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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ace in 우주인 Jan 09. 2018

우주를 향한 인류: 액체 로켓

커피.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커피를 즐겨 마시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 커피를 마시는 궁극적인 목적은 일치한다.

피곤함을 달래고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필자는 스타벅스에서 하루에 한 잔 커피를 마시면서 작업을 한다.

하지만 그 날의 컨디션에 따라 마시는 커피가 달라진다.

너무 피곤하다 싶으면 Tall 사이즈 기준으로 150mg의 카페인을 함유한 콜드브루를,

괜찮다 싶으면 평소에 즐겨 마시는 75mg의 카페인을 함유한 라떼를 주문한다[1].

물론 그 차이는 집중력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이처럼 우주산업체들도 고체로켓과 액체로켓 간 선택의 자유가 주어진다.

궁극적인 목적은 우주로 가는 것이지만 두 로켓의 성능과 그에 걸맞는 쓰임은 다르다.

간단함과 운영상의 편의를 자랑하는 고체로켓이 있지만

*  “우주를 향한 인류: 고체로켓” 기사를 참조하기 바란다.


반대로 다방면으로 응용이 가능한 액체로켓이 있다.

오늘은 현대 우주산업을 이끌고 있는 액체로켓을 알아보도록 하자. 


고체로켓의 단점을 보완하다

고체로켓의 치명적인 단점은 추진체(연료+산화제)를 연소하면

어떤 돌발 상황이 일어나도 로켓을 무조건 발사해야 된다는 것이다.

만약 로켓의 한 부분이 오작동하면 미션은 필히 실패하게 되어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고체 로켓의 추진체는 고체 상태의 연료와 산화제가 섞여있다.

이 추진체는 별도의 자극이 없으면 연소하지 않기 때문에

장기간 동안 보관이 가능하지만

한번 타기 시작하면 뭉쳐있기 때문에 폭발을 멈출 수가 없다. 


반대로 액체로켓은 이 문제를 해결해 준다.

액체로켓의 추진체는 액체연료와 액체산화제가

각각 다른 곳에 보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연료탱크(Fuel Tank)와 산화제탱크 (Oxidizer Tank)가 나뉘어져 있고 연료와 산화제는 각각 파이프를 타고 연소실 (Combustion Chamber)로 이동한다


액체로켓의 발사과정에서 액체연료와 액체산화제는 일정한 비율로

파이프를 타고 연소실로 이동한다.

그리고 연소실에서 이들은 화학작용을 바탕으로 폭발을 일으키고

로켓은 우주로 날아간다.

발사를 지연해야되는 경우 로켓의 주입 시스템 (injector system)이

액체연료와 액체산화제가 연소실로 가지 못하도록 통제하면 그만이다. 


액체로켓의 장점

하지만 단지 이 때문에 액체로켓이 우주에 많이 쓰이는 것은 아니다.

운영의 유연함과 더불어 액체 로켓은 뛰어난 비추력(specific impulse)을 자랑한다.

비추력은 로켓의 효율성을 판단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잣대이다.

*비추력: 1kg의 추진체로 생성할 수 있는 1N(뉴턴)의 추력이다.

쉽게 설명하면 1kg의 연료로 얼마만큰의 힘을 얻을 수 있냐이다. 


왜 고체로켓에 비해 액체로켓이 월등한 비추력을 갖고 있을까?

그 이유는 연소되는 온도에서 나온다.

액체로켓은 고체로켓에 비해 3227°C의 고온에서 연소가 이루어지기에

자연스럽게 생성하는 추력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 


그 이유는?

온도와 에너지는 비례한다.

이 말인 즉슨 높은 온도는 많은 에너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에너지는?

에너지는 곧 힘이다. 

이에 기반해 고체로켓의 일반적인 비추력은 250초이다.

그 뜻은 1kg의 연료로 1N의 추력을 250초 동안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액체수소 로켓의 비추력은 최대 450초다[2]


액체 로켓 종류

우주산업에는 크게 3가지의 액체로켓이 있다.


1. 액체 수소 연료 + 액체 산소 산화제 (Liquid Hydrogen & Liquid Oxygen)

*비추력: 381초[3] 

가장 많이 쓰이는 추진체는 액체 수소 연료와 액체 산소 산화제의 조합이다.

*산화제가 없으면 연료는 타기만할 뿐 폭발하지 않는다.


수소와 산소로 이루어진 만큼 구하기 쉽고 가격이 싸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수소는 가장 가벼운 원소이기 때문에 무게 감량에도 큰 공을 세운다.

가벼움 덕분에 액체 로켓 중에서도 450초로 가장 높은 비추력을 자랑한다. 


액체수소 연료탱크


단점이라면 수소와 산소는 기본적으로 기체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이들을 액체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 액체 수소의 경우

-252°C라는 극저온의 환경이 요구된다[4]


이는 기술적인 어려움을 야기하기에

1960년대에 아폴로 미션을 위해 액체 수소 연료를 쓴 미국과 비교해

우주산업의 선두에 있던 소련도 1980년대 중반이 되서야

액체수소 연료에 대한 실험을 감행할 수 있었다. 


또 하나의 단점은 액체수소 연료는 밀도가 낮기 때문에

타 연료에 비해 큰 연료탱크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2. 케로신 연료 + 액체 산소 산화제 (Kerosene & Liquid Oxygen)

*비추력: 289초3 


액체 수소 연료 다음으로 케로신 연료가 많이 사용된다.

액체 수소에 비해 케로신은 밀도가 높기 때문에

보다 작은 연료탱크를 사용하여 로켓의 부피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이와 더불어 극저온이 요구되는 액체수소와 비교해

케로신 연료는 표준 온도에서도 액체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기술적인 부담이 없고 다루기가 더욱 쉽다. 


미국 Saturn V 로켓의 1단은 케로신 연료를 사용했다


무엇보다도 케로신 연료가 만들어내는 추력은

액체 수소 연료와 비교해 월등히 높다.

1 리터의 케로신 연료는 같은 양의 액체 수소 연로보다 4배의 에너지를 생산한다.[5] 


하지만 단점을 꼽자면 연료 자체가 무겁다는 것이다.

1 갤런의 케로신 연료는 11 갤런의 액체 수소연료 보다 무겁다.5

*1 갤런 = 3.79 리터 


이러한 이유로 케로신 연료는 로켓의 1단, 즉 저고도에 쓰이기 적합하다.

우주에서는 무게와 연료의 효율성이 중시되기에

가볍고 비추력이 높은 액체 수소 연료가 로켓의 2단과 3단에 사용되지만

로켓의 1단이 사용되는 저고도의 이륙 과정에서는

무게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기에

추력이 높고 다루기 쉬운 케로신 연료가 선호된다. 


왜 저고도에서는 무게가 중요하지 않을까?

저고도에 쓰이는 1단 로켓의 목적은 로켓에 최대한 많은 추력을 주는 것이다.

1단 로켓은 연료를 모두 소진한 후 로켓으로 부터 분리되기에

무게보다는 얼마만큼의 힘을 전달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된다.


3. 하이드라진 (Hydrazine)

*비추력: 286초3 


액체수소와 케로신 연료는 공통적으로 이원 추진체로

액체 산소 산화제와 별도의 점화장치가 있어야만 연소가 진행된다.

물론 액체 산소도 매우 다루기가 까다롭기 때문에 기술적인 어려움도 존재한다. 


하이드라진은 이 번거로움을 해결해준다.

하이드라진은 사산화질소 (N2O4)와 접촉만 하면 바로 폭발하는

자동 점화성 물질로 별도의 산화제와 점화장치가 필요없는 일원 추진체다.

이 간단함이 하이드라진의 최대 장점이다. 


하이드라진을 다루는 미공군


단점이라면 하이드라진은 부식성, 유독성, 발암성이 강한 물질로

다루는 것 자체가 건강에 해롭고

타 액체연로에 비해 추력과 비추력이 낮다는 것이다. 


액체 로켓의 미래

다루기 까다롭고 기술적인 어려움이 많은 액체 로켓.

하지만 뛰어난 효율성을 자랑하고 껐다 켰다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하기에

지구를 공전하는 인공위성들 뿐만 아니라

심우주를 가는 우주 탐사선들도 액체 추진체를 사용한다.


만약 액체 추진체의 개발이 없었다면 인류는 달에 갈 수 없었을 것이다. 

심우주를 향한 다양한 미션이 계획되고 있는 현재.

액체 로켓은 그 주인공이 될것임이 분명하다. 


우리나라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기반으로

달과 화성 탐사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형발사체(KSLV-2) 개발이 한창 진행중이다. 

그리고 2016년 10월에는 케로신 연료와 액체 산소 산화제를 사용하는

7톤급 액체엔진을 성공적으로 연소하면서 우주를 향한 꿈을 키우고 있다. 



한국의 우주산업 진입은 늦었지만

‘한강의 기적’을 떠올렸을 때

한국인의 빠른 기술 습득력은 분명 그 빛을 발할 것이다.   



[1] https://www.caffeineinformer.com/the-complete-guide-to-starbucks-caffeine

[2] http://www.esa.int/Education/Solid_and_liquid_fuel_rockets4/%28print%29

[3] http://www.braeunig.us/space/propel.htm

[4] https://www.nasa.gov/topics/technology/hydrogen/hydrogen_fuel_of_choice.html

[5] http://blog.retlaw.net/blog/2014/11/3/why-use-kerosene-in-a-roc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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