찌든 눈으로 바라보니까, 찌든 걸로, 그렇게 보일 테지. 더 행복한 눈으로 사람을 바라보고 더 아름다운 걸 찾고 싶지만, 지금은 내 그릇이 너무 작다. 그래서일까, 잠깐이라도 내 얼굴에 좀 순진무구한 표정이 묻어나도록. 사랑 많은 강아지를 관찰하는 쪽으로 향하게 된다.
완성된 그림은 반려견 주인들에게 선물하기 시작했다. 반응은 상상 이상으로 좋았다. 솜씨가 좋아서가 아니다. 생각보다 반려견과 나눌 수 있는, 이런 손에 잡히는 추억거리가 많지 않다고 했다. 기껏해야 휴대전화로 찍어 둔 사진 정도라고.
그렇게 차차, 내가 그린 반려견들이 어떤 사연을 가졌는지도 듣게 됐다. 어떻게 그 집에 오게 됐는지, 성격은 어떤지, 어떤 모습을 할 때 제일 귀엽고 예쁜지, 어떤 사고를 쳤는지, 그러고 나면 어떤 행동을 하는지까지. 집집마다 비슷하기도, 제각각이기도 했다. 주인들에게 반려견(혹은 반려묘가) 어떤 의미인지 물었을 때, 그 대답도 그랬다. 비슷할 거라 여겼는데 들어보면 표현은 저마다 달랐다. 그리고, 그런 질문을 받고 생각을 정리하다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여럿.
그런 이야기들을 혼자 품고 있기가 아까웠다. 특히나, 여기 저기서 유기견 유기묘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올 때는 더더욱. 이렇게 사랑을 많이 품고 사는 동물들인데, 의사표현 방법이 우리와 다르다고 그렇게 내버리고, 일방적으로 이별을 선언해버리는 사람이 왜 이리 많은 걸까. 이렇게 반려동물과 진심으로 사랑을 나누면서 얻는 행복을, 그 감사함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싶었다. 그래서 그 사연들을 간단하게나마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가까운 지인부터 시작해서 더 많은 사람들의 사연을 모으는 게 목표. 7월 말 블로그를 열었고, 몇 편의 사연을 써둔 게 있다. 일단 그 사연들부터 먼저 브런치를 통해 소개하고, 계속해서 작업을 해나가려고 한다.
시작하는 다짐의 글은 여기까지. 다음 편은 본편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