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pause and play

다른 게 틀린 거라면 끝까지 반항해

락 음악 그리고 조승연(WOODZ)

by 유빈


아이돌 출신 아티스트는 어떠한 방향으로든 이미지 변신을 도모하기 마련이다. 파격적이고 성공적인 변신은 언제나 흥미롭다. 성공적이지 않더라도 눈을 잡아끄는 과도기적 변신 또한 흥미롭다. 유니크(UNIQ), 엑스원(X1) 등을 지나 솔로 가수로 자리매김한 조승연(이하 WOODZ)이 본격적으로 락 음악이라는 옷을 입었다.



1. COLORFUL TRAUMA



1. Dirt on my leather

2. HIJACK

3. 난 너 없이

4. Better and better

5. 안녕이란 말도 함께



WOODZ의 [COLORFUL TRAUMA]는 그의 도전과도 같은 앨범이다. WOODZ를 힙합/알앤비 보컬, 프로듀서, 혹은 춤 잘 추는 아이돌 가수 정도로 알고 있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음악적 도전의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앨범 설명에 기재된 모든 트랙의 장르 정보에는 'rock'이라는 단어가 빠지질 않는다. 팝적인 색채가 강한 트랙부터 날것의 밴드 사운드를 담아낸 트랙까지 다양하지만, 락이라는 한 단어로 이 앨범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중 첫 트랙 <Dirt on my leather>의 사운드는 정통 하드 락의 정수와도 같다. 드럼이 노래 내내 오픈 하이햇으로 연주되어 서스테인을 길게 가져가고, 오버드라이브가 걸려 있는 일렉 기타는 솔로 퍼포먼스까지 포함하여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끈다. 날것의 사운드에 얹어지는 WOODZ의 보컬적 역량 또한 압도적이다. 그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고음역대의 보컬이 위화감 없이 하드 락 장르에 어우러지는 것을 보여주며, '두려움 따윈 뚫고 지나가자. 내 가죽 재킷에 묻은 먼지 털듯이.'라는 곡 설명처럼 거침없는 패기를 보인다.




케이팝 팬들에게서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던 [COLORFUL TRAUMA] 앨범은 현재(2023년 5월)까지도 멜론 평점 5.0을 유지하고 있다. 열성적이고 호의적인 반응과 동시에 다음 앨범에 대한 기대가 쏠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 앨범으로 그의 음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게 된 사람으로서, 다음 앨범 역시 락 장르임을 예고한 상황에 큰 기대를 품을 수밖에 없었다.



2. OO-LI



1. Deep Deep Sleep

2. Journey

3. Drowning

4. Busted

5. Who Knows

6. Ready to Fight

7. 심연



[OO-LI] 앨범은 전작인 [COLORFUL TRAUMA]에서 선포했던 락 음악의 색채에다 내러티브를 덧대었다. 심연의 나를 마주하며 떠나는 여러 가지 감정 섞인 화자의 여행은 앨범 제목처럼 '우리'의 이야기로 대유 될 수도 있다. 이 앨범은 자유로운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은 심정을 노래하는 몽환적이고 느긋한 템포의 <Deep Deep Sleep>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화자는 <Journey>에서 심연의 자신을 마주하며 다시 떠날 여행에 대한 기대를 가지게 되고, 이별의 슬픔(<Drowning>)과 거짓 사랑으로부터 비롯된 비참함(<Busted>), 반항기와 분노(<Who Knows>, <Ready to Fight>)의 감정을 풀어낸다. 끝내 이 이야기는 앨범을 관통하는 단어이기도 한 <심연>이라는 이름의 트랙으로 담담하게 마무리된다.


'우리'의 심연에는 여러 감정이 있고, 그 기저에 위치한 '나'를 만나기 위해서 거쳐야 할 마음의 모양은 다양한 결을 가지고 있다. 그가 펼쳐내는 [OO-LI]의 이야기 중에서 특히 인상 깊게 들은 두 트랙을 소개하고자 한다.


Drowning


'더 깊이 빠져 죽어도 되니까 다시 한번만 돌아와 줄래'

이별을 경험한 화자가 절규하듯 노래하는 슬픔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트랙이다. 감정의 농도가 진하고 깊은 가사에 비해 의외로 곡 구성이 간결하다. 기본에 충실한 밴드 사운드, 특히 락 발라드 장르에 자주 쓰이는 기본 8비트/셰이크 리듬의 힘 있는 드럼이 인상적이다. 전체적으로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깔끔한 구성이나, 브릿지에 나오는 스트링 사운드와 시원하게 지르는 WOODZ의 보컬이 곡을 진부하지 않게 만들어 준다.


Ready to Fight


'너와 다른 게 틀린 거라면 난 끝까지 반항해'

곡 제목처럼 반항기가 가득하다. 비속어를 서슴지 않으며 "누가 날 막는다면 각오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펑크/메탈 사운드를 담아낸 이 트랙은 <Dirt on my leather>과 마찬가지로 일렉 기타의 적절한 사용에 주목하여 들어볼 만하다. 전체적으로 쓰인 리프가 미니멀하지만, 베이스와 WOODZ의 목소리로만 채운 간결한 브릿지 직후에 화려한 연주로 곡이 풍성해지는 구성이 상당히 재미있다. 무심하고 서늘한 비웃음과 뜨거운 반항기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이 곡은 2분 16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WOODZ의 역량을 다 풀어냈다는 느낌을 준다.



패기롭게 꺼낸 패와도 같은 [COLORFUL TRAUMA], 그리고 기세에 맡겨 전작과 동일한 노선에 내러티브를 더해 힘차게 나아간 [OO-LI] 앨범 후에 그가 또 어떤 작품으로 찾아올지 기대가 된다. 락 음악에 대한 높은 이해도에 기반하여 짧고 알차게 구성한 두 앨범을, 케이팝 팬들 뿐만 아니라 락 리스너들에게도 자신 있게 추천해 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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