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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랑 Yoorang Aug 06. 2020

조용한 부부의 밥상 위

조용한 부부의 밥상 위는 절대 조용하지 않다.


Design by 재정


"미국 남자와 결혼하게 되어 한국을 떠나 낯선 이국 땅에서 새 삶을 꾸린 한국 여자의 이야기"


여기까지만 보면 흔한 국제커플의 이야기겠지...라고 생각하겠죠?

자, 이 문장에 '농Deaf" 단어를 슬쩍 넣으면 어떨까요?


"미국 농남자와 결혼하게 되어 한국을 떠나 낯선 이국 땅에서 새 삶을 꾸린 한국 농여자의 이야기"


이제야 평범한 국제커플의 이야기가 아니겠구나 생각하겠지만, 평범한 부부의 이야기인 건 맞습니다. 그저 수많은 정체성 중에 '농정체성'이 추가되었을 뿐이죠. 좀 더 다른 관점에서 시선에서 바라보는, 생각하는 부부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될 거 같습니다. '농인 Deaf person' 이 단어가 생소한 사람이 꽤 많을 거라 생각됩니다. 혹은 '청각장애인'이 더 친숙할 수도 있겠구요. 이에 대한 건 차차 풀어나가는 걸로 하고, 우선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간략하게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계속 농정체성, 농사회, 농문화, 수어, 미국사회, 미국문화, 미국수어 등 수많은 궁금증을 지니고 있다 보니 생각날 때마다 밥 먹다가 눈을 번쩍 뜨면서 수저 대신 남편에게 궁금증을 던지곤 합니다. 남편은 절대 피하지 않고 주머니를 활짝 열어서 그걸 받아냅니다. 그리고 꽁꽁 숨어 있는 혜안 보따리를 슬며시 꺼냅니다. 보따리 속의 빛줄기를 한 번 맛 본 사람은 다시 한 번 더 맛보고 싶어서 어떤 궁금증이든 언제든 남편에게 계속 물어보게 될 거라 장담합니다. 저 역시 그 중 한 사람이구요. 남편의 혜안 보따리를 저 혼자 꽁꽁 감춰두기엔 아까워서 글로 옮겨야겠다 싶은 차에 남편 동의를 얻고 이렇게 글쓰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두 농인부부의 밥상 위에서 오가는 이야기는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조용한 부부의 밥상이 왜 이토록 시끄러울까도 앞으로 차차 알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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